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우유 대체식품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는 지난해 우유 대체식품 시장은 전년 대비 11% 성장한 26억 달러(2조 9천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고 전하며, 올해는 17% 이상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KATI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채식주의자 수가 증가하고 유당불내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유제품을 피하는 소비자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우유 대신 마실 수 있는 식물성 음료의 수요가 증가했다. 또한 최근에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식물성 음료를 찾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 다논의 식물성 음료 전문브랜드 알프로(Alpro) <사진=Danone>

유럽 우유 대체식품 시장은 프랑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식음료 기업 다논(Danone)이 주도하고 있다. 다논의 식물성 음료 전문브랜드 알프로(Alpro)가 시장의 25%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오틀리(Oatly)가 9%, 비요르그(Bjorg)가 5%의 점유율로 그 뒤를 잇는다. 테스코(Tesco), 모리슨(Morrisons), 까르푸(Carrefour), 모노프리(Monoprix) 등의 대형유통업체도 식물성 음료 PB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시장의 19% 가량을 여러 PB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우유 대체 음료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는 두유이다. 2010년 기준 시장의 78%는 두유가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 귀리, 쌀, 코코넛, 아몬드, 캐슈넛 등의 곡물과 견과류를 이용한 식물성 음료 제품들이 활발히 개발되면서 지난해 두유의 점유율은 44%로 하락했다.

▲ 귀리우유 오틀리 <사진=Oatly>

최근에는 특히 귀리를 이용한 음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스웨덴 국적의 귀리 음료 전문 기업 오틀리(Oatly)는 2018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고, 유럽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 결과 1994년 창업 당시 소규모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오틀리는 현재 세계 1위 귀리 음료 브랜드이자 유럽 2위의 식물성 음료 브랜드가 되었고, 지난달에는 미국 주식시장(나스닥)에 상장하며 회사 가치를 전년 대비 6배로 불렸다.

▲ 네슬레의 최근 완두콩을 이용한 음료 '운다(Wunda)' <사진=Nestlé>

그런가 하면 유럽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Nestlé)는 최근 완두콩을 이용한 음료 운다(Wunda) 제품군을 출시하며 우유 대체식품 시장에 합류했다. 네슬레 관계자는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Le Figaro)와의 인터뷰에서 “전체 소비자 중 40%가 동물성 단백질 대신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수요에 응답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다”라고 밝혔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시도와 혁신적인 제품 개발도 지속되고 있다. 예로, 벨기에 국적의 유기농 및 비건 식품 전문브랜드 리마(Lima)는 식물성 음료에 바닐라, 초코 등의 향을 추가하거나 두 개 이상의 곡물 또는 견과류를 혼합해 만드는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 벨기에 국적의 유기농 및 비건 식품 전문브랜드 리마 <사진=Lima>

우유 대체식품은 최신 유럽 식품 트렌드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주요 소비자인 젊은 세대를 겨냥해 육식지양, 친환경·윤리적 소비, 건강 중시 등의 주요 트렌드를 모두 반영한다. 제품 대부분이 비건, 글루텐프리, 슈가프리, 유기농 인증 등의 라벨을 부착하고, '칼슘 풍부', '식이섬유 풍부'와 같은 건강기능 강조 표기를 한다. 이에 더해 재활용 가능한 포장 용기를 사용하며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최근에는 탄소 중립성 및 탄소 발자국을 표기하는 제품들도 늘고 있다. 감각적인 패키징과 우유와의 차이점을 강조하는 도발적인 홍보 문구도 이 분야의 단골 소재이다. 우유가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을 준다는 이유로 법정 분쟁까지 일으켰던 오틀리 사의 슬로건 “우유랑 유사하지만, ‘사람을 위한 제품(IT'S LIKE MILK BUT MADE FOR HUMANS)’이 대표적인 예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 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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