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이수백] 보이차를 접하게 되면 ‘대지차, 고수차, 병차, 춘차’등 이름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이름 때문에 보이차가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사실은 이런 이름들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가 아직 없으며 보이차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한 이름들이지만 그 정의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번 글은 보이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필자가 보이차 산지에서 얻은 보이차의 이름 정의에 관한 정보를 공유해보도록 한다.
 

▲ 대지차

대지차(臺地茶) - 관목차(灌木茶)

중국어로는 ‘타이띠 츠아’라고 하며 관목차(灌木茶)라고 하기도 한다. 즉,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일반 계단식 밀집 재배차이다. 대지차는 재배밀도가 매우 높으며 높은 생산량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화학비료와 농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대지차의 일반적인 특징은 쓴 맛과 떫은 맛이 매우 강하고 입안에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우린 찻물의 향기가 약하고 지속성이 좋지 않으며, 회감(回甘)을 느낄 수 있지만 지속시간이 매우 짧아 현재까지 보이숙차 생산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지차 수령은 50년 내외이다. 
 

▲ 고수차

고수차(古樹茶) - 교목차(喬木茶)

고수차라는 정의는 수령에 따른 보이차의 분류이며 중국어로 ‘구쑤 츠아’라고 한다. 고수차에 대한 정의는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르며 서쌍판납지역에서 보편적으로 100년 이상의 재배형 차나무를 고수(古樹)라고 하며 고수나무에서 딴 찻잎으로 만든 차를 고수차라고 한다. 그러나 임창지역에 가보면 보통 100년 이상 300년 이하의 차나무를 노수(老樹)라고 하고, 300년 이상의 차나무를 고수라고 한다.

그리고 60년이하의 차나무를 소수(小樹), 60~100년의 차나무를 중수(中樹), 또한 노수와 고수를 대수(大樹)라고 한다. 운남현지에서 소수, 대수, 노수, 고수차는 모두 교목차(喬木茶)라고 하여 대지차(관목차)와 구분한다.

이런 차의 특징은 우릴 수 있는 횟수가 매우 많아 보통 10번에서 20번까지 가능하며 향기의 지속성이 좋고 회감은 빠르고 후운이 길다. 쓴 맛과 떫은 맛이 대지차보다 현저히 약하고 입안에서 빠르게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고수차의 수령이 많을수록 차기(茶氣)가 더 강하다.
 

▲ 병차(좌측) 와 전차(우측)

병차(餠茶), 전차(砖茶), 타차(沱茶)

병차는 동근 모양의 떡과 같이 만들어지는 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과거에 말로 운반하기 편하게 하기 위하여 병차는 357g로 만들고 7개를 한통으로 묶어서 칠자병차(七子餠茶)라고 하기도 한다. 현재까지 357g으로 만들고 있지만 400g, 500g, 1kg의 다양한 무게의 병차들도 볼 수 있다.

보이차는 대부분 긴압차으로 유통되어 있으며 모양에 따라 벽돌모양, 심장모양 등으로 만들기도 하며 각각 전차(砖茶), 타차(沱茶)라고 한다. 보이차를 긴압하면 유통하기 매우 쉬워지고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여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한다.
 

춘차(春茶), 하차(夏茶), 추차(秋茶)

보이차의 채엽(采葉)의 시기에 따라 춘차(春茶), 하차(夏茶), 추차(秋茶)로 구분할 수 있다. 춘차는 춘첨(春尖), 춘중(春中), 춘미(春尾)로 나눌 수 있으며 하차는 이수(二水, 얼쉐이차)차라고 하기도 하며 추차는 곡화(谷花)차라고도 한다. 춘차와 가을차의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  겨울 몇 개월 동안에 축적된 에너지를 봄에 많은 새순을 통해 발산하여서 춘차의 품질이 가장 좋으며 생산량도 가장 많아 1년의 총생산량에서 60%정도를 차지한다.

여름에는 운남 지역에 비가 거의 매일 내릴 정도로 찻잎을 제시간에 딸 수 없어서 새순이 큰 잎으로 변하게 되어서 생산량은 춘차보다 적다. 또한 여름에 강수가 많아서 하차의 품질이 춘차와 가을차보다 조금 떨어지는 편이고, 하차의 생산량은 1년의 총생산량의 30%정도를 차지한다.

가을에는 천고마비의 날씨에 품질이 좋은 찻잎을 얻게 되지만 차나무에서 새순이 많이 나지 않아 생상량이 매우 적다. 가을차의 생산량은 1년 총생산량의 10%정도밖에 되지 않다.
 

▲ 춘자

춘차는 3월 중순부터 5월말까지 두달반 정도 딸 수 있고 비도 거의 내리지 않아서농민들에게 가장 많은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계절이다. 춘첨은 춘차 중의 최상품으로 청명(淸明)과 곡우(谷雨) 사이에 즉 3월말 4월초에 따는 첫 번째 차를 말하며 춘첨은 매우 작은 새순이므로 이름을 얻은 것이다.

춘첨의 겉에 흰 색의 털이 많아 백첨(白尖)라고 하기도 한다. 4월 이후에 딴 춘차는 색깔이 검은 색으로 변하여 흑조(黑條)라고 하며 찻잎 안의 티폴리페놀 등 유익한 성분들이 꽉 차서 맛이 풍부하고 두꺼우며 떫은 맛 강하여 칠자병차(七子餠茶)와 전차(磚茶)의 주원료이다.

하차는 이수차라고 하기도 한다. 망종(芒種, 6월6일 무렵)과 대서(大暑, 7월23일 무렵)사이에 따며 이수차는 검은 색에 노란 빛 띠며 찻잎이 크고 얇고 카테킨의 함량이 가장 높다.

이수차 이후 딴 차는 조조(粗條)라고 하며 찻잎은 늙고 노란 색이며 품질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곡화차는 백로(白露, 9월9일 무렵)와 상강(霜降, 10월23일)사이에 차나무에서 다시 소량의 흰색 솜털이 달린 새순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때 수확하는 차를 곡화차라고 하며 곡화차의 품질은 춘차보다 못하지만 색깔은 춘차보다 더 밝고 맛이 더욱 부드럽워서 추차는 성가비 좋은 차이다.
 

▲ 이수백 교수

[칼럼니스트 소개] 이수백교수는 중국 산동성 연태시에서 태어나 연태대학교 화학공정 학사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유학 서울대학교 경영학 학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사,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 박사수료 후 현재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부회장 및 한국 티(tea)학회 회장으로 있고, 수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조교수로 근무하고있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늘 차와 함께 했지만,  2000년 한국으로 유학와서 보이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특히 2011년부터는 매년 경희대학교 고재윤교수님과 함께 운남의 차산을 다니면서 보이차를 연구하고있다.

칼럼관련 문의 이수백 drlix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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