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제 2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인물들" (3) 열정과 호기심이 만든 영광 '어드바이저 부문 우승자 박유정'

'용기있는 자만이 누릴수 있는 영광', 제 2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어드바이저 부문 우승 박유정

2025-09-24     도윤 기자
제 2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어드바이저 부문 박유정 우승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와인의 세계에서 ‘사람’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는 없다. 매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하고, 선배들은 후배들을 이끌며 대회를 빛낸다. 제24회를 맞은 한국 소믈리에 대회는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한국 와인 문화의 역사와 미래를 함께 써 내려가는 무대였다.

이번 기념 인터뷰 시리즈는 대회의 영광과 열정을 직접 경험한 주인공들을 조명한다. 그  세 번째 인물은 제 2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어드바이저 부문 박유정 우승자이다.


Q.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와 함께 올해 어드바이저 부문 우승을 차지하신 소감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2025년 한국 소믈리에 대회 어드바이저 우승자 박유정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와인 애호가로서 한해 최고의 소믈리에들의 축제를 함께 즐길 수 있어 너무나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와인을 배우고 경험했던 과정에 지치고 버거웠던 부분도 꽤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한국 소믈리에 대회 추최측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처음 와인을 마주했던 시작점부터 깊이 있는 프랑스 와인까지 길잡이가 되어 주신 WSA 와인 아카데미 선생님들, 꾸준히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신 전문가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엇보다 그간 저와 함께 와인시간을 보냈던 친구들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와인에 진심을 담은 애호가로서 더욱 깊이 있고 넓은 눈으로 와인을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Q.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아카데미에서 진행했던 기본과정을 마치고 프랑스 과정을 공부하면서 상당히 깊은 블랙홀 같은 와인세계를 본 것 같아 충격적이었습니다. 기초 과정 후 '이제 뭐 기본은 했어, 그냥 즐기면 되는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레 관심은 프랑스 와인으로 흘러가고, 손이 가는 와인 역시 대부분 프랑스 지역 쪽으로 치우치게 되었죠. 그러던 와중 프랑스에서 공부하신 소믈리에들과 여러 전문가들이 보였고, 그분들이 가진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지식이나 테이스팅 능력 그리고 그런 것들을 설명하고 공유하는 능력에 대한 동경의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기 즈음 매년 한국 소믈리에 대회가 개최되고, 어드바이저 자격으로 참가가 가능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긴 시간 직업으로 지내온 전문인들과 비교할 수 없겠으나, 제 나름의 방식으로 최대의 만족감을 얻고자 생각한 부분 중 하나가 대회 수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공부하며 준비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지만, 인생 중반 즈음 정말 큰 선물이 될만한 결과를 얻어 스스로 너무 뿌듯한 한 해를 보내게 된 것 같습니다.

Q. 대회를 준비하면서 특히 집중했던 공부나 연습 과정이 있었나요? 준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프랑스 와인에 있어  대표적으로 보르도, 부르고뉴, 샹파뉴 등은 비교적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많았지만 이외 지역의 경우 기초 이론 접근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루아르, 랑그독, 알자스, 프로방스, 코르시카 등의 비교적 경험이 덜했던 지역을 가장 먼저 준비했습니다. 지난해에도 대회당시 이런 지역들을 꽤 다루는 느낌이 있었는데, 2025년 시험 역시 적지 않은 비율로 출제되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시험 준비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적은 나이가 아니었기에 집중력이나, 암기력, 체력면에서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나더군요. '역시 공부할 나이가 있다'라는 부분도 이번에 확실히 느껴본 것 같습니다. 또한, 가장 큰 벽은 아무래도 업계인이 아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정보 및 자료 수집에 있어 꽤 부족함이 많았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앞서 우승하신 분들의 후기를 가장 먼저 참고하였고, 2016년 우승하신 양윤주 소믈리에님의 한국 소믈리에 대회 관련 교육 및 가이드 자료인 양와취 채널을 참고하여 그 접근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받아쓰기까지 해가며 상당히 많은 도움을 받았던 채널이었습니다.

그리고 홉스코치 (구 소펙사) 홈페이지에 안내된 각 지역의 간단한 개요와 프랑스 와인 협회 사이트 그리고 FWS 교재 등을 통해 정리노트를 완성하며 준비했습니다. 페어링 및 기타 식음료 등에 관한 내용들은 비노이스타 곽태경 소믈리에님의 설명을 많이 참고하여 지역별 대표적인 페어링 및 기타 식음료 등에 관한 정리노트를 작성하여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회 날짜가 점점 다가오면서 부족했던 부분들만 잔뜩 떠올라 최대한의 용기를 내어 질문하고 찾아보고 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혼자 안되는 부분은 전문인의 도움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나 문제는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대회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회를 치르면서 프랑스 내에서도 꽤 활발한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연적인 환경의 변화부터 그에 따른 규정의 변화, 전반적인 트렌드의 변화 등 이런 부분들을 대회 측에서도 상당히 빠르게 반영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회 시작 전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대회장 들어갈 때 소믈리에들의 응원 소리가 정말 축제를 즐기는 듯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대회장을 찾아 서로 함께 격려와 응원을 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아울러 '어드바이저들도 함께 정보를 나누며 서로 좋은 영향력을 나눌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저에게도 참 감격스러운 경험입니다. 인생의 딱 중반에 사고 한 번 이쁘게 쳤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기도 하고, 저 개인의 좋은 일로 주변분들과 좋은 마음을 나누게 되어 잠시나마 정리를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관심과 취미로 시작해 꾸준히 달려왔을 누군가에게 선물 같은 무대를 만들어 주신 대회 주최측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Q. 대회 이외의 질문인데요, 평소 어떤 방식으로 와인을 즐기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요즘 가장 즐겨 찾는 와인 스타일이나 추천하고 싶은 와인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와인은 친구들과 함께 리스트를 만들어 시음하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편안한 테이스팅 속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는 분위기를 좋아하기도 하며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어 일정 테마를 가진 모임을 가장 선호하는 편입니다.

요즘은 그간 소홀했던 랑그독, 루아르 등의 와인을 자주 접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조금 덜 익숙한 지역이나 와인 스타일의 경우 전문 소믈리에님의 가이드를 먼저 경험한 후 즐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익숙하지 않은 스타일의 와인들을 통해 그간 익숙했던 와인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비교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우승을 통해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을까요? 와인과 관련해 꼭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나 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애초에 프랑스 와인을 제대로 잘 알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과정들이기에 처음으로 돌아가서 경험이 덜했던 지역부터 차근차근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와인을 마시면서 정리하게 된 저의 블로그 또한 한국 소믈리에 대회 시험을 준비하는데 꾸준한 도움이 되었는데요. 앞으로 와인 이야기를 좀 더 다양하게 소개하는 역할과 함께, 조금 더 깊이 있는 와인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이끌어가고 싶습니다. 또한, 한국 소믈리에 대회 준비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며 많은 애호가들과 정보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굳이 목표라고 한다면 누군가에게 프랑스 와인에 대한 질문을 받는 순간, 흐르듯이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경험과 실력을 쌓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Q. 내년에 어드바이저 부문을 준비할 예비 참가자들에게 대한 조언과 함께 한국 와인 문화 속에서 본인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단 한명만이 남는다'라는 부분과 지속적인 집중을 이어 가야 하는 것에서 심리적 압박감이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직장일과 병행하여 준비하다 보면 체력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생기는데 하루 단위로 시간 계획 및 체력 관리를 잘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저 역시 중간중간 힘든 부분이 꽤 있었는데 전년도 어드바이저 우승자 황언필님께서 꾸준히 격려와 응원을 주셔서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살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그 한 부분에 있어 도전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영광이기도 하기에 많은 분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내년에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께 당당한 도전, 후회 없는 준비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어떤 와인이든, 어떤 곳이든 원한다면 무엇이든 가능한 현 시점에서는 의미 있는 나만의 와인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값진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