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섭취한 게 있다면 아마 공기 다음 바로 물일 것이다. 살아오면서 정말 많은 양의 물을 마셨고, 많은 종류의 물을 마셨고, 많은 지역의 물을 마셨을 것이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물을 샀을 것이고, 식당에서 주는 물을 마셨을 것이다. 가끔은 카페에서도 물을 찾기도 하고, 외국에선 물을 사 마셔야 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다. 학창시절 운동이 끝난 후 수돗물도 벌컥벌컥 마셨었고, 가끔은 샤워하다가도 물이 목으로 꼴깍 넘어간 적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 가까운 물인데, 우리는 이 물에 대해서 잘 알까?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생각보다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것처럼 우리도 이 물에 대해 모르는 것과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알아본다.

식음? 음식? 먹는 것보다 마시는 것이 먼저

우리 몸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물이다. 몸의 약 70%가 물로 채워져 있다. 물은 영양소의 운반, 노폐물 배출뿐만 아니라, 체온 유지, 물질대사 참여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식음을 전폐하면 살 수가 없다. 그 중 먹는 것을 멈추면 한 달, 마시는 것을 멈추면 일주일 정도밖에 살 수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 음식의 순서는 마실 음과 먹을 식인데, 우리는 먹는 것을 더 우선시 생각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사전>

음식(飮食)이라는 단어도 ‘마실 음(飮)’, ‘먹을 식(食)’으로 구성됐다. 과거 선조들은 단어의 순서에도 굉장히 많은 의미를 담았다. 옛날부터 마시는 것을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칼로리가 있는 워터?

워터라는 단어는 뭔가 건강할 것 같은 웰빙 단어다. 그래서 많은 음료 업체들이 브랜드명에 워터라는 말을 단다. 워터는 물의 영어 단어다. 물은 H20와 미네랄인 무기질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포도당, 지방, 아미노산 등 열량이 되는 영양소는 없다. 물은 칼로리가 없다. 물을 마시고 비만이나 당뇨병이 걸릴 리가 없다.

브랜드명에 워터를 표기한 혼합음료, 청량음료는 물이 아니다. 음료수다. 비타민 워터, 자몽 워터 등은 워터가 아닌 음료수다. 이들은 물 대용으로 음용할 수 없다. 만약 비타민 워터를 물 대용으로 음용한다면 나중에 몸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음료수와 물은 분명하게 분리해야 한다. 세계적인 워터소믈리에인 마틴 리세는 본인의 SNS를 통해 비타민 워터에서 Water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한 바 있다.

우리가 마셔온 물은 100% 순수한 물?

인류는 물과 함께 살아왔다. 물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마을을 구성하고 농사를 지었다. 우리 삶 속에 함께 했던 물은 순수한 물이었을까? 재미있게도 우리가 마셔오던 물은 여러 미네랄이 들어있었다. 빗물이 산속에 스며들면서 산속 많은 지각으로부터 미네랄을 흡수하고 대수층으로 모이게 된다. 대수층을 싸고 있는 지질로부터 미네랄을 더 흡수하고, 암석의 틈을 뚫고 지표로 나오게 된다.

▲ 깨끗한 물. 인공은 천연의 대체일 뿐이다. <사진=Pexels>

어떤 사람은 물 분자로 되어있는 순수한 물 형태가 좋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인류에서 이런 물을 마신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 몸에 있는 물은 체액 형태로 존재한다. 많은 물질들을 함유한 농도 높은 물이다. 물 분자로만 구성된 물을 오랫동안 음용할 경우 오히려 체액의 농도 차이로 삼투압이 발생해 인체 생리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skyline@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