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vs 환경" 뉴질랜드 와인 업계, '금광 개발'에 반발
호주 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산타나 미네랄스(Santana Minerals)는 지난 6월, 약 44억 뉴질랜드달러 규모의 벤디고-오피어(Bendigo-Ophir) 금광 개발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며, 뉴질랜드 정부의 새로운 ‘패스트트랙 승인법(Fast Track Approvals Act)’에 따라 인허가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와인전문매체 디캔터지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탁월한 자연 경관(outstanding natural landscape)’으로 지정된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는 뉴질랜드 대표 와인 산지이자 주요 관광지의 독특한 환경과 경관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지정이다.
2024년에 제정된 이 법은 ‘국가적 중요성’을 지닌 사업이 전문가 패널 심사를 거쳐 신속 승인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최종 결정은 장관이 내린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이 절차가 심의 과정을 약화시키고,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배제하며, 광범위한 대중 의견 수렴을 제거해 환경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센트럴 오타고 와인생산자협회(COWA)는 크리스토퍼 럭슨(Christopher Luxon) 뉴질랜드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이해당사자로서 본 절차에 포함될 것을 요청했다. COWA는 “센트럴 오타고는 프리미엄 와인 생산, 진정성 있는 방문객 경험, 그리고 환경 보전을 기반으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브랜드를 구축해왔다”며 “이 산업들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가치 창출을 보장한다. 환경 훼손, 명성 실추, 고용 인력의 혼란 위험은 심각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광 개발의 예상 수익은 와인과 관광업이 장기적으로 제공하는 지속적이고 누적적인 경제 가치와 뚜렷이 대조된다. 이러한 불균형은 뉴질랜드에 대한 전략적 이익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광 개발은 규모 면에서도 방대하다. 폭 약 1km, 깊이 200m의 대규모 노천광 외에도 추가 채굴지와 광미댐 건설이 포함된다.
산타나는 환경 안전장치가 철저히 마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 발표에 따르면, 주요 생태 보고서가 진행 중이며, 환경적 고려와 지역사회 참여가 사업 계획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스테이너블 타라스(Sustainable Tarras)와 같은 지역 단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금광 개발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반대 측은 수질 오염 가능성, 장기적인 생태계 훼손, 지역 관광 산업과 고급 와인 정체성 훼손 등을 우려하고 있다.
현지 매체 와나카 앱(Wānaka App)에 따르면, 센트럴 오타고 지방자치단체(Central Otago District Council)는 패스트트랙 법에 따른 압축된 심사 기한 내에 해당 사업을 충분히 검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6월에 밝혔다. 또한 자회사 마타카누이 골드(Matakanui Gold)가 지구계획 규정을 위반했다고 경고했으나, 해당 회사가 당국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 중이라고 덧붙였다.
산타나 측은 벤디고-오피어 금광 사업이 운영 기간 동안 평균 364개의 직접 고용과 약 500개의 간접 고용을 창출하고, 약 9억 뉴질랜드달러의 세금 및 로열티 수익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번 사업을 위해 약 2,880헥타르(ha)의 토지를 2,500만 뉴질랜드달러에 매입했으며, 이는 해외투자청(Overseas Investment Office)의 승인을 조건으로 한다. 금 생산은 2026년 말 시작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지역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산타나 미네랄스의 데미언 스프링(Damian Spring) CEO는 지난 6월 “우리 팀의 많은 구성원에게 이곳은 고향이기도 하다. 우리는 경청하고, 계획을 개선하며, 앞으로 수세대에 걸쳐 센트럴 오타고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인 생산자들은 적절한 감독의 필요성을 재차 경고하며, 센트럴 오타고 와인 산업과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결코 외면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