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치 동화의 세계에 온 듯한 도멘 바하우의 바로크식 샤토

300년 역사를 가진 도멘은 끝없이 미로처럼 연결된 지하 셀러와 고풍스런 바로크 스타일의 샤토 건물을 자랑하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바 있다.

도멘 바하우는 2020년 세계 최고의 와이너리 3위로 선정되었는데, 샤토 마고(22위)와 샤토 디켐(31위)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유럽지역 와이너리 중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 와이너리의 리셉션 공간의 천장화

매년 새롭게 선정되는 World Best Vineyards (세계 50대 와이너리)는 500명의 국제 와인 소믈리에, 와인 비평가, 여행 및 관광 전문가들의 추천을 통해 정해지는데, 와인의 품질 뿐만 아니라, 방문 편의성, 서비스, 와이너리의 전반적인 기능을 평가해서 확정되며, 도멘 바하우는 2019년 19위에서 무려 16계단을 뛰어올라 2020년 3위가 되었다.

▲ 포도밭이 시작되는 곳에는 거의 장미꽃이 심겨져있다. 보기 좋아라고 심는 것이 아니라, 포도나무에 질병이 생겼을 때 병에 가장 약한 장미가 먼저 시들기 때문에 조기 경보기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이다.

필자 또한 World Best Vineyards 평가위원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한 심사 위원으로 매년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에 선정된 세계 50대 와이너리 중 25곳을 방문한 바 있다. (돈 받는 것은 없지만 그 심사위원 자체가 영광이자 즐거움이다)

▲ 방문시 시음했던 리슬링, 그뤼너 벨트리너 등 와인들 국내에도 와인 머천트라는 수입사에서 와인을 수입중이다.

원래 뒤른슈타인 Dürnstein 수도원에서 관리해온 도멘 바하우는 오늘날 바하우 Wachau 지역 전체 와인 생산의 34%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양을 생산하는데, 토양 특성과 전통 와인양조 기법을 잘 적용해서 최고수준의 리슬링과 그뤼너 벨트리너를 만들어낸다.

▲ 지난 15년간 Managing Director로 일해온 MW 출신의 로만 호바스와 양조책임자 Heinz Frischengruber 의 팀웍으로 운영되는 유서깊은 와이너리는 꼭 한번 방문해 볼 만하다. 왼쪽 큰 몸집의 친구가 하인츠 양조책임자이다.

도멘 바하우는 방문객에게도 매우 호의적인데, 연중 언제든 방문이 가능하며 와이너리 투어 직전 직영 와인샵에서의 그리팅과 설명을 시작으로, 바로크식 지하 셀러와 와인 저장고를 둘러보는 기본옵션 와이너리 투어는 약 90분이 소요되며, 바하우 생산 와인 시음회로 마무리된다.

▲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지하셀러를 탐방하는 동료들

특히 리슬링과 그뤼너 벨트리너 와인을 좋아한다면 최고의 시음경험이 될 것이다. 뒤른슈타인의 수도원장이었던 히에로니무스 위벨바허 Hieronymus Übelbacher를 위해 축조된 바로크식 휴양 궁전인 노란색상의 켈러슐레스셀 Kellerschlössel 은 잊지못할 방문의 추억이 될 것이다.

▲ 도기로 만든 와인 용기

와이너리는 오스트리아 북부 도나우강 유역의 바하우(Wachau) 계곡 지역의 가파른 경사지에 위치해 있어 테라스식(계단식) 슬로프에서 포도를 재배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평지보다 몇배나 비싼 편이다. 포도밭의 고도가 높으며 북쪽에서 부는 차가운 밤공기 덕분에 낮과 밤의 기온 변화가 큰편으로, 포도의 산도 유지에 도움을 준다.

▲ 멋진 풍광에 즐거워하는 동료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지질 구조를 가진 곳으로, 화강암과 퇴적층으로 토양이 구성되어 석영, 장석, 운모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다.

오스트리아는 극단적인 대륙성 기후대에 있으며 평균적으로 수확량이 많지 않아 독일 와인보다는 도수가 높은 편이다. 생산되는 와인의 65% 이상이 화이트 와인이고, 대표 품종이 그뤼너 벨트리너로, 전체 포도밭의 30%에 식재되어있다.

▲ 산아래 광대하게 펼쳐진 포도밭

리슬링과 더불어 웰치리슬링 Welschrisling 또한 중요 화이트 품종이고, 강렬한 과즙의 트징을 가진 츠바이겔트 Zwigelt, 강한 표현력과 프레쉬한 산도가 일품인 블라우프렌키쉬 Blaufranksch, 벨빗처럼 입안을 감싸듯 부드러운 장크트 라우렌트 Sankt Laurent 등이 대표적이다.

▲ 바하우 지역의 가파른 계단식 포도밭은 다양한 미세기후를 가진다.

특히 바하우 지역의 와인은 판노니아 대평원의 뜨거운 여름 열기가 오스트리아 서쪽까지 확정해 오면서 다뉴브 계곡과 바하우 동부까지 데워준 결과 알코올 도수가 15도 이상이고 소출은 아주 줄어들므로 높아지는 도수를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바하우 지역의 가파른 계단식 포도밭은 다양한 미세기후를 가지며 다뉴브강이 열기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해주므로 매우 활기찬 와인이 나온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인력개발원,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 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욱성 kimw2@naver.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