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워터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생소하다. 아니, 전 세계에서도 생소하다. 외국에서 온 바이어나 아시아 디렉터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내가 워터소믈리에라고 하면 그들 또한 생소해 한다. 소믈리에의 개념에 대해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어 워터소믈리에 직업에 대해 얼추 상상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는 전설 속의 직업이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아는 유일한 워터소믈리에라며 나를 가르킨다.

워터소믈리에는 업장에서 주류 관리와 음식과 어울리는 음료를 추천하는 직업인 소믈리에에서 파생된 직업으로 고객의 상황에 맞게 워터를 추천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어느 레스토랑에서도 워터소믈리에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 10년 전 플라자 호텔 이태리 레스토랑 투스카니에서 워터소믈리에라는 직업을 만들어 운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는 없다. 업장에서 워터 리스트를 만들어 판매해도 워터 소믈리에가 전문적으로 관리한다기보다는 소믈리에나 레스토랑 지배인의 판단으로 운영하고 있다.

업장에서 워터소믈리에를 채용하려면 물 매출이 최소 워터소믈리에 페이보다 많아야 고려를 하고, 적어도 페이보다 5배 이상의 매출 기대가 있어야 채용을 할 텐데 그런 기대가 작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단호하게 이야기하면 본래 의미의 워터소믈리에가 없다.
 

▲ 와인스펙테이터 선정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워터소믈리에 마틴 리세(Martin Riese) <사진=www.martin-riese.com>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워터소믈리에인 마틴 리세(Martin Riese)와 식사를 하며 워터소믈리에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나는 그에게 “당신의 업장에서는 당신의 페이를 맞춰줄 수 있을만큼 워터 매출이 나오는가”를 물었다. 그는 “아직 미국에서 조차도 불가능”이라고 답하였다. 그는 레스토랑 ‘Patina Restaurant Group’의 워터소믈리에와 한 업장의 지배인으로서 근무를 하고 있다. 그는 “페이는 업장의 지배인으로서 받고, 워터소믈리에의 업무는 추가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업장에선 약 20개의 워터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프리미엄 워터 소비가 우리나라보다 발달한 미국에서도 한 업장에서는 아직 워터소믈리에 페이를 맞출만큼 워터 매출이 나오진 않는다.

워터소믈리에가 발달한 유럽(특히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한 레스토랑이 워터소믈리에를 운용할 만큼 발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 워터소믈리에라는 직업이 발전하기 위한 길은 무엇일까?

(다음편에 계속)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는?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