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번과 비슷하게 다소 IT와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Y20 실적 발표가 있는 기간이기도 해서 IT와는 다소 다른 분야를 거론함을 양해 바랍니다.

2020년 와인 업계 실적

본 칼럼에 들어가기 앞서 2020년 와인 업계 매출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 매출 1,500억 가깝게 성장한 신세계앨앤비의 모습. 금양인터내셔널과 더불어 와인 수입사의 양대 산맥을 굳건히 하고 있는 중.

- 신세계엘앤비: 1,453억원 (전년 대비 +35%)
- 금양인터내셔날: 917억원 (전년 대비 +38%)
- 아영에프비씨: 약 700억원 추정 (전년 대비 +23% 추정)
- 롯데칠성음료(와인 부문): 619억원 (전년 대비 +5.6%)
- 나라셀라: 594억원 (전년 대비 +27%)

위와 같이 역대급 매출과 이익을 달성했습니다. 또한, 2021년 1월부터 3월까지 1사분기의 수입 내역은 동기 대비 50% 이상의 증가 추세에 있어 올해도 지속적으로 와인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전년 대비 약 50% 정도 수입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 와인 시장은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중.

올 한해도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좋은 실적이 예상되므로 각 수입사는 다양한 각도에서의 투자를 할 것을 권고하며, 특히 앞으로 다가올 치열한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IT시스템 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에 투자할 것을 권고합니다.

수입사-도매점-소매점의 경계가 희미

앞선 칼럼에서 최근 수입사와 도매 그리고 소매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주지의 사실처럼, 수입사는 와인을 해외로부터 수입을 담당하고, 도매는 수입사와 소매를 연결하고, 소매를 수입사 혹은 도매와 소비자를 중계하는 역할로 되어 있습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며, 적당한 마진율을 통해 시장이 형성되어 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통 단계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상승되기에 이에 대한 유통 혁신의 한 방법으로 수입사가 자사 수입 부분에 한해 판매하는 것이 허용되다가, 최근에는 아예 타 수입사의 와인까지 가져다가 판매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신세계엘앤비의 ‘와인앤모어’만 2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추가로 7개 지점을 더 낸다고 밝혔으며, 아영에프비씨의 와인나라, 나라셀라의 와인타임, 씨에스알의 레드텅와인하우스, 몬도델비노, 모멘텀와인컴퍼니 등 수입사는 직영 소매점을 계속해서 확장 중에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눈에 띄는 것이 도매를 하고 있는 기업들의 소매 진출입니다. 물론, 법적으로 도매 사업체를 신규로 사업하는 것이 쉽지 않고, 도매 이외에 소매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관계사 설립 등의 방법 등을 통해서 소매 분야에 진출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소매점이 ‘디오니(Diony)’와 ‘스타보틀샵(Star Bottle)’과 같은 곳입니다. 해당 소매점은 법인이 분명 다르지만, 이해관계가 있는 도매와의 협업으로 최근 다양한 지역에서 소매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디오니'의 경우에는 서울 망원, 경기 하남, 부산 센텀 등을 오픈한 바 있으며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고, ‘스타보틀샵'의 경우에도 서울 합정에 이어 경기 동탄 등에 확장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다양한 식자재마트에 다양한 와인들이 공급되어 있오, '집 근처 와인샵' 이라고 하는 개념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 디오니와 더불어 와인 소매 시장에 새롭게 확장하고 있는 스타보틀샵. 접근성 좋은 곳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와인 대중화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소매의 경우에도 전통적 가자주류, 세계주류와 같은 체인점 뿐만 아니라 네비올로/와인브라더스/바틀샵 등 최근에 형성되고 있는 소매점들간의 네트워크 등이 눈에 띕니다. 이들은 ‘바잉 파워(Buying Power)’ 확대를 통해 가격 교섭력을 가지고 가고 있으며, 최근 일부 소매점들은 아예 수입까지 직접 하려고 하는 움직임까지 있습니다.

특히, 소매점 중에서 와인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는 ‘퍼플독(Purple Dog)’의 경우에는 작년부터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남아공 와인을 시작으로 와인 수입을 직접해서 구독 서비스에 필요한 와인 수급을 직접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즉, 와인 수입사라고 해서 와인 수입만 하는 것이 아닌 소매점을 직영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직접 만들어가고, 도매라고 해서 수입사와 소매를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소매점을 관계사 형태로 통해서 소비자 접점을 만들어가고, 소매점 역시 단순하게 소매점 운영만이 아닌 체인화 내지는 직수입을 통한 시장 확대를 하고 있는 등 그 역할에 대한 경계가 상당히 희미해지고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일부 소매점에서는 수입사의 소매점 진출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도매에서 직간접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소매 시장에 대해서도 법적 이슈를 포함한 여러 위험 요소가 있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일부 소매점은 아예 병행/위탁수입을 포함한 수입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 곳까지 나오고 있어, 이러한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앞으로의 대응 방안은 적극적으로 소비자만을 바라 보는 것

앞선 설명에서 Y20 와인 시장은 최고의 성적을 거둔 바 있으며, Y21 역시 현재 1사분기까지 Y20을 뛰어 넘는 와인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바, 모든 분야에 있어서 양적확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양적확대는 수입사의 증가, 수입 물량과 SKU의 증가, 신규 와인샵의 증가 그리고 코로나 사태 이후의 온(ON) 시장의 증가 등 모든 부분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궁극적으로 양적 확대의 상황에서 누가 먼저 소비자를 잡을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와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소비자'를 바라 보고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물론, 소비자를 바라 보고 간다고 해서 무조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나갈 수 있도록 ‘인플루언서(Influencer)’ 등의 역할이 중요해지기에 기존 와인 관련 유투버들의 역할도 종전보다 훨씬 더 중요해지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비비노/와인서처/와알못 등과 같은 관련 서비스의 확대, 와인어스/ITZU 등 스마트오더 시스템의 활성화, 퍼플독/수드비 등의 다양한 형태의 구독 서비스 등 모든 것이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수입사는 지속적인 와인 신규 브랜드 발굴과 소매 접점에서의 소비자 데이터 확보, 도매에서는 유통 혁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 방식에 대한 고민과 경영 혁신의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고, 소매에서는 소비자 접점에 최전선에 있기에 소비자에 대한 선호를 어떻게 시스템화 하고 이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분석하고 적용하는 업무들을 해야 할 것입니다.

▲ 양 재 혁 대표

필자는 '와인IT' 분야로 (주)비닛을 창업하여 현재 '와알못(waalmot.com)' 서비스를 운영 중인 스타트업 대표다. 한메소프트,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등 IT 분야에서 비정형 데이터 관리와 일본 전문가로 활동했다. WSET Level 2를 수료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양재혁 iihi@vin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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