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철의 와인이야기] 테라 로사(Terra rossa, 紅土)
테라 로사(Terra rossa)는 이탈리아 말로 ‘빨간 흙’이라는 뜻으로 색깔이 빨간 점토질의 흙을 말한다. 테라 로사는 햇볕이 많고 건조한 지중해지방에 주로 분포되어 있다. 토양의 입도는 아주 작아서 점토(Clay)나 미사(Silt) 정도의 크기이다. 이 빨강색은 테라 로사에 많은 철분에서 나온 것으로 이 토양에서 철은 주로 ‘적철석(헤마타이트 Hematite)’과 ‘괴타이트(Goethite, 침철석)’ 형태로 되어 있다. 적철석의 주성분은 산화철(Fe2O3)이며, 괴타이트의 주성분은 수산화철(FeO(OH))로 둘 다 철의 원광석으로 사용된다.
테라로사는 보통 지중해성 기후 지역에 분포하는데, 그 외에도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에도 있다. 테라 로사는 흙의 입자가 미세한데도 다른 점토성 토양에 비해 놀라울 만큼 물이 잘 빠지며, 이런 특성 때문에 와인용 포도나무가 잘 자란다. 테라 로사가 배수가 잘되고 중성의 pH를 나타내는 것은 석회암과 백운암이 기반을 이루는 카르스트 지형의 특성 때문이다. 카르스트 지형에서 석회암이 용식되는 과정에서 물에 잘 녹는 탄산염, 황산염은 용탈 제거되고 물에 잘 안 녹는 규산염 불순물이 축적된 후 적색화작용(산화)을 받아서 붉은색의 토양을 형성시킨 것이다. 그래서 테라 로사는 지중해성 기후 지대 및 세계 다른 지역의 카르스트 지형과 관련 있는 곳에서 발견된다. 테로 로사로 유명한 와인 생산지역은 스페인의 ‘라 만차’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쿠나와라’를 들 수 있다. 커피나무도 이 토양에서 잘 자란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