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엔 국내 생수의 오존 처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존 처리의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만 불거지는 문제는 아니다. 외국의 워터소믈리에들도 생수의 오존 처리를 지적하며 자연상태의 물에서 어떤 처리도 하지 않은 순수한 물을 최고의 가치 있는 물로 뽑는다.

오존 처리를 하는 이유는 물속 미생물을 파괴하기 위함이다. 각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생수의 판매 허가를 위한 기준들이 존재한다. 그 안에는 몸에 해로운 중금속, 화학 물질뿐만 아니라 몸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미생물에 대한 기준도 포함되어 있다.

국가마다 검사 항목이 다르고 그 기준치들이 조금씩 차이는 있다.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수출하는 국가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현지 시판제품이랑 수출제품은 다른 방식으로 생산하기도 한다. 이때 미생물의 기준이 더 까다로운 국가로 수출하는 경우 오존처리를 하는 사례도 더러 있다.

▲ 국내에 들어와있는 프리미엄 워터들. 모두 Natural이 라벨에 표기되어 있지만 이중엔 오존 처리한 생수도 아닌 생수도 있다.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국내에 수입되는 프리미엄 워터의 경우 현지에서는 오존 처리를 하지 않지만, 한국 수출용은 오존 처리를 한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는 대륙과 연결이 통제되어 있고, 배나 비행기를 통해서만 수입하고 있는데, 생수는 주로 선박만을 이용해서 수입하고 있다. 유럽의 프리미엄 워터의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적도를 통해 들어오게 되는데, 그때 생수 내부 온도가 올라간다.

미국의 레스토랑 위생 관련 지침에선 5도에서 57도 사이에 미생물이 번식한다고 설명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미생물은 증식한다. 선박의 운송 기간도 비행기보다 오래 걸린다. 기간이 늘어나도 미생물이 번식한다. 생수 업체는 보관법을 통제한다 해도 미생물 증식을 확실하게 막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오존 처리를 선택할 수 있다.

그 경우 현행법상 라벨에 오존 처리라고 명확하게 써야 한다.

▲ 오존 처리한 생수는 오존 처리라고 표기한다.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하지만 한가지 이상한 점은 국내에서는 오존 처리를 하면 ‘Natural'을 쓸 수 없는데 국내에 들어온 해외 생수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이탈리아의 A생수, 캐나다의 C빙하수의 경우는 라벨에 오존 처리라고 써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쪽 라벨엔 Natural을 표기했다.

이 ‘Natural'은 단순히 자연상태, 천연상태의 의미 그 이상의 큰 가치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검증을 거쳐 통과해야 Natural을 표기할 수 있다. 오존 처리를 하면 Natural을 사용하지 못하고, 순수한 상태로 병입하면 라벨에 Natural을 표기할 수 있다. 그래서 외국 생수 업체에서도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 받아야 하는 'Natural' 표기에 혈안이 됐다. 그래서 수원지 오염 관리에 철저하고 순수한 상태로 생산하려고 노력한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허가를 받고나서야 라벨에 Natural Mineral Water나 Natural Spring Water, Natural Artesian Water 등을 표기한다.

▲ 현재 수입중단된 탄산수라 확인할 순 없지만, 구매당시 Natural이 가려져 있었다. 라벨엔 오존 처리가 적혀 있지 않은 것을 보니 오존 처리와는 별개의 이유로 Natural 표기가 지적받았겠지만, 조치는 수입 후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그런데 내수용은 Natural 상태로 유통하고, 수출용은 불안하니 오존 처리를 한다. 오존 처리를 해도 라벨은 그대로 ‘Natural'이 표기된 상태로 들어온다. 외국에서 Natural 표기를 받았어도 국내 들어온 물은 오존 처리된 물이다. 그럼 Natural을 표기 못 하게 하는 것이 맞다.

워터소믈리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수 라벨 단어는 Natural이다. 하지만 똑같은 기준을 갖는 해외 생수는 쓸 수 있고, 국내 생수는 쓸 수 없다면 국내 생수 업체 입장에선 매우 억울한 처사다. 이 부분은 꼭 논의돼야 하지 않을까.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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