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탓은 이제 그만" 변화하는 음주 트렌드 속 다시 돌아온 젊은 소비자들
생활비 상승과 절주 트렌드 확산으로 인해 많은 시장에서 주류 소비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소비자층은 외부 경제 여건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고 있으며, Z세대(Generation Z)는 다시 주류 시장으로 복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주류 시장 데이터 분석기관 IWSR의 장기 소비자 인식 추적 조사인 베브트랙(Bevtrac)에 기반한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알코올 음료에 지출하는 금액은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줄어들고 있다. 이는 생필품 가격 상승과 절주 경향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Z세대는 기존의 고정관념과 달리, 음주 참여율과 소비 빈도를 회복하며 주류 시장 내 존재감을 다시 키우고 있다.
IWSR가 2025년 3월 실시한 베브트랙 조사에 따르면, 세계 15대 주요 시장의 소비자 심리는 지역에 따라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지역은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부정적인 정서가 우세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생활비 압박 속에서 소비자들은 필수 지출 항목을 우선시하며, 외식 및 외부 음주 활동에 대한 의욕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팬데믹 이후 외식업계의 회복 기대와는 달리, 외부에서 음주를 즐기려는 동기는 크게 회복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 음주 가능 연령을 넘은 Z세대(LDA+)의 최근 6개월 내 음주 경험률은 다수의 시장에서 전체 인구 평균 수준에 근접하거나 이를 상회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주종을 탐색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제품군을 폭넓게 경험하고 있으며, 이전 세대에 비해 외식업소를 더 자주 찾는 경향도 뚜렷하다.
리처드 할스테드(Richard Halstead) IWSR 소비자 인사이트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Z세대의 알코올 소비는 2023년 4월 대비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외출 및 지출 활동에 대한 회복 조짐도 보이고 있다”며 “이는 Z세대가 술을 멀리한다는 기존의 인식과는 다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지역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소비자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반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강세를 보이는 시장도 나타나고 있다.
와인과 스피리츠 부문에서는 장기간 지속되어온 프리미엄화 추세가 점차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및 그 이상급 맥주 카테고리는 일부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무알코올 주류 부문에서는 신규 소비자 유입이 일부 둔화되는 양상도 포착되고 있다.
할스테드는 “현재의 거시경제 환경은 주류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소비자 심리는 중립적에서 부정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소비 지출은 더욱 위축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몇몇 시장에서는 소비 심리, 음주 빈도, 지출 수준이 모두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음주 활동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Z세대, 다시 주류 시장으로 복귀
IWSR 베브트랙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주류 소비 참여율은 2년 전과 비교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4월 기준으로는 상위 15개 시장 내 Z세대의 66%가 최근 6개월 내 주류를 소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 수치는 2025년 3월 기준 73%로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특히 일부 주요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해당 기간 동안 미국에서는 46%에서 70%로, 영국은 66%에서 76%로, 인도는 60%에서 70%로, 호주는 61%에서 83%로 각각 참여율이 증가했다.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다양한 주종을 경험하려는 개방적 태도와 증류주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이고 있으며, 절주에 대해 이전 세대보다 유연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외식 및 외부 음주 활동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은 편이다.
신흥 시장의 부상… 젊은 고소득층이 이끈다
IWS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4년의 저조한 실적 이후 전체 주류 시장(Total Beverage Alcohol, TBA)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핵심 축은 신흥 시장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도와 브라질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베브트랙 조사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도시 기반의 고소득층 젊은 소비자들이 알코올 소비 증가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할스테드는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도 밀레니얼 세대는 재정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있으며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새로운 제품을 시도하고 음주 빈도도 높은 편이며, Z세대도 이 경향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에서도 고소득층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게 유지되며, 프리미엄 맥주 중심으로 소비와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고소득 밀레니얼층은 다양한 주종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으며, 특히 보드카, 진, 크림 리큐르, 무알코올 맥주 등의 카테고리에서 참여율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맥주의 선전
프리미엄 및 슈퍼 프리미엄급 와인과 증류주 출고량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급 이상 맥주는 몇몇 주요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WSR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브라질에서 프리미엄 맥주 출고량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며, 이는 중상류층 소비자의 맥주 지출 확대에 기인한다.
이 같은 흐름은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할스테드는 “프랑스에서는 중산층 소비자들이 고급 증류주에서 프리미엄 맥주로 지출을 전환하면서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스페인에서도 고소득층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맥주의 소비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