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온라인 커머스와 ‘혼술’ ‘홈술’이 유행하면서 전통주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 종류 역시 다양하다. 막걸리나 전통식 소주뿐 아니라 전통 기법을 따르며 재료와 스타일을 달리하는 주류들이 다양하게 출시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렇게 부흥기를 맞은 '한국 술', 즉 '한주'를 소개하는 백웅재 작가의 『우리 술 한주 기행』이 출간되었다. 

▲ 우리술 한주기행 <저자 백웅재, 출판사 창비>

저자 백웅재 작가는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 경기대회 심사위원 등을 역임하였으며, 한주 산업의 세계화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한주 전문가이다. 최근에는 주문진시장에서 ‘얼터렉티브 마켓’(Alteractive Market)을 운영하며 글쓰며 요리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한주(韓酒)'는 저자가 전통주의 대체어로 제안하는 말이다. ‘전통주’라는 단어로는 오롯이 담아내지 못하는, 여전히 진행 중인 우리의 술 문화를 품어내는 표현이라고 말한다. 흔히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녹색 병에 든 소주나 막걸리는 물론, 막걸리나 전통식 소주뿐 아니라 넓게는 프랑스 농부가 충청북도에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레돔시드르)이나, 뉴욕 브루클린에서 미국인이 만드는 소주(토끼 소주)도 한주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단순히 과거에 박제된 전통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전통에 함께하자며 한주의 세계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특히, 수많은 한주 가운데 이 책에서는 고급주라고 할 수 있는 프리미엄 한주를 다룬다. 프리미엄 한주란 우리나라에서 나는 재료를 쓰고, 누룩으로 빚어 장기숙성하고, 인공감미료는 넣지 않은 문화적 가치가 있는 술이다. 저자는 프랑스의 와인이나 스코틀랜드의 위스키를 보며 '우리나라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이 있다면'하고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프리미엄 한주의 매력에 금세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술 한주 기행』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국의 양조장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홍천, 충주, 문경, 남해안, 부산 등 전국 각지의 특색 있는 양조장 스무여곳을 소개하고 있다. 한주 관련 산업에 수년간 종사하며 한주 전문점, 한주 구독 서비스 등 다양한 시도를 해온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양조장과 술에 얽힌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낸다. 

이 책이 여타의 음식 기행, 맛 기행과 대별되는 점은 무엇보다 그 깊이에 있다. 『우리 술 한주 기행』은 그저 지도에 점 찍듯이 전국의 양조장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한주 산업에서 일하려는 사람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당찬 포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한주와 술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양조, 그 기법의 기본적인 배경지식은 물론, 한주 산업에 보태는 제언까지 담아 교양서로도 기능한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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