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의장 탄생" 스페인 리오하 와인 업계, 새 이사진 공식 출범

2025-06-30     유성호 기자
(왼쪽부터) 새로운 의장으로 선출된 '라켈 페레스 쿠에바스(Raquel Pérez Cuevas)', 지난 4년간 의장직을 맡았던 '페르난도 에스케로(Fernando Ezquerro)' (사진=Rioja Wine)

스페인 최고 등급의 와인 원산지 명칭인 리오하(DOCa Rioja)의 향후 4년을 이끌 새 이사진이 6월 24일(화) 공식적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동시에 리오하 와인 산업을 대표하는 OIPVR(Organización Interprofesional del Vino de Rioja)의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됐으며, 규제위원회의 본회의도 정식으로 출범했다.

이번 회의에서 라켈 페레스 쿠에바스(Raquel Pérez Cuevas)는 업계를 대표하는 32명의 위원 가운데 99%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신임 의장으로 선출됐다. 그녀는 이 직책을 맡은 최초의 여성이며, 향후 4년간 규제위원회와 OIPVR 양측을 이끌 예정이다.

본회의는 협동조합 3곳, 농업단체 5곳, 와이너리 관련 단체 4곳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사진 구성은 DOCa Rioja 규정에 따라 정식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4년간 회장직을 맡았던 페르난도 에스케로(Fernando Ezquerro)의 임기가 종료됐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지속가능성 강화, 국내외 판로 확대, 와인 관광 활성화 등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으며, 앞으로는 OIPVR의 수석 부의장으로 활동을 이어간다. 이 외에도 베고냐 히메네스 디아스(Begoña Jiménez Díaz, ABC)가 부의장, 알레한드로 라스 에라스 페레스(Alejandro Las Heras Pérez, ARAG-ASAJA)가 사무총장, 하비에르 루이스 데 갈라레타(Javier Ruiz de Galarreta San Vicente, ARAEX)가 회계 담당으로 각각 선임됐다.

이번 리더십 교체는 특히 DOCa Rioja가 2025년 100주년을 맞이하는 중요한 시점과 겹치며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리오하는 스페인 최초로 원산지 명칭(Denominación de Origen Calificada, DOCa)을 획득한 지역으로, 세계적으로도 가장 권위 있는 와인 산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첫 여성 의장의 탄생은 지역 와인 역사에서 상징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라켈 페레스 쿠에바스는 가족 와이너리 ‘온타뇽(Ontañón)’을 통해 와인 업계에 뿌리를 두고 성장해온 인물로, 차세대 와인 리더로 손꼽힌다. 그녀는 나바라 공립대학교에서 농업공학을 전공하고, 라리오하대학교에서 양조학을 수학했으며, 파리와 나바라에서 와인 마케팅 및 경영 과정을 이수했다. 또한 코미야스 교황대학교에서 Executive MBA를 취득해 경영 전문성까지 갖췄다. 스페인어, 영어,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다양한 국제 경험을 보유한 그녀는 스페인 와인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그녀는 2014년 중국에서 ‘세계 와인 리더상(World Leader in Wine)’을 수상했고, 2018년에는 머큐리오 최고경영자상(Mercurio Executive Award)을 받았다. 또한 리오하 지역 여성 기업인상을 두 차례 수상하며 업계 안팎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이날 오전 리오하 규제위원회 본부에서 열린 공식 취임식에는 스페인 정부 대표 베아트리스 아라이즈(Beatriz Arraiz), 농림·환경부 장관 노에미 만사노스(Noemí Manzanos)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새 이사진을 축하했다. 행사에서는 지난 임기 동안 활동한 전임 이사진에게 감사 인사가 전해졌고, 새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공유됐다.

신임 의장 페레스 쿠에바스는 취임사에서 “업계 단체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무엇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지금은 결코 쉬운 시기가 아니기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향후 임기 동안 대화와 참여, 토론이 살아 있는 리더십을 실현하고 싶다.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우리를 하나로 이어주는 원산지 명칭에 대한 공동의 책임감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녀는 “오늘부터 우리의 여정이 시작된다”며 “앞으로 몇 년은 와인 산업 내에서도 가장 의미 있고, 강력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