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데냐 근원과 맞닿은 시니스 와인

2025-04-10     백난영

사르데냐 섬은 태곳적 매력을 섬 안에 꼭꼭 감춰 둔 신비에 싸인 이탈리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르데냐는 세운 용도나 목적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누라기 선사 유적과 에메랄드 해안 같은 단편적 지식이 고작이다. 보타르가 어란과 페코리노 양젖 치즈의 짭짤한 맛, 혹은 이탈리아 와인 시음회에서 맛본 베르멘티노나 카노나우 와인을 통해 섬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 있는 정도랄까.

지난 3월 17일, 18일 양일간 시니스 반도 일대에서 개최된 시니스 와인 이벤트는 사르데냐 섬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본 행사는 시니스 와인즈(SINIS WINES) 협회와 사르데냐 바이오 협회(FONDAZIONE DISTRETTO SARDEGNA BIO)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섬 중서부 해안가에 자리 잡은 시니스 반도는 섬 안의 일부분이지만 토착 품종, 미식, 태곳적 역사로 호흡하는 사르데냐의 심장 자체였다.

먼저 시니스 반도까지는 주도인 칼리아리와 오리스타노 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한 시간 30분쯤 주행해야 한다. 이어 카브라스 방향으로 6킬로미터 서진하면 길은 해안길로 접어들고 여기서 커다란 커브를 그리며 좌회전하면 오리스타노 만을 향해 돌출된 시니스 반도가 형채를 드러낸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오리스타노 지방에 속하며 오리스타노 만을 둥글게 감싼 해안은 크고 작은 석호를 품은 늪지대와 평행을 이룬다. 현지인은 석호를 연못이란 뜻의 스타뇨(stagno)라 부른다. 또한 중서부의 유일한 강 티르소의 이름에서 따 온 티르소 계곡 끝자락이 여기서 수명을 다하고 바다에 잠긴다.

스타뇨는 이곳 사람들의 생활터전이다. 지중해 캐비어로 알려진 보타르가는 스타뇨에서 어획한 숭어알을 염장건조한 특산물이다. 늪에서 자라는 갈대는 매우 요긴하다. 옛날 어부들은 햇빛에 바싹 말린 갈대를 손으로 꼬아 파쏘네란 토종 낚싯배를 만들었다. 주로 낚시 초보자가 사용했는데 물고기를 잡되 갈대가 물을 빨아들여 가라앉기 전에 낚시를 끝내라는 의미다. 물고기를 너무 많이 잡으면 배가 가라앉으니 과욕을 부리지 말라는 경고도 담고 있다. 갈대는 건축재로도 사랑을 받았다. 잘게 절단한 갈대와 진흙을 섞어 벽을 세웠고, 와인 숙성실 천장을 갈대로 엮은 망을 설치하면 갈대에 묻어온 자연 효모가 와인에 독특한 맛을 준다.

시니스 와인과 따라다니는 페어링 음식들. 보타르가 어란, 페코리노 치즈, 카라사우 사르데냐 빵

시니스 반도는 누라기 문명과 지간티 거인조각 발생지

시니스 반도는 현지인들의 정신적 지주다. 청동기 시대 누라기 돌탑을 축조했던 선조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기원전 8세기경 페니키아인이 이 터에 신전을 세우고 타로스란 이름을 지어줬다. 후에 카르타고가 지중해를 패권하여 사르데냐, 코르시카, 시칠리아를 거점으로 하는 제국을 세웠고 이때 타로스는 지중해 무역의 거점지로 등극한다. 기원전 238년 로마가 카르타고를 제압한 뒤로 로마 수중에 들어간다. 이때 사각형 성벽 안에 수로, 목욕탕, 바둑판 가도가 관통하는 전형적인 로마 도시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현재는 두 개의 로마 기둥만이 등대처럼 서있다.

카브라스 연못(Stagno di Cabras) 북서방향으로 누라기 유적지가 산재하는 데 이 중에 몬테 프라마(Mont’e Prama) 거인상 발굴지는 유독 시니스의 프라이드다. 오똑한 코, 눈이 있을 자리에 새겨 넣은 도넛모양 테두리를 두른 눈, 눈 크기에 비해 기형적으로 작은 입과 각진 턱을 한 2미터 장신의 석회석 조각이다. 기묘한 얼굴과 흰색 피부가 어우러져 아우라가 신비하다. 1974년 한 농부가 자신의 밭에서 발견한 것으로 발굴 이래 5178개의 돌 파편이 출토되었는데 이 조각들을 조립해 16개의 거인상을 완성했다. 조각은 전사, 권투선수, 양궁선수를 묘사했다. 고고학자들은 제작시기를 누라기 문명이 절정을 이룬 기원전 8세기 경으로 추정한다. 대부분의 유물은 토착 귀족의 조상을 모시던 신전내부에서 발견됐다.

서 지중해의 가장 오래된 자생 품종의 보고

시니스 지역은 중세부터 베르나차 디 오리스타노(Vernaccia Di Oristano)란 와인을 빚어왔다. 오리스타노의 베르나차 와인이란 뜻인데 베르나차는 품종명 이기도 하다. 베르나차는 3천 년 전 이곳 선조들이 어떤 형태로든 와인을 만들었을 거란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카브라스 인근 ‘사 오사(Sa Osa)’란 누라기 군락에 있는 우물터에서 1만 5천 개의 포도씨가 발견되었다. 불에 탄 흔적이 없고 몇 년 전에 버렸던 씨처럼 실물과 닮았다. 우물 안의 서늘한 기온이 자연 보존제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한 결과 누라기 전성기인 3천 년 전 야생 포도 씨로 밝혀졌다. 이어 포도씨와 사르데냐 품종 유전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베르나차와 말바시아 조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야생 포도가 농부손에 의해 개량을 거듭한 뒤 와인 생산에 적합한 품종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 발견은 서 지중해 연안국에 재배되는 포도품종 대부분이 페니키아인과 로마인이 전했다는 학설과 대립된다.

전통방식을 따른 산화 와인의 기준- 콘티니 1898 와이너리

카브라스 마을에 자리 잡은 콘티니 와이너리는 4대째 베르나차 와인을 만들고 있다. 콘티니 가족의 주특기는 산화숙성(Vino Ossidativo) 기법으로 와인에 복합미를 얻는 거다. 이 방식을 적용한 와인을 ‘베르나차 디 오리스타노’라 하는 데 산화숙성은 오리스타노 지방에 전래되는 양조풍습으로 DOC 규정에도 명시돼 있다. 베르나차 (Vernaccia)란 명칭이 붙은 이탈리아 와인은 두 개 더 있다. 베르나차 디 산지미냐노와 베르나차 디 세라페트로나인데 이름만 같지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서로 무관한 베르나차가 여러 개 있게 된 데는 어원이 낳은 혼란이다. ‘장소’를 뜻하는 라틴어 베르나쿠룸(vernaculum)에서 따 왔기 때문이다. 직역하면 오리스타노에서 자라는 포도나무다. 그러니 고대 이탈리아에는 마을마다 베르나차 와인이 있던 셈이다.

콘티니 숙성실에 비치된 플로르 모형

산화숙성은 한마디로 오크통에 자생하는 플로르(Flor) 효모의 탄생과 사멸로 요약될 수 있다. 먼저 발효한 베르나차 와인을 밤나무나 오크나무 재질로 만든 보테에 붓는 데 통의 3분의 2까지만 채운다. 그러면 통 밑에 잠겨있던 플로르 효모가 와인표면으로 솟아오르면서 입자들끼리 결합해 플로르 막을 형성한다. 플로르는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에 효모의 일종으로 와인과 산소의 직접 접촉을 방지하는 보호막이다. 플로르 층 밑에서는 에탄올이 산화되어 아세트알데히데를 만들고 더 놔두면 산화부케에 기여하는 아세탈 방향성분을 형성한다. 이어 효모 세포는 분열하면서(자가분해) 여러 성분을 배출한다. 플로르가 사멸하면 산화를 촉진시켜 부케 종류가 늘어나고 강도도 짙어진다. 이 기간은 보통 3~4년 걸린다.

산화 속도는 숙성실의 온도와 습도가 좌우한다. 콘티니 숙성실은 온습도 조절장치가 없어 실내 온도는 겨울에는 4도, 여름에는 40도까지 치솟는다. 창문은 통기가 잘되는 윗부분에 설치했고 항상 열어 놓는다. 바람이 수분 증발을 촉진시켜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는 데 1년에 0.2~0.3도 비율로 상승한다고 한다. 콘티니의 베르나차는 밤나무에 숙성한다. 밤나무통 속에는 천장에 설치한 갈대 망에 묻어 온 자연효모도 살고 있다.

산화숙성인 관점에 비추어 보면 스페인 쉐리주나 프랑스 뱅 존을 흉내 낸 짝퉁 같으나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진화했다. 셀러 어디에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나무통을 바꿔가며 숙성하는 솔레라는 보이지 않는다. 빈티지 와인이기 때문인데 각 나무통은 한 빈티지만 품고 있고 병입전에 동일한 빈티지끼리 블랜딩 한다.

베르나차 디 오리스타노는 강렬하고 신맛을 동반한 쌉쌀함이 두드러진다. 산화 부케에 익숙하지 않으면 거부감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콘티니는 순한 타입인 플로르를 선보이고 있다. 4년 동안 통에 머문 와인들을 혼합해 병입 한 뒤 한 해 더 안정시켰다. 산화부케도 순하고 알코올이 목에 닿을 때 뜨겁지 않아 음용성도 좋다. 한 병은 375ml, 현지가로 15유로면 근사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2020년 산은 호두, 바닐라, 버터 캔디, 철, 꿀, 럼주 향이 바다의 비릿한 내음과 올라온다. 드라이한 맛의 깔끔한 여운과 견과류의 감칠맛이 혀를 감싼다. 산도와 짭짤한 미네랄이 잘 어우러지며 상반된 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리제르바 1991빈티지는 밤나무와 오크 통에서 최소 20년 머물렀다. 라벨에는 1991년으로 표기했으나 함량의 13%는 1975년과 1969년이 섞여있다. 감초, 바닐라 스틱, 꿀, 조청, 한약, 위스키, 건 망고, 사프란, 타바코, 바다 짠내, 매니큐어, 키나, 견과류 등 열 가지도 넘는 향이 너울대다 코에서 식도까지 번진다. 강렬한 산미, 꼬집는 듯한 매콤한 맛도 느껴지다 갑자기 19도의 알코올이 혀를 매끄럽게 보듬는다. 미네랄 맛, 바다 짠 맛, 육지의 온갖 식물이 어우러진 강한 미각의 충격을 경험할 수 있다.

베르나차 콤포니도리(Vernaccia Valle del Tirso IGT)는 베르나차의 팔색조기질을 보여주는 와인이다. 화이트 와인처럼 발효한 베르나차를 플로르 숙성한 오크통에 6개월 숙성했다. 레몬, 샐비어, 허브, 살구향, 들 꽃의 산뜻함과 플로르의 매니큐어, 바다 내음, 호두가 절묘한 만남을 이룬다.

콘티니 로고 N글자 위에 비스듬히 얹혀있는 선은 파소네 낚시 배를 상징한다. 초보자용 낚싯배인 점을 감안해 초심으로 와인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콘티니는 라벨 디자인을 정할 때 지역상징물에서 착상을 얻는다. 지간티 Giganti 라벨은 거인 조각상을 본 딴 것이다

오직 베르나차 디 오리스타노 생산을 위해 탄생한 칸티나 델 리메디오

1953년, 타르소 계곡 농부들은 그동안 마음속으로 키워왔던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지역밖에 베르나차 납품을 중단하고 마을 안에서 와인을 만들겠다는 결의다. 이어 협동조합 와이너리를 출범시켰고 이름은 조합원의 뜻을 반영한 ‘칸티나 델 베르나차’라 지었고 오직 베르나차 디 오리스타노만 생산했다. 72년 흐른 후 회원수는 17개 지역, 53명으로 늘어났으며 이들이 보유한 포도밭 면적은 1백여 헥타르에 달한다. 그동안 품종도 베르나차에서 베르멘티노, 니에데라, 보발레, 카노나우, 베르멘티노로 다변화 했다. 2년 전에는 이름을 칸타나 델 리메디오(Cantina Del Rimedio)로 개칭했다.

양조장 내부는 이탈리아 최초로 손꼽히는 대형 프레스코화가 장식돼있다. 화가는 오리스타노 출신으로 표현주의 화가로 활동했으며 이탈리아 영화의 네오리얼리즘에 기여했던 카를로 콘티니다. 벽화는 베르나차를 주제로 5편의 연작으로 구성됐는데 베르나차를 중요한 역사적 순간과 접목시키는 기법으로 신화적 분위기를 살렸다.

최근에는 화가에게 헌정하는 코르베사(Corbesa) 라인을 출시했다. 그림과 사르데냐 토착품종을 매칭시켜 지역성을 살렸다. 코르베사 베르나차(Valle del Tirso IGT)는 순수하게 베르나차만 담았고 콘크리트 탱크에서 숙성한 와인(70%)과 플로르 숙성한 와인(30%)을 블랜딩해 미각에서 신선한 화이트 와인과 산화풍미의 현란함을 만끽할 수 있다.

세우(Seu) 스푸만테는 니에데라(Nieddera) 품종을 샴페인 방식으로 만든 로제 스푸만테다. 니에데라는 시니스 반도 일대에서만 자라는 토착 레드품종으로 어원은 색이 짙다는 토착어 니그라 베라(Nigra Vera)에서 따 왔다. 안토시아닌 색소와 타닌 함량이 높아 이곳 사람들은 성분침출 시간을 짧게 하여 가벼운 로제 와인이나 로제 스프만테로 즐긴다.

창립 모토답게 베르나차 숙성실 규모는 지역 최고를 자랑한다. 5백 리터 병으로 연8천 병 실적이란 잣대로 보면 큰 것 같지만 통마다 한 빈티지만 들어있고 나무재질과 크기의 미묘한 차이를 중시하다 보니 공간이 많이 필요하게 됐다. 이 통들 중 가장 귀한 와인은 리제르바를 품고 있는 밤나무다. 20년 숙성하면 유디케스 Judikes 리제르바 라벨을 단다. 유디케스는 최상의 빈티지만 출시하기 때문에 밭부터 선별작업이 까다롭다. 해풍을 맞으며 자란 20년 이상 수령에 수확 시 측정한 100그램 당도가 24.4 브릭스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그 이하면 산화숙성을 견딜만한 알코올 도수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디케스는 여태까지 네 번 생산했는데 1990, 2003, 2008, 2011 빈티지다. 2003년 빈티지는 599병이 전부고 병에 일련번호가 표시돼 있다. 육두구, 은은한 삼나무, 버터 스카치 캔디, 견과류, 산화부케, 밤 꿀, 대추차, 럼주에 절인 사워체리향이 지속적으로 솟아오른다. 알코올과 미네랄의 매끄런 질감을 품은 중후한 맛은 모든 음식 페어링에 추천할 만하다. 꼭 푸드와 매칭하지 않더라도 본연의 맛 자체로도 훌륭하다.

청정한 자연에 유기농법까지. 테누테 에바리스티아노의 자연을 쏙 빼닮은 와인

시니스 반도 북서쪽으로 에머랄드 빛 파도가 찰싹대는 천혜의 백색 해안이 펼쳐져있다. 산아레나 스코아다-풋추 이두-만드리오라-카포 만누 곶까지 6.5km 구간으로 석영모래가 눈 부실 정도의 흰빛을 발산한다. 끊임없이 불어오는 미스트랄 북서풍은 윈드 서퍼, 카이트 서퍼는 물론 스쿠버 다이버들의 버킷리스트 해안으로 꼽히고 있다.

풋추 이두 해안에서 내륙 쪽으로 4km 거리에 ‘테누테 에바리스아노(Tenute Evaristiano)‘ 와이너리(이하 테누테)가 있다. 양조장을 중심으로 360도 방향으로 시선이 닿는 곳은 테누테 소유지다. 해풍과 미스트랄 바람이 교차하는 장소에 위치해 공기가 저절로 맑아지는 청정지역이다. 사르데냐 섬 어디나 그렇듯 자연은 놀라운 유적을 품고 있다. 이번에는 도무스 데 야나스(Domus Del Janas), 요정의 집이란 지하무덤이다. 절벽이나 땅 속을 파 들어간 동굴에 시신과 유물을 보관하던 장소다. 이런 유적이 사르데나에 5백여 개가 있다고 한다. 더욱이 지하무덤을 만든 이들이 누라기 탑을 쌓은 이들보다 2천 년 앞서 섬에 거주했다고 하니 놀랍지 않은가.

구멍 형태의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돌기둥에 의해 분리된 방들이 나오고 벽화의 흔적도 남아있다. 이 무덤을 만든 조상들은 시신을 땅에 놔두면 대지의 여신과 접촉하게 되어 환생한다고 믿고 있었다.

도무스 데 야나스 입구

테누테 에바리스티아노는 탄생 동기가 남다르다. 1920년 가톨릭 신자인 에바리스토 마데두와 베니아미나 피레다 부부가 고아와 버려진 장애인을 지원할 목적으로 자선단체를 설립한 게 시초다.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농장을 운영하였으며 특히 포도 농사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상품성이 뛰어난 포도재배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사르데냐 농업 협회와 협업으로 혁신적 농법을 도입했고 와인재배에 적합한 농지를 선별했다. 1990년에는 지금까지 축적한 포도재배 경험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와인양조 시설을 마련했다.

테누테는 중남부에 100여 헥타르의 토지를 소유하며 이 중 30헥타르에서 와인 제조용 포도가 재배되고 있다. 푸추 이두는 헤드쿼터로 전 지역에서 걷어들인 포도를 소화할 수 있는 양조와 숙성실이 마련돼있다. 연 병입량은 6만 병 정도, 10만 병이 단기 목표다. 포추 이두의 15헥타르 밭은 유리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바람을 맞고 자란 포도는 매년 다른 맛을 낸다. 모래, 석회석, 점토의 혼합토는 배수, 보습력을 갖춘 두 마리 토끼다. 강한 바람, 일교차, 건조한 기후 조건은 전정 횟수를 줄여도 그루 당 열리는 열매 수가 적다. 밀집식 농사를 지어 일부러 포도끼리 경쟁시키지 않아도 농축미가 뛰어난 고품질 포도가 열린다. 청정지역에다 유기농법으로 농사짓다 보니 와인 대부분이 유기농 마크를 획득했다.

(좌측부터) 아티초크, 아티초크와 보타르가 샐러드, 생선 카르보나라

테누테 와인은 베르멘티노, 세미다노, 보발레, 모니카 같은 토착품종 위주로 담백한 맛을 선보인다. 가급적 양조과정을 단순화하여 시니스의 순수함을 담았다. 비릿하고 쌉싸름한 맛의 보타르가 베이스 음식과 잘 어울린다. 세미다노 품종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앙금 숙성한 와인은 진저, 레몬, 서양배, 페트롤의 상큼한 향이 생선 카르보나라와는 그만이다. 참치와 훈제 숭어를 신선한 숭어알 소스에 버무린 파스타 요리로 시니스의 버킷리스트 메뉴다. 3월은 아티초크 계절이다. 방금 딴 아티초크는 잎이 야들해 얇게 썰어 올리브 오일에 버무리면 향긋한 맛이 살아난다. 여기에 보타르가 몇 조각을 올리면 비릿한 맛과 쌉쌀함이 묘한 콘트라스트를 이룬다. 앙금 숙성해 크림 질감을 얻은 카포 만누 베르멘티노와 매칭하면 비릿한 맛을 잡아주고 아티초크의 쌉쌀한 맛이 도드라진다.

카포 만누 보발레 (Capo Mannu Bovale 2022)는 백도, 장미, 블랙베리, 유칼립투스, 사워체리, 끼나, 제비꽃 같은 매혹적인 향기가 피어난다. 보발레는 타닌이 강한 품종이나 30%의 와인은 오크숙성 4개월 , 70%는 스테인리스 스틸 숙성 모델을 적용해 오크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매끄러운 질감과 섬세한 짜임새를 얻었다.

모니카(Monica di Sardegna Doc Flora 2023)는 토착품종으로 자주색에 가까운 루비색, 발효향, 체리, 장미,부싯돌, 산딸기, 타바코 , 바이올렛 등 몰입도 높은 향기를 낸다. 타닌결이 곱고 산도가 뛰어나며 알코올이 14 도인게 믿기질 않을 정도로 산뜻한 질감을 보인다.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공인 소믈리에
국제 와인 품평회 심사원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운영
이탈리아 치즈 테이스터 협회(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1 레벨 와인 치즈 테이스터
랑게 와인 앰버서더
로에로 와인 저널리스트 협회가 주최하는 2022년 국제 와인 저널리스트에 선정

Certified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Columnist of Korean Wine Magazines
Wine Judge from International Wine Awards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Langhe Wines
AmbassadorOrganizer of Winery Tour in Main Italian Wine Region 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