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리듬으로 완성된 클리프 레이디(Cliff Lede), 네 번의 로버트 파커 100점의 비결은?

완벽한 떼루아에 로큰롤 스피릿 한 방울, 시를 마시는 것 같은 클리프 레이디 포이트리

2025-11-08     김하늘 기자
나파 밸리 클리프 레이디 빈야드 @비케이트레이딩

클리프 레이디(Cliff Lede) 빈야드는 2002년 예술을 사랑하던 클리프 레이디가 나파 밸리 남동부의 스택스 립 지구(Stags Leap District) 경사면에 위치한 포도밭을 매입하며 설립됐다. 그는 건축업계에서 종사했지만 음악을 사랑했고, 와인을 하나의 예술로 바라봤다. 와이너리의 이름은 그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지만, 와인을 만드는 방식에는 남다른 상상력이 담겨 있다. 포도밭의 각 블록에는 비틀즈, 레드 채플린, 너버나, 퀸, 롤링 스톤스, U2 등 대가수의 명곡 이름을 달고 ‘록 블록(Rock Blocks)’이라 불렀다. 구분된 구획들은 각기 다른 미세기후를 지닌 개별의 곡처럼 다뤄진다. 이러한 세밀한 구획 관리와 미세 양조(Micro Vinification)는 클리프 레이디 와인의 상징이 되었다.

리듬 빈야드와 포이트리 빈야드 (Stag's Leap District) @비케이트레이딩

클리프 레이디는 칼리스토가(Calistoga), 스택스 립 디스릭트(Stag’s Leap District), 카르네로스(Carneros)에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Stags Leap District는 나파 밸리에서도 가장 훌륭한 카베르네 소비뇽 산지로 꼽힌다. 화강암과 점토가 섞인 가파른 남향 경사면의 포이트리 빈야드는 와이너리 최고의 까베르네 소비뇽이 자란다. 욘트빌 교차로를 지나 위치한 리듬 빈야드에서는 훌륭한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생산하고 있다.

클리프 레이디의 와인메이커 크리스토퍼 타이넌(Christopher Tynan)은 콜긴 셀라스(Colgin Cellars)에서 와인메이커로 근무하는 동안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을 7번 받아냈으며, 클리프 레이디에서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포이트리 까베르네 소비뇽은 2013, 2018, 2019 빈티지에 이어 2021 빈티지까지 총 네 차례나 The Wine Advocate 100점을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나파 밸리의 대부분 와이너리가 샤도네이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반면, 클리프 레이디는 소비뇽 블랑에 집중했다. 포도밭의 북서부는 비교적 서늘하고 해풍의 영향을 받아 산도가 선명한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보르도 블랑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클리프 레이디의 해외영업 총괄 이사 다니엘 드폴로(Daniel Depolo) 

클리프 레이디를 수입하는 비케이트레이딩은 지난 10월 30일(목) 저녁 5시 탭샵바 청계삼일빌딩점에서 클리프 레이디 5종 시음회를 진행했다. 클리프 레이디의 해외영업 총괄이사 다니엘 드폴로(Daniel Depolo)가 방한해 세미나를 진행했다.

탭샵바 청계점에서 다양한 페어링 메뉴와 클리프 레이디 5종의 와인 시음을 진행했다.

클리프 레이디 소비뇽 블랑 2021 (Cliff Lede Sauvignon Blanc 2021)

소비뇽 블랑 91%, 세미용 8%, 소비뇽 베르 1%를 블렌딩했다. 밝은 레몬 골드 컬러에 신선한 라임, 레몬, 시트러스의 아로마와 부싯돌 같은 돌내음이 특징이고, 약간의 허브가 매력적이다. 산도가 훌륭하고 미네랄리티가 좋다.

클리프 레이디 까베르네 소비뇽 2019 (Cliff Lede Cabernet Sauvignon 2019)

까베르네 소비뇽 82%, 메를로 8%, 까베르네 프랑 7%, 쁘띠 베르도 3%를 블렌딩 했다. 나파 밸리 특유의, Stags Leap District 특유의 까베르네 소비뇽에서 오는 블랙커런트, 카시스, 바이올렛의 향과 삼나무, 스모크 향이 조화를 이룬다. 농축된 과실미 속에서도 균형감이 돋보이며, 섬세한 오크 터치가 와인의 깊이를 더한다. 클리프 레이디는 2019 빈티지를 마지막으로 생산을 멈췄고, 싱글 빈야드에 집중하고 있다.

클리프 레이디 매직 나이트 2018 (Cliff Lede Magic Night 2018)

‘록 블록 블렌딩’의 완성형이라 할 수 있는 매직 나이트는 여러 구획의 포도를 절묘하게 결합해 하나의 리듬처럼 조화시킨 와인이다. 까베르네 소비뇽에 집중하기 위해 92%의 까베르네 소비뇽과 쁘띠 베르도 5%, 메를로 3%를 블렌딩했다. 100% 프렌치 오크로 숙성했다. 블랙베리 등 블랙 과실향과 향긋한 꽃 향기가 있고, 감초향이 풍성하게 피어오른다. 초콜릿 느낌에 탄닌이 부드럽게 스며들어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 보다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받았다. 2018 빈티지는 매직 나이트라는 이름으로 출시했지만, 매년 새 이름으로 출시하고 있다.

클리프 레이디 5종 와인

클리프 레이디 포이트리 2019 (Cliff Lede Poetry 2019)

와인 어드보케이트 100점에 빛나는 포이트리 2019는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100점을 받은 레전드 빈티지다. 한 시인이 와인을 마시고 시를 마시는 것 같다고 하여, 아이콘 와인의 이름을 포이트리로 짓게 됐다. 까베르네 소비뇽 89%, 까베르네 프랑 4%, 쁘띠 베르도 4%, 메를로 3% 블렌딩했다. 블랙 커런트, 블랙 베리, 무화과 등의 과실향과 꽃향기가 매력적이다. 굉장히 진하고, 부드러운 탄닌의 질감이 실키하고, 복합미가 황홀함에 이를 정도로 밸런스가 너무 좋았고 여운이 강렬했다.

클리프 레이디 포이트리 2014 (Cliff Lede Poetry 2014)

까베르네 소비뇽 87%, 까베르네 프랑 6%, 메를로 6%, 쁘띠 베르도 1%를 블렌딩했다. 블랙 계열 과실향과 무화과, 약간 구운 야채, 바이올렛 등의 꽃 향기까지 복합적인 아로마가 좋고, 초콜릿 등의 부케도 매력적이다. 아주 진한 편이고, 탄닌이 강하지만 뭉치지 않고 잘 풀어져서 마시기 편하고, 피니쉬가 좋아서 인상적인 와인이다. 시음 적기에 이르렀으며, 포이트리 와인을 지금 즐긴다면 2014 빈티지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