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인 앤슨(Jane Anson)

세계 최대의 고급와인 생산지인 프랑스의 ‘보르도(Bordeaux)’, 우리가 흔히 5대 샤또라고 불리는 상징적인 와이너리들이 이곳에 위치해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고급와인부터 앙 프리뫼르(en primeur)까지, 보르도 와인 세계를 와인애호가들에게 소개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 바로 ‘제인 앤슨(Jane Anson)’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 존 스팀피그(John Stimpfig)가 “보르도 와인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잘 알고 숙련된 전문가”라고 극찬한 그녀는 지난 2003년부터 보르도에서 거주하며 12권 이상의 와인 및 여행 서적의 저자 및 번역을 맡았으며 2020년 올해의 루이 뢰더러 와인 온라인 커뮤니케이터 상, 본 디지털 베스트 편집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국제와인앤푸드연합(International Wine and Food Society)의 앙드레시몽강연(André Simon Lectures)을 한 최초의 여성이다.

그리고 디캔터지에서 20년 동안 보르도 특파원이자 칼럼니스트로 일했던 그녀는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 ‘Jane Anson Inside Bordeuax’를 설립하며 새로운 장을 시작했다. 소믈리에타임즈는 그녀와 함께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먼저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인 앤슨입니다. 2003년부터 보르도에서 살며 '인사이드 보르도(Inside Bordeaux)'와 '보르도 레전드(Bordeaux Legends)'과 같은 보르도 지역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쓰고 있고, 와인 잡지 디캔터(Decanter)의 오랜 특파원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6월부터 디캔터를 떠나 보르도와 Place de Bordeaux를 통해 판매되는 '오퍼스 원(Opus One)'과 '마세토(Massetto)'와 같은 아이콘 와인을 다루는 'www.janeanson.com'을 설립했어요.

▲ janeanson.com 홈페이지 갈무리

Q2. 와인 업계에는 어떻게 입문하시게 되신 건가요?

저는 와인 작가가 되기 이전에 저널리스트였고, 와인에 대한 뉴스와 인터뷰를 쓰기 시작하며 제 저널리스트로서의 능력을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보르도와인연구소, WSET를 통해 와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시음하는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와인평론가이자 와인 작가가 되었어요. 보르도의 경우 오랜 역사와 오래 숙성되는 구조감 있는 레드, 크리스프(crisp)한 화이트부터 과즙미 가득한 스위트 와인이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지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3. 제인님은 전 세계의 와인 행사나 시음회를 방문하며 책, 칼럼 그리고 뉴스를 쓰시는데요. 와인애호가들에게는 정말 꿈같은 직업일 수도 있지만, 육체적으로는 힘든 순간이 많았을 것 같아요. 직업으로서 ‘와인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은요?

네 맞아요 체력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제가 20년 동안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앞으로도 이 일을 지속하기 위해선 '절제'가 그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운동을 하고, 시음할 땐 마시지 않고 뱉는 것 그리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등이요.

하지만 와인이 즐거움에 관한 것임을 알리고 특별한 순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이러한 것들은 물론 어떤 와인이 눈에 띄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유용한 조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Q4. 경력에 있어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은 무엇이었나요?

'보르도 레전드'라는 책을 썻을 때요. 이 책은 보르도에 대한 나의 첫 번째 책이었고, 보르도 1등급 와인(First Growth) 5곳인 라피트, 무통, 라투르, 오브리옹 그리고 마고가 어떻게 해당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었는지 그리고 다섯 곳의 샤토가 다른 샤토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는지(보르도에는 약 7,000개 이상의 샤토가 있어요!)를 알기 위해 14세기부터 오늘까지 그들의 역사를 추적했고, 보르도 1등급 와이너리를 운영하는데 무엇이 중요한지를 탐구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제 경력을 바꿔놓은 것은 물론 제 자신의 지식을 더욱 깊게 만들고 명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었죠.

Q5. 보르도 전설(Bordeaux Legends)의 경우 지난 2020년에 한국어 버전으로도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보르도에서 살며 수많은 와인들을 시음하셨는데요. 다른 와인 산지와는 다른 보르도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요?

▲ 보르도 전설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다양한 와인 산지 중 보르도와 같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십 년에 걸쳐 숙성 능력이 뛰어난 와인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얼마 없으며(특히 몇 천병이 아닌 수십만 병을요!), 열매를 잃지 않으면서 타닌과 산미를 주고 구조화하는 능력은 정말로 놀라워요. 그리고 보르도 와인이 역사, 경제, 지리, 힘 그리고 맛을 한데 모은다는 사실까지, 보르도 와인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매우 다양합니다.

Q6. 와인 작가, 평론가, 저널리스트로서 제인님에게 ‘좋은 와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저에게 있어 좋은 와인이란 함께 나누고 싶은 즐거움을 주는 와인입니다. 훌륭한 와인은 우리에게 추억을 만들어주죠.

Q7. 지금까지 시음한 와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와인은요?

'1945 무통 로칠드(1945 Mouton Rothschild)'요. 이런 와인은 두 번 다시 못 마실 것 같아요. 마이클 브로드벤트(Michael Broadbent)는 2001년에 이 와인을 '지칠 줄 모르는(tireless)'라고 평했으며, 오늘날까지 이 와인은 쇠퇴할 기미를 보이질 않습니다. 무통 로칠드가 지난 1945년 이후 6년간의 전쟁, 1등급 와인으로 승격되기 28년 전부터 모든 역경을 딛고 특별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었다는 것을 포괄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역사가 와인 한 병 속에 담길 수 있다는 것을 제가 마셔 본 어떤 와인보다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Q8. 마지막 질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제인님처럼 와인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와인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Taste, taste and taste!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항상 진지하게 생각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본능을 믿으세요.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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