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해 생수 시장이 7,000억 원을 넘겼다. 전년 대비 15%의 성장률이며, 2020년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탄산수는 2010년 100억도 안 되던 시장이 2014년 1,500억 원을 넘겼다. 매년 100%씩 성장하였고, 5년 만에 1,000% 이상 성장하였다.

확실히 생수의 생산과 1차 유통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부동의 1위 생수업체 ‘제주 삼다수’는 2년 전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에서 매출 신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35%의 시장점유율로 떨어졌다. 국내에선 현재 60개 업체에서 300개 정도의 물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처음 물을 공부했던 2010년대 초반 60개였던 브랜드가 2014년 180개의 브랜드로 늘었다는 자료를 봤다. 최근에는 340개 브랜드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마켓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 마켓도 각사마다 자체 PB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기존 생수 시장은 치열한 레드오션이지만, 생산과 유통시장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고 있다. 이런 흐름은 거시적으로 국내 레스토랑에서의 생수 판매 성장도 낙관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지난주에는 워터소믈리에가 레스토랑에서 운용되기 위해선 워터 매출이 올라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워터소믈리에는 워터 매출에 기여를 해 스스로 자기 밥값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의 고급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워터소믈리에를 채용하진 않지만 워터 리스트를 추가해 워터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레스토랑 사례를 예로 들었다.

미국에선 파티나 레스토랑 그룹(Patina Restaurant Group)이 지난 2013년 마틴 리세(Martin Riese)를 영입하면서 음식과 어울리는 워터 라인업을 20개까지 늘렸다. 파티나 레스토랑 그룹은 그룹 내 전 레스토랑의 워터 리스트를 발전시켰고, LA에 위치한 파티나의 자매 레스토랑인 레이스 앤 스타크 바(Ray's & Stark Bar)는 리스트 추가 첫해인 2013년 생수 매출이 500% 상승했다.
 

▲ 11가지 워터리스트를 추가한 미국의 레이스 앤 스타크 바. 워터의 가격은 750ml, 1L 기준 약 10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사진=www.patinagroup.com>

파티나 그룹은 워터 리스트 추가 및 관리로 매출만 상승한 것이 아니다. 파티나 레스토랑에 가면 논알콜 페어까지 준비되어 있어, 미식뿐만 아니라 건강까지도 생각하는 훌륭한 레스토랑이라는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게 되었다. 다른 레스토랑들도 뒤늦게 워터리스트를 추가했지만 파티나가 갖고 있는 워터소믈리에의 후광 이미지를 다신 뺏을 수 없었다.

지금 시대에서의 서울 레스토랑의 워터소믈리에의 채용은 워터 매출 상승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워터소믈리에 채용 레스토랑이라는 도전적인 시도로 얻는 진취적이고, 트렌디한 이미지, 워터소믈리에의 워터 페어가 갖고 올 건강한 미식 페어 이미지, 서울의 어떤 다른 레스토랑에서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워터 페어링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또한 와인의 높은 가격이나 내일의 컨디션 걱정, 감기 등으로 인한 약 복용 등 음주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다양한 이유에 대해 와인 페어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

오너 셰프 레스토랑처럼 개인이 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보통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하기 위해선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전문적인 노하우를 가진 레스토랑 전문 그룹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레스토랑 그룹이 있다. 한 레스토랑에서의 워터소믈리에 채용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룹 차원의 워터소믈리에 채용은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는?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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