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세계 와인 소비량, 미국 & 중국 급감해... 1인당 소비량 1위는 포르투갈
2024년 전 세계 와인 소비량은 약 2억 1,420만 헥토리터(hl)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이는 1961년(2억 1,360만 hl) 이후 가장 낮은 소비량으로 기록된다.
세계 와인 소비는 2018년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 흐름은 단순한 일시적 요인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중국의 소비량이 매년 평균 200만 hl씩 줄어든 것이 세계 소비 감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주요 시장의 와인 소비가 급격히 위축됐고, 2021년에는 봉쇄 해제와 외식업(HoReCa) 재개, 사교 활동 증가로 잠시 반등했지만, 이는 지속되지 못했다.
2022년부터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 에너지 위기, 공급망 혼란이 겹치며 생산 및 유통 비용이 상승했고, 이는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수요를 더욱 억눌렀다. 고물가와 실질 구매력 하락이 겹친 2023년에도 주요 시장은 줄줄이 소비 감소를 겪었고, 2024년 역시 이런 부정적 흐름이 이어지며 20개 주요 소비국 중 15개국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소비 감소는 단기적인 경제·지정학적 요인 외에도 구조적인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성숙한 시장에서는 라이프스타일 변화, 사회적 습관의 전환, 세대별 소비 패턴 변화 등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장기적 트렌드는 최근의 경제 환경과 맞물리며 세계 와인 산업에 중대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유럽, 여전히 세계 최대 시장… 그러나 소비 감소 뚜렷
2024년 유럽연합(EU)의 와인 소비량은 약 1억 360만 hl로, 전 세계 소비의 48%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는 전년 대비 2.8%, 최근 5년 평균 대비 5.2% 감소한 수치로, 전통적인 주요 소비국들의 수요 위축이 반영된 결과다.
EU 내 최대 소비국인 프랑스는 2300만 hl를 소비하며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이탈리아는 2230만 hl로 소폭 증가(+0.1%)했으나 5년 평균보다는 3.6% 낮았다. 독일은 1780만 hl로 3% 감소했고, 스페인은 990만 hl로 1.2% 증가해 2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포르투갈은 560만 hl를 소비하며 전년 대비 0.5% 증가, 팬데믹 이전보다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네덜란드(−8.1%), 루마니아(−11%), 오스트리아(−2.6%) 등은 모두 소비 감소를 기록했으며, 헝가리는 220만 hl로 7.5% 증가해 2019~2020년 수준을 회복했다.
주요 국가별 2024년 와인 소비량 (OIV 기준)
미국: 33억 리터 (−5.8%)
프랑스: 23억 리터 (−3.6%)
이탈리아: 22억 리터 (+0.1%)
독일: 18억 리터 (−3%)
영국: 13억 리터 (−1%)
스페인: 9.6억 리터 (+1.2%)
러시아: 8.1억 리터 (+2.4%)
아르헨티나: 7.7억 리터 (−1.2%)
포르투갈: 5.6억 리터 (+0.5%)
중국: 5.5억 리터 (−19.3%)
1인당 소비량 1위는 포르투갈
국가별 1인당 연간 와인 소비량(750ml 병 기준)에서는 포르투갈이 81병으로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이탈리아(57병), 프랑스(55병), 스위스(40병), 오스트리아(38병), 호주·독일·헝가리(각 33병), 스페인(32병), 영국(30병) 순이었다.
중국·미국 감소, 인도는 급증… 아시아 시장의 양극화
중국은 2024년 와인 소비량이 680만 hl로 전년 대비 무려 25.1%나 감소했다. 이는 1994년 이후 최저치로, 인구 고령화, 소비 트렌드 변화, 음주 규제 강화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일본은 330만 hl로 0.7% 감소에 그쳐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인도는 230만 hl를 소비하며 전년 대비 15.1% 증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산층 확대와 젊은 세대의 와인 문화 확산이 이 같은 성장을 견인했다.
남반구와 아프리카 시장도 혼조세
남미 최대 소비국 브라질은 340만 hl로 전년 대비 9.7% 감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아르헨티나는 870만 hl를 기록해 2.0% 증가했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남아공이 460만 hl로 2023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는 최근 5년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치다.
오세아니아에서는 호주가 540만 hl를 소비하며 전년 대비 3.5% 감소했으며, 이는 2020년 이후 이어진 하락세의 연장선이다. 소비자들의 건강 인식 제고와 음주 습관 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뉴질랜드는 90만 hl로 5.7% 증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