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로벌 주류 소비량 1% 감소… 美·中 부진 속 무알콜·프리미엄 시장은 성장세

2025-07-15     유성호 기자

글로벌 주류 산업이 2024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과 중국 시장의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되며, 특히 미국은 3%, 중국은 5%의 소비량 감소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IWSR은 무알콜 맥주와 테킬라, 하드 티, 프리미엄 제품군 등에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 & 중국 소비 감소가 전반적 하락 견인

IWSR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RTD(Ready to Drink)를 제외한 모든 주류 카테고리에서 감소세가 나타났고, 중국은 전 카테고리에서 하락했다. 미국의 경우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으며, 중국은 경기 둔화, 부동산 위기, 고령화 등의 복합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무알콜 맥주·테킬라·하드 티 성장 주도

미국 시장에서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틈새 성장이 포착됐다. 무알콜 맥주는 2024년 한 해 동안 무려 23% 성장했으며,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1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급성장은 웰니스 트렌드, 제품 혁신, 온트레이드 생맥주 확대, 유명인 홍보, 이커머스 성장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

슈퍼 프리미엄 맥주 역시 유일하게 성장한 가격대이며, 2024년 2% 성장률을 기록했다. 향후 5년간 연평균 4%의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전체 맥주 시장은 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테킬라와 미국산 위스키 역시 성장 중이다. 특히 프리미엄급 아가베 증류주는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보이나, 슈퍼 프리미엄 제품군은 7%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가격·품질 균형에 대한 소비자 선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IWSR 미국 대표 마르텐 로더윅스(Marten Lodewijks)는 “테킬라 시장은 지금보다 한층 절제된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그 중심에는 합리적 가격과 부드러운 풍미를 갖춘 레포사도(Reposado)가 있다”고 밝혔다.

하드 티(Hard Tea)는 RTD 카테고리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냈으며, 2024년 3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RTD 전체 시장은 향후 1% 수준의 성장세가 예측되지만, 하드 티는 11%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드 티는 전통 아이스티의 대중성과 증류주의 세련됨을 결합해 저도주·풍미 중심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로더윅스는 덧붙였다.


중국, 프리미엄화 가속… 화이트 스피릿·로컬 와인 주목

중국에서는 전체 맥주 시장이 5% 감소한 가운데, 프리미엄 맥주만이 유일하게 1% 증가했다. IWSR 리서치 디렉터 셜리 주(Shirley Zhu)는 “중국 소비자들은 맥주 소비를 줄이면서도 더 나은 품질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현지 양조업체들의 프리미엄 라인 출시와 외국 브랜드의 현지 생산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 내에서는 고급 와인, 특히 닝샤(Ningxia) 지역의 고품질 로컬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프리미엄 및 슈퍼 프리미엄 와인 부문은 전체 와인 시장의 구조적 하락세 속에서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다크 스피릿(위스키, 브랜디 등) 소비는 감소세를 보인 반면, 캐주얼 음용 및 칵테일 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화이트 스피릿, 특히 수입 제품군이 반사 이익을 얻었다. 진(Gin)은 2024년 한 해 동안 무려 20% 감소했으나, 향후 5년간 연평균 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드카는 4% 성장할 전망이다.

셜리 주는 “중국의 주류 시장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황에 적합한 음료를 원하면서 점차 재편되고 있다. 향후 몇 년 내 현재와는 전혀 다른 시장 환경이 형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브랜드와 유통업체는 시장 점유를 유지하거나 확대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중산층의 성장과 재정적 자신감이 중장기적으로 회복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반미 정서 속 기회 모색

이번 보고서에서 IWSR은 캐나다도 주목할 시장으로 지목했다. 미·캐 무역 갈등으로 인해 미국산 주류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며, 로컬 브랜드 및 비미국산 수입 제품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

2025년 5월에 실시된 IWSR의 캐나다 소비자 조사(Bevtrac)에 따르면, 합법 음주 연령 이상의 성인 응답자 중 69%가 미국산 주류 구매를 중단했다고 응답했으며, 67%는 앞으로도 구매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답했다.

IWSR 소비자 인사이트 최고운영책임자 리처드 핼스테드(Richard Halstead)는 “이 같은 부정적 소비자 정서는 2028년 미국 대선 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미국산 위스키와 와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 프리미엄 맥주와 화이트 와인, 회복세 견인

한편, 스페인에서는 프리미엄 플러스 맥주 시장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고소득층 소비자의 선택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IWSR 리서치 최고운영책임자 에밀리 닐(Emily Neill)은 “프리미엄 제품과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투자와 혁신이 맥주의 프리미엄화를 촉진했고, 이로 인해 야간 외식 등 기존에 맥주가 약했던 소비 시점에도 침투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스틸 와인(Still wine)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는데, 특히 낮은 온도에서의 식사와 어울리는 음용 트렌드가 영향을 미쳤다. 닐은 “화이트 와인은 새로운 소비자를 유입시키고, 더 다양한 음용 상황에 적합해지면서 앞으로도 와인 시장 전반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화이트 와인 생산 지역과 포도 품종에 대한 투자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