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가호호 봄, 2021 acrylic on wood, 122x160cm <사진=김병수>

지유라 작가의 11번째 개인전 ‘가가호호 하하호호 展’이 오는 4월 29일까지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지유라 작가는 2012년부터 집에 대한 주제로 나무에 집을 그리고 있다. “그녀의 집을 가만 살펴보면, 힘든 시절의 집보다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강렬하게 떠올리는 소중한 자유로움과 동화 속의 평화로운 집이 사진처럼 등장한다.

▲ 지유라 작가의 11번째 개인전 ‘가가호호 하하호호 展’ 전시장 풍경. <사진=김병수>

이번 전시는 ‘집은 사는 사람에 따라 변한다’는 주제이다. 그녀는 집의 외관을 그리지만 가는 집 앞의 풍경을 이룬 사물들을 통해 그 안에 사람사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가가호호 하하호호展 작가의 말

얼마 전 윗집에 새로 이사를 왔다. 그전에는 조용하던 윗집에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층간 소음은 적잖은 스트레스가 되었다. 올라가서 조용히 하기를 부탁할까 화를 내야 하나 며칠 고민을 하다 가만히 소음에 귀 기울였다. 하하호호 깔깔 웃음소리였다.

뭐가 그리 즐거울까?

문득 우리 집에선 어떤 소리가 날까 궁금해졌다

집을 그리기 위해 집 여행을 다니다 보면 집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노부부의 느릿한 대화 소리, 탁탁 빨래를 털어 너는 소리, 달강달강 요리하는 소리, 누군가와 반갑게 나누는 전화통화 소리. 집에서 나는 소리는 그 집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집은 사는 사람에 따라 소리도 바뀌고 분위기도 바뀐다.

윗 집주인이 바뀐 지 5개월이 넘어간다. 여전히 하하호호 깔깔이다.

가끔 그 소리에 나도 어이없이 웃는다. 웃음소리를 뭐라 하겠는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 모든 집에서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들리길 바란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병수 기자 photo@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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