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청년층의 절반, 이제는 ‘무알콜·저도수’ 선택

2025-11-06     유성호 기자

영국의 청년층 절반 가까이가 이제 음주량을 조절하기 위해 무알코올 또는 저도주(no & low alcohol) 음료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음주문화 연구기관 드링크어웨어(Drinkawar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8~34세 젊은 성인 중 49%가 이러한 음료를 마신다고 답했으며, 이는 2018년 28%에서 거의 두 배로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2018년부터 매년 실시된 ‘드링크어웨어 연례 모니터(Drinkaware Annual Monitor)’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누가 어떤 이유로 무알코올 및 저도주 음료를 소비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영국의 음주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다각도로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알코올·저도주 음료를 선택하는 동기는 성별, 연령, 사회경제적 배경, 그리고 음주 습관에 따라 다양했다. 건강상의 이유부터 단순한 호기심까지, 선택의 배경은 폭넓게 분포했다.

특히 주당 14유닛(영국 보건당국이 제시한 저위험 음주 기준)을 초과하는 ‘고위험 음주자(risky drinker)’ 집단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이들 중 무알코올 음료를 마시는 비율은 2018년 7%에서 2025년 23%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이들 중 59%는 무알코올 제품을 기존의 일반 주류 대신 소비하고 있었으며, 25%는 상황에 따라 일반 주류와 교대로 섭취한다고 응답했다. 정규 도수의 주류와 병행해 마신다고 답한 응답자는 9%에 불과했다.

이러한 결과는 무알코올 및 저도주 음료가 실제로 음주로 인한 위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드링크어웨어는 이번 변화가 고위험 음주자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체 영국 성인 중 44%가 음주량 조절을 위해 이 같은 음료를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2018년 31%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무알코올 제품만 놓고 보더라도, 현재 영국 음주자의 31%가 ‘완전 무알코올’ 옵션을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2018년 18%에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저도주(low alcohol) 제품의 소비율도 25%에서 33%로 증가했다.

드링크어웨어의 최고경영자 카렌 타이렐(Karen Tyrell)은 “젊은 세대가 논알코올·로알코올 음료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특히 고위험 음주자들 사이에서 이 제품들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알코올로 인한 위해를 줄일 수 있는 큰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영국 정부의 ‘10개년 국민건강 계획(England’s Ten-Year Health Plan)’에서도 이러한 무알코올·저도주 제품의 성장을 알코올 해악 감소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맥주나 와인, 칵테일 한 잔을 무알코올 대체 음료로 바꾸는 것은 음주를 줄이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정부가 ‘무알코올 제품(alcohol-free)’의 법적 기준을 현행 알코올 도수 0.05%에서 0.5%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실시할 공청회를 앞두고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