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업계에서 ‘테루아(Terrior)’에 대한 영향은 오랫동안 논쟁거리였으며, 어떤 이들은 "만약 테루아가 있다고 할지라도, 증류 과정에서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학저널 푸드(Foods)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저자는 ‘위스키에서도 테루아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주류전문매체 더드링크비즈니스에 따르면 ‘테루아가 싱글몰트 위스키 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아일랜드의 워터포드 증류소(Waterford Distillery), 오레곤주립대학, 아일랜드농업식품개발국, 아일랜드농업부 등이 참여했다.

먼저 연구는 2017년과 2018년 서로 다른 환경의 다른 두 곳의 농장에서 재배된 두개의 보리 품종인 ‘올림푸스’와 ‘로리엇’으로 생산한 위스키에서 발견된 차이점을 탐구했다. 한 표본은 아일랜드 킬데어 주 아티(Athy)에서, 다른 표본은 윅스포드 주 번클로디(Bunclody)에서 재배되었다.

각 표본은 실험실 조건에서 마이크로-몰트 과정을 거친 뒤 증류하여 32개의 위스키 증류액 샘플을 생산했다. 그런 다음 감각 전문가 패널뿐만 아니라 GC-MS(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olfactometry) 기술을 사용하여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실험 결과, 42개의 다른 향미 화합물을 분리시킬 수 있었는데, 그중 절반은 보리의 테루아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합물 중 특히 6개가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15개는 향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상대적인 정도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특성에서 킬데어주 아티 지역에서 자란 보리는 석회암 기반 토양에서 pH가 더 높았으며, 칼슘, 마그네슘 등이 증가했으며, 구운 아몬드, 비스킷의 뉘앙스가 강한 위스키가 생산되었다. 윅스포드주 번클로디의 경우, 철분, 구리, 망간 등이 더 높았으며, 신선한 과일 향으로 더 가볍고 플로럴(floral)한 위스키가 생산되었다.

오리건주립대학의 수석 연구자 ‘더스틴 허브(Dustin Herb)’ 박사는 “보리의 유전적, 생리학적, 대사기전이 위스키향에 기여하는지를 알아봄으로써 테루아의 근간을 조사했다”라고 말하며 “표준화된 몰팅 과정 및 증류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테스트 환경과 관련된 뚜렷한 향을 보존하고, 매년 변화를 관찰한 결과 테루아가 위스키 향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워터포드 증류소의 CEO 마크 레이니어(Mark Reynier)는 “보리는 싱글 몰트 위스키를 세계에서 가장 향긋한 술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라고 말하며 “이번 연구는 와인과 코냑처럼, 위스키 역시 보리의 테루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입증한다”라고 설명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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