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매장에서 유심히 물의 성분표시와 정보를 읽고 있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기 위해, 근처에서 조심스레 찾으시는 물이 있으신지 여쭤봤다. 따로 내가 필요하시진 않은지 부담스러워하셔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고객은 한참을 서서 보시더니 내게 와서 물어보셨다. “애들, 탄산수도 콜라처럼 마시면 이가 썩죠?” 당시에 나는 처음 들어보는 이슈였다. 머릿속에선 콜라가 이에 좋지 않다는 내용의 뉴스와 기사 내용들이 되뇌어졌다.

결국 고객님께선 나의 깔끔하지 못한 설명을 듣고 가셨다. 나는 바로 매장 노트북으로 검색을 해봤다. 거의 관련 내용들에 대해선 탄산수랑 충치랑 상관이 없다는 내용이었는데, 하나의 자료에서 탄산음료(탄산수가 아닌)가 충치에 안 좋은 이유가 탄산이 산이라 치아의 표막을 부식시켜 충치를 유발한다는 내용이었다. 탄산은 CO2로 이산화탄소이고, 산성의 산은 수소이온인데, 심지어 이탈리아의 산 펠레그리노(San Pellegrino)는 탄산수인데도 불구하고 알칼리성이다. 어쨌든 클리어하진 않았지만 계속 궁금증을 간직하고 있었다.
 

▲ 알칼리성을 가진 탄산수. 왼쪽부터 산 펠레그리노(San Pellegrino, 이탈리아, pH 7.7), 아쿠아 필렛(Acqua Filette, 이탈리아, pH 8.25), 돌로미아(Dolomia, 이탈리아, pH 8.1)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미국의 존스홉킨스대학교 생명과학을 전공한 지인을 만났다. 지인에게 탄산의 산과 산성의 산은 어떻게 다른지, 탄산이 이에 안 좋은지를 물었다. 지인은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탄산은 이산화탄소인데, 그 논리로는 공기 중에도 이산화탄소가 있는데 숨 쉬면 이가 부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탄산수란 이산화탄소(CO2)가 용해된 물을 말한다. 물에 용해된 이산화탄소는 아주 작은 기포를 만들어낸다. 콜라처럼 당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카페인 성분이나 인산염성분도 거의 없다. 순전히 공통점은 탄산이 음료에 들어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탄산이 이에 안 좋은 근거들을 찾으면 된다. 

미국의 유명한 음식 칼럼니스트 제인 리어(Jane Lear)는 탄산수는 인체에 해로운 게 없다고 한다. (There’s nothing unhealthy about sparkling water). 그녀에 의하면, 1994년에 발표된 콜라가 치아 부식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콜라 외에 다른 탄산음료에 대해선 전혀 연구되지 않았으며, 2001년에 구강 재활의학회지(Journal of Oral Rehabilitation)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탄산수가 일반 스틸 워터(탄산이 없는 일반 물) 보다 약간 치아에 부식을 시킬 순 있지만, 탄산음료에 비해선 100분의 1 정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pH 관점에서 보면 일반적인 천연 탄산수 같은 경우는 실제로 pH가 5~6 사이인 경우가 많다. 인공탄산 같은 경우에는 5보다 낮게도 내려간다고 하지만, 인공탄산수는 오픈 시 공기 중으로 빠르게 탄산이 날아간다. 요새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탄산음료 대체재로 탄산수를 많이 찾으신다. 오히려 천연 탄산수는 중탄산염 등 천연 미네랄과 함께 소화기관에 긍정적인 자극이 돼 이로운 점이 많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 위가 약하신 분들은 위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꼭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시길!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칼럼니스트 소개] 김하늘은?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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