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세계에서 가장 다채로운 와인의 나라, '포르투갈 와인협회(Wines of Portugal)' 회장 프레데리코 팔카웅(Frederico Falcão)
- 2025 포르투갈 와인(Wines of Portugal in Seoul) 그랜드 테이스팅 개최 기념 - 포르투갈 와인협회 회장 프레데리코 팔카웅(Frederico Falcão) 단독 인터뷰
'2025 포르투갈 와인 그랜드 테이스팅(Wines of Portugal Grand Tasting)'이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가운데, 포르투갈 와인협회(Vini Portugal) 회장 '프레데리코 팔카웅(Frederico Falcão)'이 방한해 한국 와인 업계 전문가들과 포르투갈 와인의 매력을 나눴다.
이번 행사에서 소믈리에타임즈는 프레데리코 팔카웅 회장을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포르투갈 와인의 정체성과 다양성, 협회의 활동 방향, 그리고 글로벌 전략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프레데리코 팔카웅(Frederico Falcão)입니다. 와인 업계에서 18년 넘게 활동하며 세일즈, 빈야드 운영, 와인메이킹 등 다양한 영역을 경험해왔습니다. 특히, 포르투갈 농업부 산하 와인산업 총괄 정부기관인 'IVV(Instituto da Vinha e do Vinho)'에서 6년간 회장직을 역임하며 국가 차원의 와인 산업 발전에 참여했으며,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와인 그룹으로 성장한 바칼로아(Bacalhôa Wines of Portugal)에서도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현재는 포르투갈 와인협회(Wines of Portugal) 회장으로 5년째 재직 중이며,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Q. '포르투갈 와인 협회(Wines of Portugal)'의 주된 활동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포르투갈 와인 협회(Wines of Portugal)는 포르투갈 와인을 국내외로 알리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입니다. 정부와 협력하며 포르투갈 와인 산업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주로 포르투갈 와인에 대한 국제적인 홍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매년 약 800만 유로(약 1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세계 15개국에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국내외 소비자 교육, 수출 확대, 국제 박람회 참가, 와인 전문가 대상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특히 저희가 강조하는 포르투갈 와인의 최고의 가치는 바로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품질'로 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포르투갈 와인 협회가 와인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2020년 출범시킨 인증 제도는 무엇인가요?
저희 포르투갈 와인협회(Wines of Portugal)는 포르투갈 와인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2020년부터 ‘Sustainability Certification on the Wine Sector’라는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인증은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닌,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경제(Economic) 세 가지 축에서 와이너리가 책임감 있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제도입니다. 총 86개의 항목을 기반으로 와이너리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심사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을 충족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2년마다 갱신 심사를 통해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집니다. 지금까지 약 230곳의 생산자들이 지원했고, 이 중 45곳이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저희 협회는 앞으로 더 많은 와이너리들이 이 기준을 통과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포르투갈 와인이 단지 품질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까지 갖춘 국가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포르투갈 와인의 정체성과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포르투갈 와인의 정체성은 '다양성(diversity)'이라고 생각합니다. 포르투갈은 약 250개 토착 품종이 있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토착 품종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로, 14개의 주요 와인 생산지역과 31개의 DOC(Denominação de Origem Controlada) 지역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북부의 비뉴 베르데(Vinho Verde)와 중부의 다옹(Dão), 남부의 알렌테주(Alentejo) 등 지역마다 떼루아, 기후, 품종이 달라지며, 각각의 개성과 매력이 담긴 다채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선보이지요. 포르투갈은 2024년 기준 약 9억 2천만 병의 와인을 생산했고, 그 중 47%는 수출되었습니다. 이는 포르투갈 와인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Q. 한국에서는 포트, 마데이라, 비뉴 베르데 와인 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 추천하는 지역의 와인이나 품종이 있다면요?
어려운 질문이군요(웃음). '포르투(Porto)', '비뉴 베르데(Vinho Verde)', '다옹(Dão)', '알렌테주(Alentejo)', '도우로(Douro)', '리스보아(Lisboa)', '세투발(Setúbal)', '마데이라(Madeira)' 지역의 와인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한국의 음식과 기후를 고려할 때는 포르투갈 화이트 와인이 아주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네요. 다양한 개성과 아로마틱한 매력을 지녀 다양한 페어링이 가능한 '알바리뇨(Alvarinho)', '로우레이루(Loureiro)', '엔크루자두(Encruzado)', '아린투(Arinto)', '페르낭 피레스(Fernão Pires)' 등의 와인들을 꼭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엔크루자두 품종은 개인적으로도 인상 깊었습니다, 세계 와인시장의 반응은 어떤가요?
'엔크루자두(Encruzado)'는 주로 다옹(Dão) 지역에서 생산되며, 매우 우아하고 구조감이 훌륭한 화이트 와인을 만듭니다. 영국의 MW 마스터 오브 와인들 사이에서는 "샤블리 혹은 부르고뉴 스타일의 와인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크 숙성 시 훨씬 더 고급스러운 향과 복합미를 발휘하며, 5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도 가진 품종입니다.
Q. 위에서 화이트 와인 품종들을 언급해주셨는데요, 포르투갈의 대표 레드 품종인 '투리가 나시오날', '바가', '아라고네즈'도 궁금합니다
'투리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은 포르투갈 최고의 레드 품종 중 하나로 지역과 기후에 따라 캐릭터가 매우 달라집니다. 다옹(Dão) 지역에서는 우아하고 플로랄한 와인을, 알렌테주(Alentejo)에서는 오렌지 플라워 아로마와 깊이감과 풍부한 바디감을, 도우로(Douro) 지역에서는 농축된 다크 컬러의 과실미와 탄탄한 구조감, 풀바디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바가(Baga)'는 바이라다 지역의 대표 품종으로 피노 누아로 만든 블랑 드 누아 샴페인처럼 포르투갈에서 블랑 드 누아 스파클링 와인 또는 블렌딩 스파클링으로도 생산됩니다. 네비올로처럼 우아하고 풀바디한 스타일의 와인으로도 만날 수 있으며, 잘만든 바가 와인은 훌륭한 숙성 잠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라고네즈(Aragonês)'는 스페인 리오하의 대표 품종 템프라니요와 같은 품종으로 알렌테주에서 ‘틴타 호리즈(Tinta Roriz)’라고도 불리우며, 포르투갈에서는 스페인과는 또 다른 우아함과 깊이를 지닌 와인으로 만나보실 수 있지요.
Q. 포르투갈 와인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 중, ‘A Copo(와인 한 잔)’은 매우 흥미로운 접근인데요. 이 캠페인의 취지와 의미는 무엇인가요?
'A Copo’는 ‘와인 한 잔’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병 단위로만 마신다고 생각하지만, 와인도 맥주처럼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한 잔씩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에서 출발한 캠페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소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과 바에서 ‘적절한 온도, 좋은 품질, 전문적인 서비스’로 포르투갈 와인을 제공하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캠페인을 통해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와인 리스트 구성, 서빙 기술, 품질 관리 등에 대한 교육과 지원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A Copo’의 목표는 포르투갈 와인을 좀 더 일상적이고 친근하게 그리고 문화의 일부로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탭샵바와의 협업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 캠페인을 다양한 형태로 소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최근 포르투갈은 '세계 최고의 와이너리 투어 국가'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협회의 와인 관광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포르투갈은 국민 1인당 와인 소비량이 연간 60리터에 달할 정도로 와인에 대한 애정이 깊은 나라입니다. 포르투갈에 매해 방문하는 여행객은 2,500 - 3,000만 명으로 그 중 와인 여행객들은 약 300만 명에 달합니다.
저희는 포르투갈 관광청과 협력하여 와인을 단순한 제품이 아닌 감성, 문화를 경험하는 여정으로서의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포트 와인 이름의 유래 포르투(Porto) 항구, 도우로(Douro)의 계단식 포도밭, 알렌테주의 부티크 와이너리, 마데이라의 전통 숙성 셀러 그리고 비뉴 베르데의 청량한 초록 들판까지 포르투갈 전역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와인 루트(Wine Route)입니다. 전 세계의 와인 애호가들이 포르투갈 각 지역의 다양한 떼루아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적극 홍보에 임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포르투갈 와인에 대해 한국 와인 소비자와 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250여 개의 토착 품종, 지역마다 다른 떼루아 그리고 셀 수 없이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들은 여러분에게 멋진 와인을 발견하는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포르투갈 와인에 대한 애정과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의 와인애호가 여러분들과, 'A Copo'!
와인과 문화를 잇는 콘텐츠 디렉터, 도윤
소믈리에타임즈 기자로서 와인, 미식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인스타그램 @wineculture.doy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