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주류 업계의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한 주류 시장은 팬데믹 환경에서도 색다른 기회를 엿보며 판매량이 상승한 곳이 있는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정부 규제 혹은 국가 간의 무역 대립과 맞물려 좋지 못한 상황을 맞은 곳도 존재한다.

하드셀처부터 캔칵테일까지, RTD 시장의 호황

▲ 온더록스 RTD 칵테일 <사진=On The Rocks>

하드셀처와 저칼로리 옵션과 같은 새로운 혁신에 힘입어 RTD(Ready-to-drink)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IWSR Drinks Market Analysis에 따르면 RTD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9년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알코올’ 분야로 선정된 것에 이어 2020년에 43%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었다.

RTD 제품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선 2019년부터 2024년까지 35.3%의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을 기록했는데, 빔산토리의 북미지역 RTD 수석마케팅책임자 마거릿 알롤딩(Marguerite Alloding)은 “소비자들이 편리함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RTD 시장의 수요 및 가정 내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성공은 주로 화이트클로(White Claw)가 이끄는 하드셀처 분야의 경이적인 성장 덕분으로, 지난 12개월 동안, 스미노프, 브루독, 호세쿠엘보 등과 같은 대형 주류 업체들이 자사만의 하드셀처 라인을 출시했다.

‘홈술 칵테일’ 열풍으로 떠오른 테킬라 & 메즈칼

▲ 카사미고스 테킬라 <사진=Casamigos>

아가베(agave)를 기반으로 한 테킬라(tequila) & 메즈칼(mezcal)의 경우 작년 호조를 이룬 주류 시장 중 하나이다.

테킬라 무역그룹 ‘the Consejo Regulador del Tequila (이하 CRT)’에 따르면 2020년 테킬라 생산량은 3억 7,400만 리터에 달했고, 그중 2억 8,600만 리터가 120개 이상의 국가에 수출되었다. CRT에 따르면 현재 테킬라의 수출액은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498억 원)에 달한다.

또한, 주류전자상거래 플랫폼 드리즐리(Drizly)에 따르면 ‘홈칵테일’의 유행과 클래식 칵테일의 인기로 인해 ‘테킬라’의 2020년도 판매량은 전년도 대비 22%가 증가했으며,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의 테킬라 브랜드 ‘카사미고스 블랑코(Casamigos Blanco)’와 또 다른 테킬라 브랜드 ‘에스포론 아네호(Espolòn Blanco)’의 경우, 2019년에 비해 2020년 점유율이 57%가 증가했다.

‘로제’ 출시 이후 판매량 증가한 ‘프로세코(Prosecco)’

▲ Bottega Spa의 프로세코 DOC 로제 와인 <사진=Bottega Spa>

프로세코 DOC 컨소시엄은 2020년의 프로세코 와인 판매 성장률이 2019년 대비 2.8%가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약 1,400만 병에 달하는 프로세코 와인 판매가 증가했는데, 이에 대해 컨소시엄 측은 “이번 성장은 로제 프로세코 도입 이후 촉진되었다”라고 말했다. 작년 로제 프로세코 와인은 총 1,680만 병이 생산되었다.

단, 프로세코 DOC 컨소시엄의 회장 스테파노 자네테(Stefano Zanette)는 올해 프로세코 와인의 성장이 단순히 로제 프로세코의 도입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는데, 그는 “프로세코 와인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자 인식 향상으로 인해 프로세코 DOC 인증을 받은 와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관세 영향으로 타격 입은 ‘스카치위스키’

▲ 스카치위스키

스카치위스키협회(SWA)의 최근 수치에 따르면 스카치위스키 수출은 지난 2019년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5억 파운드(한화 약 7,605억 7,000만 원)가 감소했다.

영국 BBC방송이 보도한 대로 최근 SWA의 자료에 따르면 25%의 관세가 도입된 이후 싱글 몰트의 수출은 3분의 1 이상 떨어졌다.

이번 관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Airbus)’와 관련된 EU 보조금에 대한 보복으로 부과한 조치 중 하나였다. 스카치위스키협회는 현재 상황은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며, 증류소들은 “그들과 무관한 항공우주 분쟁에 대한 대가를 계속 지불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스카치위스키협회의 카렌 베츠(Karen Betts) 최고경영자는 “관세가 시행된 이후 미국 수출은 35%가 감소해 5억 파운드 이상의 수출 감소세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못 팔린 와인만 3억 리터"... 남아공 와인 업계의 코로나19 여파

▲ 웨스턴 케이프주 와인 산지 '스텔렌보스'의 빈야드 <사진=Wikimedia Commons>

남아공 와인 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엄청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2월, 남아공금융서비스 네드뱅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환대산업의 폐쇄, 관광산업의 부재, 단기적인 수출금지 여파로 현재 남아공에서는 약 2억 8,000L에서 3억L의 팔리지 않은 와인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질적으로 남아공의 2019년 전체 판매량에 맞먹는 양이다.

자국내 와인 판매가 21% 감소하고,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지만 성장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급과잉의 압박으로 인해 이미 일부 경우 가격을 내리도록 강요하고 있다.

2020 샴페인 업계 요약, "다사다난"

▲ 샴페인

와인전문매체 와인서쳐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봉쇄 조치가 시행되던 지난 4월 말, 샴페인 판매량은 전년 대비 68%가 감소했고, 샴페인위원회(Comité Champagne)의 회장 장 마리 발레르(Jean-Marie Barillère)는 연말까지 샴페인 거래량의 3분의 1(약 1억 병)과 판매량(15억 유로, 한화 약 2조 115억 7,500만 원)을 잃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포도 재배자와 샴페인 생산자 간의 대립으로 인해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프랑스에서의 샴페인 판매는 봄철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 8월에는 2019년에 비해 15.3%가 증가하며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단, 수출시장은 회복세가 둔화되었었다. 가을이 되어선 상황이 변했는데, 프랑스에서의 판매가 급격히 감소한 반면, 수출의 경우 미국, 영국, 호주가 주도하며 증가했다. 영국의 증가세의 경우 브렉시트로 인한 공황매수의 영향이 크다.

10월 말까지, 2020년 샴페인 총 출하량은 1억 3,300만 병으로 2019년에 비해 20.3%가 감소했다. 11월 수치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발레르에 따르면 2차 봉쇄 조치의 영향으로 현저히 줄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생산자연합(SGV)와 샴페인무역협회(CIVC)에 따르면 2020년 샴페인의 총 판매량은 약 2억 2,500만 병에서 2억 3,500만 병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