▲ F&B 브랜드 스토리, 임파서블푸드 <사진=Impossible Foods>

우리가 흔히 비건(Vegan)을 생각한다면 샐러드를 먹거나 혹은 고기, 생선 대신 두부, 콩을 먹는 것 등을 떠올린다.

이전에는 고기에서 느껴지는 감칠맛은 단순히 두부와 콩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다. 비건을 지양하는 사람들도 주로 고기의 맛이 싫다기보다는 건강을 위해서 혹은 생명보호 및 육류 생산 과정에서의 윤리적이지 못한 문제들을 위해 거부하지 “고기가 맛없기 때문에”라는 이유를 가지고 하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식품업체는 이러한 문제점을 겉보기에 들으면 모순되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했는데 '채식과 고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식품을 만들자'라는 것이다. 바로 식물성 고기 브랜드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의 이야기다.

콩고기와 임파서블 푸드 식물성 고기의 차이점

▲ 생산되고 있는 식물성 고기의 모습 <사진=Impossible Foods>

식물성 고기라 말하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콩고기’가 있을 것이다. 콩고기와 식물성 고기는 똑같이 콩이 들어간다는 점에선 똑같으나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콩고기는 콩을 그대로 갈아 글루텐과 섞은 비교적 간단한 과정이지만 식물성 고기에는 ‘헴(heme)’이라는 헤모글로빈의 색소 성분을 활용한다. 이 헴이라는 것은 동물부터 식물까지 모든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성분으로 식물의 헴 분자는 육류에서 발견되는 헴 분자와 동일하다고 알려졌다.

임파서블푸드는 콩 식물의 뿌리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레그 헤모글로빈(leghemoglobin)의 효모를 배양해 이러한 헴 분자를 대량 생산했다. 레그 헤모글로빈은 육류의 ‘미오글로빈’이라는 성분과 유사한 3차원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쇠고기의 독특한 향과 맛을 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임파서블 푸드의 식물성 고기 패티, 외관이 실제 고기 패티와 흡사하다. <사진=Impossible Foods>

물론 단순하게 ‘헴’ 성분 하나로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햄버거 패티 같은 경우에는 코코넛 지방, 간(ground) 밀과 감자 단백질을 혼합했다. 쇠고기의 지방은 코코넛 오일을 통해 재현했다. 이런 방식으로 헴 성분과 다양한 식물성 재료들의 식감을 연구해 실제 육류와 비슷한 질감과 향을 만드는 것이다.

▲ 질감과 향은 물론 '육즙'까지 재현했다. <사진=Impossible Foods>

복잡한 이 과정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식물에서도 육류와 향과 질감을 재현할 수 있는 성분이 있었고, 이러한 유전자를 조작해 ‘식물성 고기’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는 단순한 ‘질감’ 선에서만 끝나버린 콩고기의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푸드테크인 것이다. ‘유전자 조작’이라는 말은 겉보기엔 정말로 안전하지 못해 보이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2018년에 “먹어도 안전하다”라는 만장일치 판결을 내릴 정도로 안정성은 검증된 상태다.

식물성 고기의 인기 이유는?

사실 식물성 고기와 실제 육류 중 어떤 것이 더 건강에 좋을까 하는 점에 대해선 확실한 것도 없고 의견이 분분하다. 결과적으로 식물성 고기도 가공식품이고 포화지방이 함유되어있다.

실제로 ‘식물성’이라는 이름 때문에 식물성 고기는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한다. 듀폰 영양&건강(DuPont Nutrition & Health)의 연구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미국 소비자의 52%가 식물성 식품을 더 많이 먹고 있으며, 건강에 좋다고 생각했다.

2016-2017년의 식품 시장에는 SNS에 영향받은 식음료 트렌드를 접목한 식품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인스타그램이 있는데, 2011년 9월 당시의 사용자가 1,000만 명 정도지만 2016년에는 무려 5억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소위 ‘인플루언서’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트렌드가 전파되기 시작했고 그 중에선 ‘웰니스’와 ‘건강’ 트렌드가 있었다. 부러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멋진 몸매를 선보인다거나, 사진 속에서 보이는 건강해보이는 삶은 많은 사람들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해을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임파서블 푸드의 식물성 고기는 이러한 추세를 완벽하게 공략했다. 예전에 비해 비건의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SNS 사이에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빌 게이츠와 홍콩 최고 갑부 중 하나로 알려진 리카싱 등과 같은 유명 사업가들이 투자하기 시작해 약 2,000억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 식물성 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 <사진=Impossible Foods>

하지만 단순히 추세에 편승했다기엔 임파서블 푸드는 단순한 ‘유행’에서 끝내지 않았는데, SNS 사람들만의 인기가 아닌 일반 사람들도 실생활에 쉽게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으로 ‘패스트푸드 진출’이 있는데, 임파서블 푸드는 2017년 3월부터 캘리포니아에 첫 ‘대규모 생산’ 공장을 세운 뒤 미국 전역의 유명 햄버거 가게에 재료를 조달하기 시작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화이트캐슬과 버거킹의 메뉴로도 등장시켰으며 2018년 말까지 미국 50개 주 약 5,000개의 레스토랑에 식물성 버거 패티를 활용한 버거 메뉴를 등장시켰다.

실제로 건강한 것인가에 대한 여부를 떠나 건강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보이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 고기 패티가 들어간 ‘비건 메뉴’가 등장한 것은 꽤나 혁명적이었다. 또한, 대형 마트에서도 실제 고기 패티를 포장한 듯한 투명한 비닐을 씌워 내용물을 보이게 해놓고 다른 고기 제품들과 비슷하게 진열해놨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 미국 대형 마트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임파서블 푸드 제품 <사진=Impossible Foods>

임파서블푸드는 모닝컨설트가 발간한 ‘2019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 목록’에서 4위를 차지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35%가 임파서블 브랜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했는데, 최근 네슬레, 타이슨푸드와 같은 다양한 식물성 고기 라이벌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굳건히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투자 회사 UBS는 식물 기반 육류 시장이 2018년 46억 달러(한화 약 5조 5,241억 4,000만 원)에서 2030년 850억 달러(한화 약 102조 765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할 정도로 아직 전망이 밝다.

‘채식’을 생각할 때 나올 수 있는 편견은 “맛이 없다”일 것이다. 기존 시장이 고기 대신 채소를 섭취하자였다면 임파서블푸드는 고기 대신 다른 고기를 먹자를 제시했다. 색다른 사고 전환이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모범 답안인 셈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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