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성의 400일간 세계와인기행] 8천년 양조역사, 와인의 고향 '조지아'

승인2021.05.11 11:02:40
▲ 출토된 크베브리

조지아는 러시아 연방 시절엔 러시아식 이름인 ‘그루지아’로 불렸으나 연방해체 이후 1991년 독립을 하면서 옛 이름 조지아로 명칭을 변경했다.

▲ 두 개의 강이 만나는 지점, 완전히 다른 두 강물 뒤로 보이는 시내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Georgia 라는 나라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으나, 그중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이 구르간 Gurgan 이다. Gurgan은 '늑대'라는 뜻의 페르시아어로, 슬라브어와 유러피언어를 거치며 오늘날 조지아 Georgia가 되었다는 설이다. 산세가 험해서 늑대가 많이 살았던 듯하다.

▲ 삼위일체 성당

일찍이 4세기경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여 조지아 정교를 믿고 있으며, 도시 곳곳에 세워진 많은 성당들은 이들의 독실한 신앙심을 보여준다. 조지아는 동부 유럽과 서부 아시아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코카서스 지역의 일부로, 북으로는 러시아, 남으로는 터키와 아르마니아, 동남쪽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이 있다.

▲ 이민족의 침략이 잦았던 도시라, 성채와 요새가 많다. 나리칼라 요새에서 내려다본 트빌리시의 모습

조지아는 2003년 소위 장미 혁명 Rose Revolution이라는 무혈 혁명을 통해 친서방 정책으로 선회함으로써 동맹국이었던 러시아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국경 분쟁, 경제적 탄압 등을 받아왔다.

특히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조지아 와인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조지아는 최대의 와인시장을 잃고 큰 고통을 당했으나, 오히려 시장 다변화 노력과 품질개선에 집중함으로써 자생력을 갖추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조지아 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역사 인물은 바로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의 완성자, 스탈린이다.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 난 꼴이었지만, 오히려 그는 고향인 조지아를 많이 탄압함으로써 고향 사람들로부터 큰 원성을 샀다.

▲ 1878년 문을 연 샤토 무크라니의 내부에 와인 박물관이 있다. 조지아 와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조지아가 세계의 와인역사에서 무시못할 지위를 누리는 것은 인류 와인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기 때문이다. 조지아의 와인양조 역사는 무려 8천 년이나 되는데, 고대 신석기 시대 유적에서 출토된 항아리에 포도와 포도 수확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항아리내 착색된 성분에서 와인을 양조했음이 고고학적으로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 와인을 담았던 가죽 부대

참으로 신기한 것은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정착지 아라라트산이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사실이다. 성경에 보면 대홍수가 끝나고 방주에서 나온 노아는 포도나무를 심고 하느님께 기도를 올렸다고 나오며, 와인에 취해 옷을 벗기도 하는 장면이 나오는 바, 조지아를 포함한 이 지역들이 바로 양조용 포도(비티스 비니페라 종)의 고향이라는 점이다.

▲ 조지아 와인엔 스피릿 와이너리 방문

코카서스 산맥 남쪽 기슭의 쿠라 강 계곡 해발 고도 500m에 수도인 트빌리시 Tbilisi 가 있다. 옛날 이곳의 왕이 도읍지를 찾다가 따뜻한 온천이 나오는 이곳을 낙점했는데, Tbilisi 트빌리시란 이름은 ‘뜨거운 물’ 이라는 뜻의 온천이 솟아나는 데서 유래되었다. 옛날 이름은 티플리스이다.

▲ 굽는 방법을 설명하는 기술자, 거대한 크베브리는 화덕에서 구워 강도를 높인다.

기원전 3000년 이전부터 취락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4세기에는 동(東)그루지야의 유명한 취락이 되었고 11세기에는 그루지야 왕국의 수도가 되었다.

▲ 완성된 크베브리 야적장

시의 남동부에 있는 옛 시가지에는 메테흐 성, 시온 사원 등의 중세 건축물이 남아 있다. 조지아는 아직도 8천 년 전 와인을 양조하던 방식 그대로 지금도 2톤짜리 거대한 토기 항아리인 크베브리 Qvevri 에 포도를 으깨 넣고 땅에 묻어 6개월을 숙성한 다음 꺼내 마신다.

▲ 조지아의 유명 와인산지 카케티의 슈만 와이너리 방문, 크베브리가 있는 양조실

다소 과다한 산소 접촉으로 약간 산화된 맛이 있지만 독특한 향과 깊은 맛은 나름 경쟁력이 있다고 느껴진다.

▲ 크베브리에서 만든 와인 시음

조지아 사람들은 예부터 와인을 즐기고 많이 마시며, 장수국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토착 품종인 사페라비 Saperavi는 특히 약효 성분이 있다고 한다.

▲ 조지아 와인 관계자들과의 디너

화이트 와인으로는 개성이 강하고 매우 상쾌한 풍미의 르카치텔리, 꽃향이 좋은 키시 등을 포함 조지아의 토착 품종이 무려 525종이나 있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인력개발원,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 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욱성 kimw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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