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발견(The Discovery of Daejeon) 2024'에서 몰도바 와인 선전

- 매년 주제별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와인을 선정하는 인기 프로그램, 2024년은 몰도봐 와인과 보르도 그랑크뤼의 대결

2024-11-19     김동열 기자

지난 10월 30일 국제와인컨퍼런스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대전의 발견(The Discovery of Daejeon)’이 진행되었다.

2018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중단없이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매년 다른 주제로 와인을 선정해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최고의 와인을 뽑는다. 참가자인 와인 전문가는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들 중에서 구성된다. 실시간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방청객들도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비교하면서 시음할 수 있도록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가미된 인기 프로그램이다.

올해의 주제는 몰도바 와인과 보르도 그랑 크뤼의 대결이었다. 심사위원으로는 3개 그룹의 9명이 초대되었다. 챔피언 소믈리에 그룹에는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2021년에 우승한 김주용 소믈리에, 2022년에 우승한 황보웅 소믈리에, 2017, 2018, 2020년에 우승한 조현철 소믈리에가 속했다. WSET 디플로마 그룹에는 변정환 블릭와인아카데미 원장, 최태현 WSET 강사, 중국의 와인 메이커인 릴리 통(Lili Tong)이 참가했다. 미디어 그룹에서는 세계일보의 최현태 기자, 유투버인 김욱성 박사와 미국의 매튜 호키(Matthew Horkey) 박사가 심사위원으로 초대되었다.

블라인트 데이스팅은 총 3라운드로 진행되었다. 첫 라운드에서는 몰도바의 화이트 와인과 프랑스의 화이트 와인 각각 1종의 대결이었는데, 심사위원들이 어느 와인을 더 선호하는지에 대한 평가를 했다. 비니더스코리아가 수입하는 몰도바의 샤토 크리스트(Chateau Cristi)의 배럴 퍼멘티드 샤도네이(Barrel Fermented Chardonnay) 2021과 루이 자도 샤블리 프리미어 크뤼 푸르숌(Louis Jadot Chablis Fourchaume Premier Cru) 2021의 대결은 7:2로 루이 자도가 이겼다. 이 부르고뉴 와인은 일본 만화책 '신의 물방울'에서 굴과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둘째 라운드에서는 몰도바의 레드 와인과 프랑스의 레드 와인 각각 1종이 대결했다. 첫 라운드에서와 마찬가지로 심사위원들이 어느 와인을 더 선호하는지에 대한 평가를 했다. 아베크와인이 수입하는 라다치니(Radacini) 와이너리의 리저브 레드(Reserve Red) 2019가 샤토 르 퓌 에밀리앙(Chateau Le Puy Emilien) 2020과 대결해서 6:3으로 몰도바 와인이 승리했다. 라다치니의 리저브 레드 2019는 까베르네 소비뇽 50%, 메를로 45%, 시라 5%를 블렌딩한 와인이다. 샤토 르 퓌 에밀리앙은 <신의 물방울> 21권에 소개되었고, 일본 드라마 버전에서 궁극의 마지막 사도이자 신의 물방울로 화려하게 정체를 드러낸 와인이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 사용된 와인들

하일라이트인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3종의 몰도바 레드 와인과 2종의 보르도 그랑 크뤼 4등급 와인이 대결했다. 각 심사위원은 1위부터 5위까지 선호하는 와인의 순위를 매기고, 9명의 심사위원 점수 합계를 통해 결과를 집계했다. 놀랍게도 몰도바 와인이 1~3위를 차지했다. 1등은 WS통상이 수입하는 카르페 디엠 배드 보이즈(Carpe Diem Bad Boys) 2018, 2등은 차르와인이 수입하는 푸카리 프리덤 블렌드(Purcari Freedom Blend) 2021, 3등은 마찬가지로 차르와인이 수입하는 네그루 드 푸카리(Negru de Purcari) 2020이 차지했다. 샤토 라퐁 로셰(Chateau Lafon-Rochet) 2018은 4위에, 샤토 딸보(Chateau Talbot) 2020은 5위에 그쳤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사용된 와인들

참피온 소믈리에 그룹은 네그루 드 푸카리, 푸카리 프리덤 블렌드, 카르페 디엠 배드 보이즈 순으로 몰도바 와인 3종을 1위부터 3위에 올렸다. 반면 WSET 디플로마 그룹은 몰도바 와인 3종에게 같은 점수를 주며 공동 1위로 선정했다. 미디어 그룹은 카르페 디엠 배드 보이즈을 압도적으로 선호했고, 샤토 라퐁 로셰와 푸카리 프리덤 블렌드가 뒤를 이었다.

카르페 디엠 배드 보이즈와 푸카리 프리덤 블렌드를 가장 선호한 심사위원은 각각 3명으로 가장 많았다. 네그루 드 푸카리를 가장 선호한 심사위원은 2명이었으며, 샤토 라퐁 로셰는 한 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

공정하고 프로페셔널한 와인 서빙을 위해 노태정 현대백화점 수석 소믈리에가 와인 서빙을 맡았다. 아시아와인트로피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라다치니 와이너리의 CEO인 바실레 루카(Vasile Luca)와 카르페 디엠 와인메이커인 이온 루카(Ion Luca)가 참관인 자격으로 이 행사를 지켜보았다.

앞열에는 비니더스코리아의 전재완 대표(왼쪽)와 아베크와인의 최태호 대표(오른쪽)가 몰도바의 참관인들과 함께 앉아 있고, 뒷열에는 노태정 소믈리에(가장 왼쪽)와 9명의 심사위원들이 서있다.

‘대전의 발견(The Discovery of Daejeon)’을 기획하고 진행한 박찬준 아시아와인트로피 아시아 디렉터는 “몰도바 와인이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행사를 통해서 그 품질의 우수성이 입증되었다. 그러나 몰도바 와인이 보르도 그랑 크뤼보다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몰도바 와인이 보르도 그랑 크뤼 4등급의 와인과 대결했으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사용된 와인의 숫자도 적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와인의 이름이 아니고, 가성비 좋은 와인을 찾는 여행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여행의 목적지 중에 몰도바를 빠뜨릴 수는 없다"라며 이번 행사의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