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다이닝 워터로 정평이 난 산펠레그리노에서 열린 '에모지니오 달 몬도' 와인 품평회

2024-11-22     백난영
20회 품평회 유치 도시인 산 펠레그리노 마을 중심가에 자리잡은 그랑 호텔. 리버티 양식으로 단장한 호텔 개장식 때는 마르게리타 사보이 왕국 여왕이 참석했다

세계 유일의 카베르네와 메를롯 품종만 경쟁하는 에모지오니 달 몬도 와인품평회가 (정식명칭 Emozioni Dal Mondo Merlot e Cabernet Insieme)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성대하게 치러졌다. 특히 이번대회가 20주년을 맞는 행사라 본행사인 와인 품평회와 개최 도시가 펼쳐 보일 관광 인프라에 관심이 모아졌다.

유치 도시는 북이탈리아 온천 휴양지로 손꼽히는 산펠레그리노 테르메 (San Pellegrino Terme)였다. 물의 샴페인이란 닉네임을 얻고 있으며 고급 탄산수 브랜드로 각인되어 150개 나라에 수출되는 산 펠레그리노 워터 플랜트가 위치한다.

본 행사의 주최와 협찬을 맡고 있는 발칼레피오 와인 협회의 세르조 칸토니 책임자는 " 20회 대회 개최 장소로 산펠레그리노를 다년간 추진해 왔는데 유치에 성공해서 기쁘다" 며 ‘"국제 심사원들이 물의 도시가 선사하는 관광 콘텐츠를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회 품평회 결과

올 해는 25개국에서 304종류의 와인을 출품했다. 심사 패널 구성은 29개국 출신 75명의 심사원이 8개 조로 나뉘어 국제와인 기구(OIV)가 규정한 심사 기준에 따라 우승자를 가려냈다. 총 92개의 와인이 우승을 했으며 이를 메달별로 보면 그랑 골드 메달 한 개, 골드메달은 91개였다

품평회 현장과 심사가 열렸던 비조 호텔건물

그랑 골드는 92,22를 획득한 오스트리아의 Hersteller Weinbau Gangl 와이너리가 출품한 Cabernet Sauvignon Rose’ Auslese 2018이다. 91개의 골드메달은 14군데 나라가 가져갔는데 이를 국가별로 메달 순위를 보면 이탈리아가 40개로 압승을 거두었다. 이어 세르비아 가 26개 골드메달로 2위를 차지했고 체코, 크로아티아, 북마체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그리스, 독일, 보스니아, 헝가리, 남아프리카 공화국, 캐나다가 뒤따른다. 이탈리아와 세르비아는 출품수로도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우승 와인 참고 https://www.emozionidalmondo.it/en/winners)

에모지오니 달 몬도는 2005년 롬바르디아주 제2도시 베르가모에서 창립식을 가졌다. 모든 대면 행사의 시계가 멈춘 2020 년에는 베르가모에서 개최해 이탈리아 최대의 코로나 19 감염지란 불명예를 떨쳐버렸다. 국제와인기구 (Organization de la Vigne et du Vin)가 승인한 메를로, 카베르네 품종 (블랜딩, 단독양조)만 출품가능한 대회다. 베르가모 지방(Bergamo Province) 와인 생산자 협회인 발칼레피오 와인 협회가 주최한다. 발칼레피오 와인은 베르가모 지방의 아이콘 와인이자 이탈리아 최초의 보르도 품종 산지이기도 하다. 주최지를 베르가모지역 내 명소가 번갈아 가며 유치하는 관계로 문화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다음은 국제 심사원이 방문했던 명소들을 소개한다.

알프스 휴양 도시 산펠레그리노 테르메

북단 30km 떨어진 브렘바나 계곡 초입에 위치한다. 이 계곡은 알프스 연봉에 앞서 비교적 산세가 낮고 호젓한 곳에 들어앉아있어 로마시대부터 귀족 휴양지로 알려졌다. 알프스 계곡의 녹은 눈이나 비를 끌어모은 브렘보 강(Fiume Brèmbo)이 좁고 긴 도시 강변을 따라 흐른다.

강 좌안에는 산 펠레그리노 마을의 상징인 그랑 호텔이 자리 잡고 있다. 리버티 양식으로 단장한 그랑 호텔은 1905년 호텔 개장식 때는 마르게리타 사보이 왕국 여왕이 참석했다. 이후 사보이 왕가의 온천 휴양지로 이름을 떨쳤다. 도시 분위기는 리버티 스타일이 대세지만 건물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문양 생김새가 제각각이다. 물의 도시답게 광장마다 분수가 물을 뿜어내고 있어 도시는 활력이 넘친다.

전 세계 소믈리에와 셰프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산펠레그리노 탄산수가 이곳 지명을 딴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알프스 해발 1200~1300미터에서 스며든 비나 빙하수가 해발 350미터 지점에서 솟아나는데 이곳에 산 펠레그리노 워터 플랜트가 위치한다. 여기서 취수한 물에 탄산가스를 주입한 거다. 기포가 섬세하고 부드러운 맛을 지니며 가는 기포 줄기가 샴페인과 흡사해 물의 샴페인이라 한다. 기포에 서려있는 쌉쌀한 미네랄 향은 음식의 풍미를 돋보이게 해 파인 다이닝 워터로 정평이 나있다.

산 펠레그리노 온천이나 탄산수로 이용되는 물의 기원은 30년 전과 맞닿아 있다. 이 기간 동안 여러 암반층을 통과하면서 각종 무기질, 철, 아연 같은 미량 원소가 녹아든다. 특히 간해독 및 소화기능 강화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레조 워시 치즈 본고장

산펠레그리노 테르메에서 북쪽으로 5.5km 전진하면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 북서 방향으로 틀어 13 km 가면 발탈레조 계곡에 진입한다. 해발 1천 미터의 고산지로 DOP등급에 지정된 탈레조 치즈의 본고장이다. 원산지인 발탈레조 지명을 딴 탈레조가 치즈이름으로 굳어졌다.

44년간 탈레조 치즈 제조에 전념해 온 산탄토니오 치즈 협동조합을 방문했다. 발탈레조 계곡과 발브렘블라 계곡에서 방목하는 여덟 군데 낙농장으로부터 수거한 우유를 응고해 탈레조를 만든다. 들초나 사일리지 사료로 키운 젖소가 낸 원유에 배어있는 독특한 풍미를 보존하기 위해 멸균하지 않는다.

치즈장인이 탈레조 치즈 DOP 인증마크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스트라키툰 Strachitunt’이란 DOP 등급 블루치즈와 연성치즈와 경성치즈 여섯 종류를 선보이고 있다. 협동조합은 탈레조 치즈 응고와 사각형태로 굳힌 다음 표면에 탈레조 마크를 새기는 공정이 이루어진다. 이 마크가 없으면 탈레조 치즈에 실격된다. 이어 계곡 아래에 설치한 숙성장소로 옮겨진 후 치즈 표면을 소금물로 닦고 뒤집는 워싱 숙성이 따른다. 워싱을 통해 오렌지색을 띠게 되고 내부는 크림 식감을 얻는다.

견학 후 네 종류의 치즈와 발칼레피오 와인을 페어링 했다. 와인은 베르가마스카 Cantina Bergamasca 와이너리가 협찬했다.

포르마젤라 연성치즈와 발칼레피오 비앙코 Doc  - 피노 비앙코, 피토 그리조, 샤르도네 블랜딩

브란지 Branzi 경성치즈 와 테레 델 콜레오니 Doc - 인크로초 테르지 no.1 품종

탈레조 워시 치즈와 발칼레피오 로쏘 Doc 리제르바 -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블랜딩

스트라키툰 블루치즈와 발칼레피오 모스카토 파시토 Doc 페르세오 - 모스카스 디 스칸조 품종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공인 소믈리에
국제 와인 품평회 심사원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운영
이탈리아 치즈 테이스터 협회(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1 레벨 와인 치즈 테이스터
랑게 와인 앰버서더
로에로 와인 저널리스트 협회가 주최하는 2022년 국제 와인 저널리스트에 선정

Certified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Columnist of Korean Wine Magazines
Wine Judge from International Wine Awards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Langhe Wines AmbassadorOrganizer of Winery Tour in Main Italian Wine Region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