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1억 9145달러였던 와인 수입금액이 2018년 올해 1월에만 2269만 9천달러를 기록하면서 큰 성장세를 보였다.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마시고 즐기는 것에서 더 나아가 좋아하는 와인의 배경과 지역 등 관심있는 와인 콘텐츠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에 수많은 소믈리에와 와인전문가를 배출한 와인명강사 이인순 강사가 와인전문가 모두에게 흥미를 끌만한 교육 콘텐츠를 진행했다. 

지난 7월 11일 이태원 무디타와인공간에서 이인순 강사는 '국제 호주 와인 인증 프로그램 - 오스트레일리아 와인 화운데이션(FOUNDATIONS of AUSTRALIAN WINE)'을 진행했다. 이인순 강사의 호주 와인 국제 인증 프로그램 '오스트레일리아 와인 화운데이션(Foudations of Australian Wine)'은 호주와인협회가 운영하는 '와인 오스트레일리아'와 함께 하고 있다.

▲ 'Foundations of Australian Wine'를 강의하는 이인순 강사 <사진=도윤 기자>
▲ 'Foundations of Australian Wine' 테이스팅 와인들 <사진=도윤 기자>

역사(Hitory)

호주. 5만 년 전 대륙이 발견되기 전까지 450만 년 동안 고립 상태였던 미지의 땅. 1770년 영국인 제임스 쿡(James Cook)이 또 다시 이 땅을 발견하기 전까지 호주는 원주민의 땅이었고 포도나무는 존재하지 않았다. 1778년 유럽정착인이 선적을 통해 가져온 포도덩굴을 가져오기 전까지 말이다. 호주의 와인 역사 시초에는 제임스 버스비(James Busby)가 있다. 그는 1824년 프랑스와 스페인 등 나라를 여행하며 모은 묘목 543개를 가지고 돌아와 시드니(Sydney) 인근에 심었다. 1850년 이후부터는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 빅토리아(Victoria), 남호주(South Australia), 서호주(Western Australia) 지역으로 포도나무 재배의 영역이 넓혀졌다.

▲ 마가렛 리버 와인 산지 <사진=Wine Australia 홈페이지>

진화(Evolution)

1950년대에 호주는 소위 말하는 '슈퍼마켓 와인(Super Market)'이라고 불렸던 단순하고 과일 풍미가 강한 품종 위주의 테이블 와인을 만들었다. 이때의 와인들이 호주 와인의 전형적인 이미지가 된다. 이것을 탈피하기 위해 호주의 와인메이커들은 1970년대부터 와인생산지역을 다양하게 확장하고, 좀 더 파워풀하고 농도 짙은 와인을 생산해 국제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90년대에는 유행처럼 좀 더 풀바디하고, 강한 탄닌감에, 오키한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어 냈다.

▲ 호주 와인 저장고 <사진=Wine Australia 홈페이지>

혁명(Revolrution)

상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프리미엄 와인 생산에 목말랐던 호주는 200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지역에서 그 지역에 적합한 다양한 품종으로 만든 좀 더 후레쉬(Fresh)하고, 순수(Pure)하며, 음식친화적(Food Friendly)인 부티크 와인들을 만들며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주목받게 된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따라 유기농, 바이오다이나믹 와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주 와인의 다양성을 이야기하다

호주는 러시아, 캐나다, 중국, 미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로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보다 약 35배 정도 크고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나라이다.

이 넓은 지역 중 서호주(Western Australia), 남호주(South Australia),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 빅토리아(Victoria), 퀸스랜드(Queensland), 타즈마니아(Tasmania) 주 내 65개의 다양한 지역에 있는 각양각색의 떼루아와 기후 조건 속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그들만의 양조기술로 와인을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프리미엄 와인 산지는 해안가를 끼고 있거나, 고도가 높은 곳 또는 남쪽 지역(남반구의 특성으로 더 서늘하다)에 위치해 있다. 똑같은 포도 품종을 심는다고 해도 지역에 따라 와인의 스타일은 매우 다를 수 있으며, 이것이 호주 와인만의 매력이다. 와인은 지대(Zone), 지역(Region), 세부지역(Sub-Region)에서 다양하게 생산된다.

▲ 호주 와인 산지 <사진=Wine Australia>

샹동 NV 브뤼 로제, 야라밸리(Chandon Brut Rose, Yarra valley)

샤도네이(Chardonnay), 피노 누아(Pinot Noir) 블렌딩

▲ 샹동 NV 브뤼 로제, 야라밸리(Chandon Brut Rose, Yarra valley) <사진=홍순택 포토그래퍼>

샹동(Chandon)은 우리에게 친숙한 LVMH사의 모에&샹동(Moet&Chandon)이 1987년 호주에 세운 와이너리다. 붉은 과실향과 깔끔하게 떨어지는 산미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로제 스파클링 와인이다. 예전 금광 산업의 발전으로 와인산업이 흥했던 호주 남부의 빅토리아주(Victoria)는 1870년대 필록세라의 영향으로 지금은 가장 적은 양의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인데, 이곳에 속한 야라밸리(Yarra Valley)는 서늘한 기후에 여러 경사면을 가지고 있으며, 샤도네이(Chardonnay), 피노 누아(Pinot Noir)를 주 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

그로세 리슬링 '폴리쉬 힐', 클레어 밸리(Gosset Riesling 'Polish Hill', Clair Valley) 2013

▲ 그로세 리슬링 '폴리쉬 힐', 클레어 밸리(Gosset Riesling "Polish Hill", Clair Valley) 2013 <사진=홍순택 포토그래퍼>

복숭아, 흰 꽃, 청사과, 레몬, 설익은 복숭아 향과 풍미에 페트롤향이 개성을 더해주며, 유질감, 미네랄, 산미와 함께 밸런스가 좋은 화이트 와인이다. 남호주(South Australia)의 클레어밸리(Clair Valley)는 400미터 이상의 고도를 지닌 지역으로 포도가 지나치게 농익지 않고, 일교차가 큰 편이다. 일교차는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일수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교차가 크면 밤에 생장 활동을 늦춰 포도에 신선미와 산도를 부여해주고 밸런스 맞춰준다.

이인순 강사는 "가벼울 땐 청사과, 스파이시한 풍미에 산도가 매우 높지만, 와인이 익어가면서 핵과류 등 과일향이 풍부해지며 그 자체로 아로마와 풍미가 강렬한 편이다. 리슬링은 신선함과 산미가 중요한 품종이기에 오크를 좋아하지 않는 품종이며, 굉장히 숙성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수마 싱글 빈야드 야라밸리 샤도네이(Soumah, Single Vineyard Yarra Valley Chardonnay) 2014

▲ 수마 싱글 빈야드 야라밸리 샤도네이(Soumah, Single Vineyard Yarra Valley Chardonnay) 2014 <사진=홍순택 포토그래퍼>

과실향과 풍미보다는 헤이즐넛, 오크, 토스트 풍미, 유질감, 미네랄, 산미를 갖춘 와인이다. 이인순 강사는 "샤도네이(Chardonnay)는 가벼운 스타일로 만들면 라임, 레몬, 청사과, 서양배 느낌에 신선한 느낌의 와인이 되고, 오크를 사용하면 바닐라, 토스티한 풍미를 지닐 수 있으며, 위치, 날씨, 해양성, 대륙성 기후에 따른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서호주(Westerm Australia)의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는 우아하면서도 파워풀하고 풀바디한 프리미엄 스타일의 와인을 만드는데 오크를 많이 쓰는 편이다. 남호주(South Australia)의 애들레이드 힐(Adelaide Hills)은 꽃 향기나 잘 익은 감귤류 향 등 프루티(Fruity)함이 특징이다. 빅토리아(Victoria)주의 야라밸리(Yarra Valley)는 미네랄의 특징이 강하며 신선미와 과일의 순수성과 섬세함을 살려 프리미엄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한다. 새 오크통은 덜 쓰고, 큰 배럴을 사용하며, 날카로운 산을 부드러운 산으로 바꿔주는 젖산 발효를 지양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페링가 에스테이트, 모닝턴 페닌슐라 에스테이트 피노누아(Paringa Estate, Mornington Peninsular Estate Pinot Noir) 2013

▲ 페링가 에스테이트, 모닝턴 페닌슐라 에스테이트 피노누아(Paringa Estate, Mornington Peninsular Estate Pinot Noir) 2013 <사진=홍순택 포토그래퍼>

플로랄, 붉은 과실향과 기분 좋은 산미에 우아하고 실키한 질감의 레드 와인이다.
빅토리아(Victoria) 주의 남단에 위치한 모닝턴 페닌슐라(Mornington Peninsula)는 바닷가에 바로 위치한  해양성 기후에 포도 나무 수령이 오래된 지역으로 좀 더 집중도 있고, 맑은 와인을 만들어 낸다. 이인순 강사는 "내륙지방에 위차한 야라밸리(Yarra Valley)는 고도가 높고, 야라밸리에서 재배된 피노 누아(Pinot Noir)는 좀 더 잘 익은 과실향, 실키한 질감에 가볍고 부드러운 탄닌, 산미까지 갖추고 있어 음식친화적인 스타일이다. 애들레이드 힐(Adelaide Hills)은 과실향이 풍부하며 좀 더 바디감이 있는 스타일이며, 태즈매니아(Tasmania)에선 스파클링 와인 재료로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티슬다운 더 베가본드 그르나슈, 맥라렌 베일(Thistledown, The Vagabond Grenache, McLaren Vale) 2015

▲ 티슬다운 더 베가본드 그르나슈, 맥라렌 베일(Thistledown, The Vagabond Grenache, McLaren Vale) 2015 <사진=홍순택 포토그래퍼>

그르나슈(Greneche) 올드바인(Old Vine)으로 MW(Master of Wine) 2명이 만든 뉴모던스타일이다. 색깔이 진하지 않고 붉은 과실향에 탄닌감은 아주 약한데 와인의 집중도는 좋은 편이다. 남호주(South Australia)의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은 해양성 기후에 올드바인 그르나슈(Grenache), 쉬라즈(Shiraz),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등의 와인을 생산한다.

케이프 멘텔, 까베르네 쇼비뇽, 마가렛 리버(Cape Mentelle, Cabernet Sauvignon, Margaret River) 2014

▲ 케이프 멘텔, 까베르네 쇼비뇽, 마가렛 리버(Cape Mentelle, Cabernet Sauvignon, Margaret River) 2014<사진 - 홍순택 포토그래퍼>

채소 풍미, 흙향, 검은 과실, 탄닌이 살아 있는 스타일로 집중도와 밸런스가 좋은 프리미엄 와인이다. 이인순 강사는 "서호주(Western Australia)의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 지역은 야라밸리(Yarra Valley)와 함께 보르도(Bordeaux) 스타일의 블렌딩을 한다. 충분한 일조량으로 포도가 잘 익어서 탄닌이 라운드하다. 만생종인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은 온화한 쿠나와라(Coonawara)와 같은 지역에서도 잘 자라는데 이는 붉고 따뜻한 토양 '테라 로사'가 포도 숙성을 잘 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쉴드 에스테이트, 벤 쉴즈 리저브 쉬라즈, 바로사 밸리(Schild Estate, Ben Schild Reserve Shiraz, Baroosa Valley) 2013

▲ 쉴드 에스테이트, 벤 쉴즈 리저브 쉬라즈, 바로사 밸리(Schild Estate, Ben Schild Reserve Shiraz, Baroosa Valley) 2013 <사진=홍순택 포토그래퍼>

블랙 체리, 블랙 커런트 등의 과실향과 다크 초콜릿, 카카오, 풀바디, 탄닌이 많아도 텍스쳐가 부드럽고, 라운드하다. 볼륨감이 좋은 스타일의 와인이다. 남호주(South Australia)의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 지역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제이콥스 크릭(Jacobs Creek), 펜폴즈(Penfolds), 울프블라스(Woof Blass), 얄룸바(Yalumba) 등의 와인너리들이 있다. 이인순 강사는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의 쉬라즈(Shiraz)는 과실향이 풍부하고 파워풀하며 골격이 좋은 스타일이라면,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은 단아하고 부드러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든다"고 말했다.

▲ 호주 와인 국제 인증 프로그램 'Foundations of Australian Wine' 인증서. <사진=도윤 기자>
 
▲ 이인순 와인랩의 이인순 강사와 1기 수강생들 <사진=홍순택 포토그래퍼 >

한편, 이인순 강사는 전 WSA 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이인순 와인랩을 운영하고 있다. 르 꼬르동 블루 등에서 와인클래스를 진행했으며, 와인의 기초부터 전문과정, 기업인들을 위한 비즈니스 강의까지 우리나라 와인문화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도윤 기자는 와인과 술에 관한 문화를 탐구하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 '와인톡톡의 Life&Style'과 인스타그램 @winetoktok을 운영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도윤기자 winetoktok@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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