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와인이 그렇게 많고 많이 유통되고 있다 해도,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와인을 찾아 경험 해 보는 것은 여전히 흥미로운 일이다. 

오늘 시음해 보는 와인은 '파이크 와이너리(Pikes Wines)'의 와인이다. 1984년 설립 된 호주의 파이크 와이너리는 오랜 세월동안 지질학과 지리학, 지역 문화와 경험들을 토대로 와인을 제조하며 그 스타일이 완성되어 왔다. 

▲ 파이크 와이너리(Pikes Wines) 포도원 <사진=Pikes WInes 홈페이지>

무엇보다 이들의 토양은 고대 폴란드 힐 강 아래 놓여있던 카들룽가 슬레이트 층으로 회색 실트스톤이 깔린 산성토양이다. 이 토양을 통해 파이크 와인들은 특별한 맛과 향으로 사랑 받고 있다. 

또한, 짚덮개(Straw Mulch) 방식을 사용하여 수분증발을 줄이며, 뿌리를 보호하여 포도나무의 건강을 관리하고, 제초제 사용을 줄이고, 토양의 온도를 낮춰 최종적으로 와인의 품질을 높혀왔다. 해발 450m의 클레어 밸리는 남호주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포도 재배지역으로 이를 통한 대륙성 기후 효과로 이 지역의 포도는 자연적인 산도를 품고 있다.

오늘 시음하는 와인은 파이크 와이너리의 '파이크 트레디셔널 리슬링 2020'과 '파이크 이스트사이드 쉬라즈 2018' 2종이며, 시음 순서는 리슬링-쉬라즈- 순으로 진행했다. 참고로 이 와인들은 가자주류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음와인1. 파이크 트레디셔널 리슬링 2020(Pikes Traditionale Riesling 2020)

김하늘 소믈리에 

진한 갈색 보틀에 강렬한 파이크피쉬 라벨이 인상적이다. 투명 보틀의 와인들 보다 진하고 특색있늘 거란 예상을 했다.

탁한 노란색과 초록빛을 띠며 극소량의 기포가 보인다. 청포도, 청사과, 레몬향이 나며 적당한 산미와 뒤에 내추럴와인에서 종종 느껴지는 독특한 산미가 따라온다. 후미에서는 살짝 오크숙성의 부케가 느껴진다. 라벨 속의 파이크피쉬가 입안에서 파닥파닥 펄떡이는 것 같다. 

나는 보통 독일 리슬링은 돼지고기와 많이 페어링하는데, 이 와인은 식초나 산미가 있는 재료를 살짝 넣은 해산물과 잘 어울릴 것 같다.

도윤 기자

호주 클레어 밸리 지역의 리슬링은 오랜만이다. 레몬, 라임, 청사과, 하얀 복숭아 과실 향기 그리고 미네랄리티가 코 끝을 간지럽힌다. 한 모금 마셔보니 바디감은 라이트 - 미디움 바디 사이쯤.

드라이한 맛을 바탕으로 쨍한 산미가 확 치고 나와서 살짝 놀라긴 했지만 이후 혀 끝에 은은하게 스며드는 산미가 매력적인 와인이다.

끝나가는 여름에 이 와인을 만나다니! 후레쉬하고 새콤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영화 한 편 보면서 홀짝홀짝 치킨에 한 잔하고 싶어지는 와인!

김동열 편집인

레몬, 라임 등 새콤한 향이 활기가 넘치게 다가온다. 드라이하고, 좋은 미네랄리티와 산미가 특별하다. 당도가 느껴지는 와인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마시기 불편할 수도 있는 와인이지만, 상쾌하고 밝은 산미가 한두번 더 마시고 싶게 한다. 약간의 바디감에 특별한 산미, 새콤함은 마실수록 더 그 매력을 더 한다.
 

시음와인2. 파이크 이스트사이드 쉬라즈 2018(Pikes Eastside Shiraz 2018)

김하늘 소믈리에 

파이크피쉬가 강렬했던 리슬링 와인과는 다르게 무난한 라벨로 조신하고 내성적일 거란 예상을 했다. 

진한 퍼플색에 블랙계열 과실향이 풍부하며 독특한 바디감이 인상적이다. 풀바디 와인인데 뭔가 풍선처럼 떠오르는 느낌이 든다. 호수 아래 잠적하다가 유유히 수면으로 올라오는 파이크피쉬가 연상된다. 입안에서 변화가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섬세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면 꽤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도윤 기자

보라색 꽃, 붉은 자두, 블랙체리, 블랙커런트 등 검붉은 과실향이 피어오른다. 스파이시한 블랙 페퍼, 살짝 바닐라, 커피 뉘앙스의 아로마도 느껴진다. 후에 피어나는 민트향 캐릭터, 살짝 잔당감이 느껴지는 편안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이 좋다.

이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탄닌감도 포인트.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레드와인. 이런 쉬라즈라면 OK지!

오늘만 클레어밸리의 좋은 와인 2종 발견!

김동열 편집인

심플한 보틀의 디자인이 심플하고 좋다. 와인의 색은 매우 짙은 루비색이다. 향은 블랙 베리, 체리, 약간의 후추 향을 느낄 수 있다. 마시기 전 엄청 무겁게 다가올 것만 같다.

막상 묵직함은 생각보다 덜했다. 다행이라고 해야될 것 같다. 질감 또한 둥글둥글하고 부드러워 넘김이 좋다. 밸런스가 좋은 와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적당한 산미와 당도로 음식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피니쉬는 부드럽게 마무리 된다. 개인적으로 "주변에 널린 '호주 쉬라즈' 와인들이 다 이정도만 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 김하늘, 도윤 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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