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철의 와인이야기] 포트와인의 숙성
포트와인은 숙성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숙성은 나무통이나 탱크 혹은 병에서도 이루어지는데, 오래된 나무통에서 숙성할 때의 나무통 크기는 포트와인 스타일에 따라 달라진다. 루비 포트(Ruby port)와 빈티지 포트(Vintage port)는 큰 나무통, 토니 포트(Tawny port)는 작은 나무통에서 숙성시킨다. 토니 포트는 산화적 숙성과정을 거치는 반면, 루비 포트나 빈티지 포트는 산화과정이 거의 없는 환원적 숙성을 거치기 때문이다.
루비 포트, 리저브, LBV 포트는 보통 큰 나무통에서 2, 3년 혹은 6년 동안 숙성을 시키면, 진한 붉은색에 신선한 향미를 갖게 되고 체리나 블랙베리 향이 나오게 된다. 토니 포트(10, 20, 30, 40년 단위로 숙성)는 작은 나무통에서 장기간 숙성을 시키므로 견과류와 버터스카치 향이 베이게 된다. 화이트 포트는 보통 큰 나무통에서 2-3년 숙성시킨다. 화이트 포트는 전통적으로 레드 포트와인과 같이 껍질이 있는 채로 발효시키는데, 이 경우는 산화를 일으키는 조건에서 숙성된다. 그러나 옅은 색깔과 신선한 아로마를 얻으려면 껍질 접촉 시간을 짧게 하면 된다. 레드 포트와인과 같이 대부분의 화이트 포트는 당분이 반 정도 발효되었을 때 와인 증류주를 첨가한다. 세미 드라이와 드라이 화이트 포트는 더 나중에 하거나 알코올발효가 끝난 다음에 하기도 한다.
와인 증류주 첨가는 와인의 아세트알데히드 함량을 높여준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안토시아닌과 타닌의 축합을 촉진시켜 색소를 안정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고농도의 당은 소량의 플라보노이드의 쓴맛(떫은맛은 아님)을 무마시키는 경향이 있다. 영 포트와인은 일반적으로 달고 진한 붉은 색깔에 고농도의 타닌 그리고 과일 향을 가지고 있다. 영 와인의 색깔과 아로마와 풍미는 포도와 알코올발효 그리고 첨가하는 와인 증류주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이 와인은 몇 가지 포트 스타일에 관련된 복합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숙성이 필요하다. 포트와인은 오래된 나무통에서 3년에서 10년 혹은 그 이상 숙성시킬 수 있는데, 나무통은 525ℓ 혹은 600ℓ부터 2십만ℓ 이상까지 다양한 크기가 있다. 숙성 방법과 기간, 나무통의 용량, 따라내기 중 산화 등의 요인이 의도하는 포트와인 스타일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루비와 빈티지 포트로 만들 것은 일반적으로 큰 나무통에서 숙성시키며, 토니 포트를 만들려면 작은 나무통에서 숙성시킨다.
빈티지 포트는 다른 포트와 다르게 병 숙성에 묘미가 있다. 빈티지 포트는 나무통에서 2년 정도 숙성시키고 병에 넣어 10-50년 숙성시키는데, 병에서 숙성되면서 맛이 미묘해지고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애가 태어나면 빈티지 포트를 구입하여 21살이 되었을 때 선물하기도 한다. 빈티지 포트의 보관은 어둡고 시원한 곳에서 상표가 없는 쪽으로 눕힌다. 요즈음은 페인트로 상표를 그리기도 한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