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로방스, 첫 '크뤼(Cru)' 획득... "로제 & 레드 와인 인지도 상승 기대"
꼬뜨 드 프로방스 생트-빅투아르(Côtes de Provence Sainte-Victoire)가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최초로 ‘크뤼(Cru)’ 지위를 획득하며, 지역 와인의 품질과 정체성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크뤼 지정은 생트-빅투아르 하위 지역에서 생산되는 로제 및 레드 와인에 적용되며, 기존의 보조 지리 명칭(DGC: Dénominations Géographiques Complémentaires) 중 최초의 승격 사례다.
지금까지 생트-빅투아르는 2005년 지정된 다섯 개 DGC 중 하나로, Côtes de Provence 원산지 명칭(AOC)에 속해 있었다.
생트-빅투아르 와인생산자협회장인 장-자크 발리키앙(Jean-Jacques Balikian)은 “DGC 지정이 크뤼 승격을 위한 첫걸음이었고, 이번 결정은 그 노력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DGC로 지정된 나머지 네 지역은 라 론드(La Londe), 프레쥐스(Fréjus), 피에르포(Pierrefeu), 노트르담 데 장주(Notre-Dame des Anges)다.
에릭 파스토리노(Eric Pastorino) 프로방스 와인 위원회(CIVP) 의장은 이러한 지역 정체성 강화를 적극 지지해 왔으며, 지난 4년간 생트-빅투아르의 크뤼 승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이론상으로는 단순한 명칭 변경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와인 생산자들은 이번 승격이 프로방스 로제에 있어서 떼루아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레드 와인에 대한 인지도 또한 끌어올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리키앙은 크뤼 지위가 생산자 입장에서 더 철저한 품질 관리 노력을 요구하게 되겠지만,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으며, 오히려 프로방스 와인이 종종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데에도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생산자들은 크뤼 지위가 판매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아드비니 그룹 산하 샤토 가시에(Château Gassier)의 마케팅 책임자 폴 알라리는 “‘크뤼’라는 용어는 와인 소비자에게 이미 익숙하고 고급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만큼, 판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토 쿠생(Château Coussin)의 소피 수메르 드낭트는 생트-빅투아르 와인의 고품질 이미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 확신했고, 도멘 라 그랑드 보키에르(Domaine La Grande Bauquière)의 도로테 사를라는 “DGC라는 모호한 명칭보다 소비자에게 훨씬 더 명확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생트-빅투아르는 프로방스 서부, 꼬또 도엑스(Coteaux d’Aix)와 꼬또 바루아(Coteaux Varois) 지역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아르크 강 계곡을 따라 펼쳐진 포도밭은 길이 18km, 높이 1,011m에 달하는 웅장한 석회암 절벽인 몽 생트-빅투아르(Mont Sainte-Victoire)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은 높은 경사면, 차가운 미스트랄 바람, 그리고 산맥이 지중해의 열기를 차단해주는 자연 환경 덕분에, 생트-빅투아르의 와인은 특유의 신선함으로 오래전부터 명성을 얻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