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와인의 성장동력 '대전 아시아 와인 트로피(Asia Wine Trophy)'의 역할
- 전 세계 35개국 3,200종이 출품, 21개국 118명의 심사위원 참여 - 한국와인의 품질 수준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린 대전시, 대전마케팅공사의 열정과 공헌이 지대 - 한국 와인의 발전과 대중화에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KISA) 소속의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들의 역할이 결정적
2025년 10월 19일~22일까지 대전에서 개최된 제13회 아시아 와인 트로피가 끝나고, 대전국제 와인 엑스포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전 세계 35개국 3,200종이 출품되고, 21개국 118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필자는 ‘한국와인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한국와인 마스터 클래스를 발표한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고려시대 충렬왕 11년에 원나라 쿠빌라이 칸이 선물한 와인, 조선 인조 14년 호조판서 김세렴이 대마도에서 마셨던 와인, 1653년 제주도에 표류한 하멜이 제주 관원에게 선물한 와인,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이 독일 방문 시에 마셨다는 리슬링 와인 기록은 한국와인이 아니었다. 1965년 정부는 양곡관리법 제정으로 쌀을 이용한 술 제조가 제한되면서 과실주 산업이 육성하였고, 1969년 최초의 과실주는 사과로 만든 애플 와인 파라다이스였다. 1977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동양 맥주가 경북 청하, 밀양에 조성한 리슬링 포도 품종으로 만든 독일 스타일의 마주앙이 인기를 끌었지만, 1987년 민간에게 해외 와인 수입이 개방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2000년 경북 영천, 충북 영동, 전북 무주, 경기도 안산을 중심으로 포도 농가들이 지역특산주 면허를 활용해 어렵게 와인을 생산했지만, 한-칠레 FTA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3년 OIV 감독하에 대전에서 개최되었던 아시아 최초의 국제 와인 품평회인‘아시아 와인 트로피(Asia Wine Trophy)’, 이러한 여파로 힙입어 ‘베를린 와인 트로피(Berlin Wine Trophy)’에 한국와인을 출품하여 입상하면서 성장동력을 만들었다. 최근 아시아 와인 트로피, 베를린 와인 트로피 등의 국제적인 와인 품평회에서 연이은 수상과 국빈급 공식 만찬주 선정 성과는 한국 와인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입증했다. 한국와인은 생식용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불편한 편견을 깨고, 국제 유수의 와인 품평회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품질을 객관적으로 입증받았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품질 향상을 위한 150개 와이너리의 와인 양조가의 피나는 열정과 노력이 있었으며, 대전시, 대전마케팅공사, 그리고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KISA)의 적극적인 역할의 성과였다.
아시아 와인 트로피는 매년 3,200-4,500개 와인이 출품되며, 출품된 와인 중에 30%만이 대상(Grand Gold), 금메달(Gold), 은메달(Silver)을 받게 되므로 수상 와인에 선정된다는 것 자체가 품질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아시아 와인 트로피에서 한국와인 수상한 실적을 보면, 2014년에는 금메달 1개(경북 영천의 위(WE)와이너리의 레드와인), 은메달 2개(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그랑꼬또 레드와인 M16, 충북 영동의 도란원 샤토미소)를 최초로 수상하면서 한국와인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2015년에는 금메달 1개(충북 영동의 불휘 농장의 시나브로), 은메달 2개(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그랑꼬또 레드와인 M56, 충북 영동의 도란원 샤토미소 프리미어 와인)를 수상했으며, 2017년에는 금메달 1개(충북 영동의 도란원 샤토미소 로제 스위트)를 수상했다. 2018년에는 금메달 3개(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그랑꼬또 청수 화이트 2017, 경북 김천의 수도산 크라테 스위트 2017, 충북 영동의 도란원 샤토미소 로제 스위트 2017), 은메달 2개(경북 영천의 위(WE) 레드 와인 2017, 오계리 화이트 와인 2017)를 수상했으며, 2019년에는 금메달 4개(충북 영동의 도란원 샤토미소 아이스 화이트 와인 2018, 불휘농장 시나브로 청수 화이트 2017, 경북 영천의 오계리 아이스 와인 2018,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그랑꼬또 청수 와인 2018), 은메달3개(경북 영천의 위(WE) 레드와인 2017, 농업회사법인 포도랑사랑 포름 화이트 2018, 경북 안동의 264 청수 와인 2018)를 수상했다. 2020년에는 금메달이 없었으며, 은메달 3개(경북 영천의 위(WE) 레드와인 2017, 오계리 화이트 와인 2018, 경북 안동의 264 청수 와인 2018)를 수상했다.
2021년에는 금메달 4개(충북 영동의 도란원 샤토 미소 아이스 화이트 와인 2020, 불휘농장 시나브로 청수 화이트 2019, 경북 영천의 오계리 아이스 와인 2019,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그랑꼬또 청수 와인 2020), 은메달 3개(경북 영천의 위(WE) 레드와인, 경북 안동의 264 청수 와인 2019, 충북 영동의 갈기산 포엠 화이트)를 수상했다. 2022년에는 한국와인 역사상 유례없는 24개 와인이 수상했으며, 금메달 10개, 은메달 14개였으며, 2023년에는 23개의 와인이 수상했는데 금메달 15개, 은메달 8개이며, 특히 충북 영동 지역의 와인이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총 12개를 수상해 한국의 보르도 와인산지로 자리매김하였다. 2024년에는 31개 와인이 수상했는데 금메달 4개, 은메달 27개였으며, 이 중에 충북 영동 지역의 와인이 금메달 4개, 은메달 7개 총 12개를 수상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와인 산지로 입지를 굳혔다. 2025년에는 35개 와인이 수상으로 괄목할만한 최고의 성과를 냈으며, 금메달 14개(충북 영동의 도란원 샤토 미소 엠버 2020, 샤토미소 아이스 2022, 베베마루 셀레임 CS 2023, 셀레임 CS 2019, 율 러브 블러썸 2023, 월류봉 2023, 갈기산 포엠 로제 2022, 경북 영천의 고도리 로제 2023, 샤인 머스켓 2023, 위(WE) 새라 2024, 월류원 오도리 샤인 2022, 대향 로제 2024, 경북 상주의 젤코바 아이스와인 화이트 2024,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그랑꼬또 M5610 2023), 은메달 11개(충북 영동의 불휘농장 시나브로 청수 2023, 마미 여미실 청수 드라이 2024, 도란원 샤토미소 샤인 아이스 2023, 경북 안동의 264 꽃 청수 2023, 경주의 예원 가을빛 2023, 예밀 드라이 2023, 경기도 가평의 아마로움 수향 2024, 강원도 철원의 티앤티 와인 골드 머스켓 2024, 홍천의 샤토 나드리 너브내 화이트 드라이 2022),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그랑꼬또 로제, 강화도의 연미정 노을 2023)를 수상했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는 매년 6,500-7,500개 와인이 출품되며, 출품한 와인 중에 30%만이 대상(Grand Gold), 금메달(Gold), 은메달(Silver)을 받게 되므로 수상 와인에 선정된 자체만으로도 국제적인 와인과 품질 경쟁이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에 한국와인 수상을 보면, 2016년에는 한국와인 최초로 금메달 1개(경북 영천의 오계리 아이스와인 2016), 은메달 1개(경북 영천의 고도리 청수와인)를 수상했으며, 2018년에는 금메달 1개(경북 영천의 위(WE) 거봉 화이트 2016), 2019년에는 금메달 1개(경북 영천의 오계리 아이스와인 2018), 은메달 2개(경북 영천의 고도리 청수 화이트 2018, 위(WE) 청수 화이트 2018)를 수상했다. 2021년에는 은메달 3개(경북 영천의 오계리 청수와 거봉 블렌딩 화이트 2018, 충북 영동의 시나브로 청수 화이트 201)를 수상했으며, 2022년에는 금메달 2개(경북 영천의 오계리 아이스 와인 2017, 경북 안동의 264 절정 청수 2021)를 수상했다. 2023년에는 금메달 2개(충북 영동의 도란원 샤토 미소 2021, 금용농산 마르아토 샤인 머스켓 2022), 은메달 2개(경북 영천의 오계리 아이스 와인 2021, 대향 청수 화이트 2020)를 수상했다. 2024년에는 금메달 5개(충북 영동의 도란원 샤토 미소 2021, 불휘농장 시나브로 청수 화이트 2023, 율 화이트 드라이 13, 경북 영천의 위(WE) 청수 화이트 2021, 대향 청수 화이트 2023), 은메달 1개(경북 안동의 264 청수 꽃 2023)를 수상했다. 2025년에는 금메달 1개(경북 영천의 오계리 아이스 와인), 은메달 3개(충북 영동의 도란원 샤토 미소 청수 2023, 샤토 미소랑 2021, 경북 영천의 위(WE) 청수 화이트, 대향 MBA 아이스 와인 2023, 머루 아이스 와인 2023)를 수상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아시아 와인 트로피에서 131개 메달(금메달 57개, 은메달 74개), 베를린 와인 트로피에서 27개 메달(금메달 13개, 은메달 14개)로 총 158개의 메달(금메달 70개, 은메달 88개)로 한국와인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한국 고유 포도 품종인 청수로 만든 화이트 와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전문가들로 평가받아 한국와인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 와인 중에 아시아 와인 트로피, 베를린 와인 트로피에서 수상을 많이 한 대표적인 와인은 경북 영천의 위(WE), 오계리, 대향, 고도리, 충북 영동의 도란원, 불휘농장, 월류원, 경북 안동의 264, 경기도 안산의 대부도 그랑꼬또이며, 향후 주목해야 할 한국와인은 경북 김천의 수도산, 경주의 예인화원, 강원도 철원의 철원사랑농원, 충북 영동의 산막, 충주의 울프 미라실, 경기도 강화도의 연미정 등이 있다.
한국 와인이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주로 충북 영동의 '샤토 미소 로제 스위트' 와인이 선정된 것은 한국 와인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린 상징적인 사건이며, 2025년 경주 정상회의 공식 만찬주로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청수 2024 화이트 와인'이 선정된 것도 한국의 청수 포도 품종이 한국을 대표하는 화이트 와인으로 국제 정상급 행사에서도 손색이 없는 품질임을 입증한 사례이다.
한국에 품격 높은 와인 문화와 세계 와인 시장의 아시아 유통 허브 역할뿐만 아니라 한국와인의 품질 수준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린 대전시, 대전마케팅공사의 열정과 공헌이 지대했다. 그리고 한국 와인의 발전과 대중화에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KISA) 소속의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KISA)는 대전마케팅공사와 함께 아시아 와인 트로피와 베를린 와인 트로피에 한국 와인 전문가, 소믈리에를 심사위원으로 양성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한국 와인 교육을 개설하고,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 한국 와인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도록 하며 외국인, 와인 마니아들에게 한국와인에 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매년 한국와인베스트품평회를 통해 와이너리에 피드백을 제공하여 품질 향상을 도왔다.
한국 와인은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단계이다. 양조 전용 포도 품종 개발, 한국 떼루아에 맞은 포도 품종 개발 등과 함께 현대적인 양조시설과 과학적인 양조 기술을 접목해 한국 와인의 품질을 더욱 높여야 한다. 앞으로 한국 와인은 한국 고유의 다양성을 무기로 세계 와인시장에 도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 지자체, 와인 생산자, 소믈리에 등의 지속적인 상호협력을 통해 한국 와인은 단순히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적인 K-Food와 함께 'K-Wine'으로 자리매김할 미래를 기대한다.
고재윤박사는 현재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이다. 2010년 프랑스 보르도 쥐라드 드 생떼밀리옹 기사작위, 2012년 프랑스 부르고뉴 슈발리에 뒤 따스뜨뱅 기사작위, 2014년 포르투칼 형제애 기사작위를 수상하였고, 저서로는 와인 커뮤니케이션(2010), 워터 커뮤니케이션(2013), 티 커뮤니케이션(2015), 보이차 커뮤니케이션(2015), 내가사랑하는 와인(2014) 외 다수가 있으며, 논문 210여편을 발표하였다. 2001년 한국의 워터 소믈리에를 처음 도입하여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여 '워터 소믈리에의 대부'고 부른다. 2000년부터 보이차에 빠져 운남성 보이차산을 구석구석 20회 이상 다니면서 보이차의 진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와인, 한국의 먹는 샘물, 한국 차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