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럴 아마로네의 재발견, 파리나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Farina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DOCG) 2021

- 미니멀리즘 아마로네의 부드럽고 우아한 매력 돋보여

2025-06-02     김하늘 기자

이탈리아 발폴리첼라 지역의 명문 파리나(Farina) 와이너리의 공식 수입사 비케이트레이딩이 지난 5월 22일 몬드리안 호텔 클레오에서 와인 갈라 디너를 진행했다. 파리나 와이너리 수출 매니저 마리아 모스코니(Maria Mosconi)가 방한해 베로나 발폴리첼라 지역의 특성과 포도품종, 파리나 와이너리의 철학, 양조 특징 등을 설명해 파리나 와인에 대해 깊은 고찰의 기회가 있었다.

파리나 와이너리 수출 매니저 마리아 모스코니(Maria Mosconi) @비케이트레이딩

발폴리첼라 지역은 토착품종인 코르비나, 론디넬라, 오셀레타 등 손수확한 포도를 자연 건조(아파시멘토)시켜 건포도의 상태로 양조하는 아마로네 와인이 유명하다. 한번 양조에 사용한 포도를 재압착해 양조하는 리파소 스타일도 유명하다.

파리나 와이너리는 운영 철학에서 정직함을 강조하면서 와인 양조시에는 자연을 중시하면서 인위적인 느낌을 최소화한 포도 중심 와인 생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수차례 ‘중성적인’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아마로네 와인 특유의 농축된 과실향과 풀바디 등에 집중하기 위해 오크 터치는 최소화하려는 파리나 와인만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파리나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Farina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DOCG) 2021 @비케이트레이딩

이날 디너에서의 메인 와인은 파리나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Farina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DOCG) 2021였다. 석회질 기반에 자갈이 섞인 복합 토양으로, 코르비나 70%와 코르비오네, 론디넬라 등을 각각 10% 블렌딩했다. 9월 중순부터 수작업 선별 수확 후 90일간 자연 건조하여 저온 침용 후 시멘트 탱크에서 발효를 진행한다. 흥미로운 포인트는 슬로베니아산 3500리터짜리 대형 오크통 숙성과 시멘트 탱크에서의 추가 숙성이었는데, 대형 오크통은 와인과 접촉면이 좁아져 오크 터치가 최소화된다. 슬로베니아산 오크통은 프랑스 오크통보다는 강한 토스티한 느낌도 덜해 중성적이고 절제된 느낌을 추구하는 양조 철학이 드러났다. 시멘트 탱크 추가 숙성도 같은 노력이라고 판단된다.

수입사에서 제공한 와인 디스크립션에서도 “깊이와 순수함을 동시에 표현해낸 과하게 꾸미지 않은, 보다 절제된 스타일의 우아한 정통 아마로네’로 표현됐다. 와인의 캐릭터에서도 바디 부분은 5점 척도에서 4점으로 전형적인 풀바디 와인 보다는 절제된 무게감을 갖고 있다.

몬드리안 호텔 클레오에서 파리나 와인 디너가 진행됐다. @비케이트레이딩

진한 루비색에 말린 체리, 무화과 등의 드라이한 과실향과 초콜렛, 코코아 느낌의 진한 풍미에 약간의 스파이시한 향신료가 어우러진 복합적인 노트를 갖고 있으며, 적절한 산도와 부드러운 탄닌과 풍부한 피니쉬를 가져 밸런스가 뛰어나다. 설명에서처럼 인위적으로 강한 스타일의 오크통 사용보다는 시간에 맡기는 의도된 숙성 스타일이다. 강한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아마로네 와인들 중 절제하고 재해석하여 부드럽고 접근하기 쉬운 뉴트럴 스타일로 진화했다. 만약 강하고 진한 스타일의 아마로네만 접한 독자라면, 새로운 스타일의 아마로네로 추천할 수 있다.

파리나 와인 5종 @비케이트레이딩

디너에서 함께 준비된 파리나 소아베 클라시코(Farina Soave Classico) 2022는 꽃향과 더불어 초록색과 노란색으로 넘어가는 과일향과 쨍한 산도가 인상적이었으며, 파리나 아파실렌토 비앙코(Farina Appassilento Bianco Veneto IGT) 2021은 아파시멘토+렌토(Lento: 천천히)의 합성어 아파시렌토라는 현대적인 양조 방식으로 천천히 건조시켜서 양조한 화이트 와인으로 숙성 풍미를 가지고 있으며, 부드럽고 우아한 인상을 가진 밸런스 좋은 화이트 와인이다. 파리나 발폴리첼라 (Farina Valpolicella DOC) 2021는 체리, 라즈베리 등 레드 계열의 섬세한 과실향이 특징이며 산도가 좋은 가성비 좋은 데일리 와인이며, 파리나 몬테코르나 발폴리첼라 리파소 클라시코 수페리오레(Farina Montecorna Valpolicella Ripasso Classico Superiore DOC) 2019은 단일 밭이라는 뜻의 몬테코르나의 특징처럼 과실향이 훨씬 집중도 있고, 구조감, 섬세함 등을 잘 갖춘 훌륭한 와인이다.

비케이트레이딩은 곧 파리나 와이너리의 또 다른 역작 파리나 메짜드로 알라 폰타나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DOCG 리제르바 (Farina Mezzadro alla Fontana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DOCG Riserva)의 국내 런칭을 공식화했으며, 파리나 피노그리지오, 파리나 알렉산드로 발폴리첼라 클리사코 수페리오레, 파리나 파밀리아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등의 와인도 한국에서 곧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