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품질은 진지하게, 경험은 유쾌하게(Serious Fun)", 호주 와이너리 위라 위라(Wirra Wirra) CEO & MW 매튜 딜러(Matthew Deller)
- 호주 멕라렌 베일 대표 와이너리 위라 위라(Wirra Wirra)의 CEO & MW 매튜 딜러(Matthew Deller) 특별방한 - ‘Serious Fun’ 철학으로 완성되는 위라 위라 와인 그리고 '좋은 와인'과 '파인 와인'을 바라보는 메세지
호주 맥라렌 베일을 대표하는 와이너리 위라 위라(Wirra Wirra)의 CEO이자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 MW)인 매튜 딜러(Matthew Deller)가 특별 방한해 소믈리에타임즈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위라 위라의 핵심 철학인 ‘Serious Fun’ 그리고 “좋은 와인이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와인”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토대로 와인 산업의 미래와 MW의 역할, 위라 위라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깊이 있고 명확한 관점을 전했다. 지금부터 매튜 딜러가 들려준 위라 위라의 이야기와 한국 시장을 향한 메시지를 함께 살펴보자.
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마스터 오브 와인(MW)이자 현재 호주 맥라렌 베일의 위라 위라(Wirra Wirra)에서 CEO를 맡고 있는 매튜 딜러(Matthew Deller)입니다. 지난 20여 년간 글로벌 와인 비즈니스, 브랜드 전략, 수출 그리고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고, 지금은 위라 위라의 장기적인 비전과 품질 철학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단순히 와인을 판매하는 것 뿐만 아니라, 위라 위라가 가진 스토리와 가치를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2. 최근 한국의 와인 전문가 2명이 MW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MW는 와인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MW로서 생각하는 ‘좋은 와인’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먼저, 한국에서 두 분의 와인 전문가가 MW에 도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정말 반갑습니다. 그 중 한 명인 제인(Jane)은 제 멘티이기도 합니다. 최근 MW 관련 장학금까지 수여받았고, 저는 그가 한국에 거주하는 첫 번째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될 수 있는 매우 유력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자랑스럽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마스터 오브 와인(MW)은 한마디로 와인 전문성의 정점입니다. 단순히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는 수준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능력이 요구됩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questioning), “그래서 이게 어떤 의미인가?(so what?)”를 끝까지 추적하며 와인을 360도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고를 길러야 합니다.
필기 시험에서는 포도 재배와 양조뿐 아니라, 와인 비즈니스, 시장, 동시대 이슈까지 다루고, 테이스팅에서는 잔에 담긴 와인 하나로 그 모든 맥락을 분석해야 합니다. 또한 리서치 페이퍼를 통해 전 세계 와인 산업에 실제로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시해야 하죠. MW가 된 이후에는 엄격한 윤리 강령(code of conduct)에 서명하고, 매우 높은 수준의 프로페셔널 스탠더드를 유지해야 합니다.
저는 MW의 역할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깊이 있는 연구와 분석을 통해 와인 세계의 이해를 넓히는 것, 둘째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셋째로 업계와 소비자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좋은 와인’의 정의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The best wine is the wine that makes people happy” 즉, 사람을 기쁘게 하는 와인이 곧 가장 좋은 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지점은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순수하게 맛이 이유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함께 마시는 사람과 장소, 기억, 또 다른 이에게는 그 와인이 가진 프레스티지와 상징성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다른 와인이, 다른 사람을, 다른 순간에, 각기 다른 이유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고, 저는 그 순간을 만들어주는 와인이야말로 진정 ‘좋은 와인’이라고 믿습니다.
Q3. 위라 위라는 어떤 와이너리인가요? 위라 위라의 설립 배경과 현재 호주 와인 시장에서의 포지셔닝도 궁금합니다.
위라 위라(Wirra Wirra)의 시작은 꽤 영화 같습니다. 와이너리는 1894년 로버트 스트랭웨이즈 위글리(Robert Stangways Wigley)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그는 원래 도시 출신의 이른바 ‘말썽꾸러기 소년’이었고, 부모님은 그를 바로잡기 위해 그를 맥라렌 베일(McLaren Vale)로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토마스 하디(Thomas Hardy) 와이너리에서 일하게 되는데, 토마스 하디는 나중에 그의 부모에게 편지를 쓰며 이렇게 말합니다. “도시 출신 청년들 중에서 이렇게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은 처음입니다.”
이 추천서를 믿고 부모는 그에게 자금을 빌려주었고, 로버트는 그 돈으로 맥라렌 베일에 땅과 포도밭을 매입해 위라 위라의 첫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모든 돈을 포도밭과 와이너리에 쏟아붓고 매우 검소하게 살았다고 전해집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비가 새는 낡은 지붕 아래, 우산을 펼쳐놓고 잠들 정도였다고 하죠.
위라 위라라는 이름은 이 지역의 원주민 언어에서 따온 말로, '유칼립투스, 특히 호주의 상징적인 나무인 갬트리(Gum Tree) 나무들 사이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 땅에는 지금도 보호수로 지정된 오래된 갬트리가 서 있고, 이 나무와 함께 위라 위라의 정체성이 형성되었습니다.
로버트는 와인을 유럽과 영국으로 범선(sailing ship)을 통해 수출했고, 여러 품평회에서 상을 받으며 이미 100년 전부터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러한 기록은 2019년에 위라위라 설립 125주년에 발간된 '위라위라의 대담하고 믿기 힘든 모험(The Highly Improbable Audacious Adventures of Wirra Wirra)'이라는 책 연대기에도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대공황 시기를 지나며 와이너리는 한때 문을 닫게 되고, 1969년, 스포츠 크리켓을 사랑했던 그렉 트로트(Greg Trott)와 그의 사촌 로저 트로트(Roger Trott)가 와이너리를 다시 매입하면서 현대 위라 위라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무너졌던 셀러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기존의 오래된 벽 위에 새로운 벽을 그대로 쌓아 올렸고, 지금도 셀러를 방문해보면 과거의 벽과 새로 지어진 벽이 하나의 구조 안에서 공존하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위라 위라가 단순한 ‘와이너리’가 아니라, 시간과 유산을 품은 장소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디테일이죠.
품종 측면에서 본다면 초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위라 위라의 핵심 품종은 까베르네 소비뇽, 쉬라즈 그리고 그르나슈입니다. 우리는 헤리티지 클론과 올드 바인 자산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최근에는 로저 트로트의 부인이 소유했던 포도밭 등, 우수한 그르나슈 포도밭을 추가 매입하며 이 품종에 더 강하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규모로는 제가 합류했던 2020년경만 해도 우리 소유 포도밭은 약 20헥타르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약 100헥타르까지 늘어났습니다. 예전에는 계약 재배에 크게 의존했다면, 이제는 직접 소유한 빈야드의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만드는 와인의 철학과 품질을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변화입니다.
현재 위라 위라는 우리의 와인을 “Approachable Fine Wine(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파인 와인)”이라고 정의합니다. 약 20–25달러 대의 파인 와인 그리고 50달러 이상 구간의 컬렉터블 와인까지, 폭넓은 가격대 속에서 일관된 퀄리티의 파인 와인을 선보이면서, 호주 국내에서는 물론 수출 시장에서도 신뢰받는 생산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처치 블록(Church Block)은 단순한 베스트셀러를 넘어 호주 와인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레드 블렌드 와인입니다. 1972년 첫 생산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왔으며, 서베이 기관 서카나(Circana) 조사에서는 ‘호주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리미엄 와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많은 호주인들이 대학교를 졸업하거나 첫 직장을 얻었을 때 스스로에게 주는 ‘성인의 시작’ 선물로 처치 블록을 고르는 전통이 있을 만큼, 특별한 의미를 지닌 와인이기도 합니다.
Q4. 위라 위라의 철학인 ‘Serious Fun’은 매우 인상적인 슬로건입니다. 이 말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고, 창립자 그렉 트로트와도 연결되나요?
‘Serious Fun’은 위라 위라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장입니다. 이러한 철학은 창립자 그렉 트로트(Greg Trott)의 성향과 깊이 닮아 있습니다. 그는 스포츠 크리켓을 사랑한 열정가이면서도 장난기 많고 유머러스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와인의 품질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엄격하여 와인을 만드는 과정인 양조와 농법, 블렌딩,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했으며, 와인은 결국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의 이 ‘진지하지만 유쾌한’ 태도는 오늘날까지 위라 위라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중심으로 남아 있으며, 크리켓 배트는 자연스럽게 위라 위라를 상징하는 시그니처가 되었습니다. 현재 위라 위라 팀 안에는 늘 유머와 창의성이 흐르며,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를 남기는 프로젝트(와이너리에서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적 시도들)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습니다.
Q5. 위라 위라의 대표 품종은 쉬라즈(Shiraz)로 알려져 있습니다. 맥라렌 베일을 대표하는 와인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고, 다른 호주 생산자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위라 위라의 쉬라즈(Shiraz)는 파워와 우아함의 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맥라렌 베일의 개성을 담으면서도,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포용력 있는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맥라렌 베일과 애들레이드 힐스의 여러 서브 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하며, 각각의 개성을 섬세하게 표현하려 합니다. 우드헨지 쉬라즈(Woodhenge Shiraz)는 해안가에 가까운 라임스톤 토양에서 재배되어 베리 알갱이가 작아 컬러와 풍미가 깊고(dense, deep), RSW 쉬라즈(RSW Shiraz)는 애들레이드 힐스의 고지대, 샌디 소일(sandy soil) 토양에서 자라 파워와 엘레강스한 면모가 공존하며, 올드 바인 쉬라즈(Old-vine Shiraz)는 1980년대부터 이어진 헤리티지 클론으로 맥라렌 베일 쉬라즈의 숙성 잠재력과 복합미를 선사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차별점은, 위라 위라의 와인메이킹 팀이 전원 여성 팀이라는 점입니다. 와인메이커 엠마우드는 펜폴즈(Penfolds) 및 트레져리 와인이스테이트(Treasury Wine Estates)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이후 위라위라에 합류했습니다. 팀원들은 '우리가 와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포도밭이 말하게 둔다'는 마인드로 빈야드의 개성을 세심하게 와인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위라 위라는 정통적인 파인 와인의 방식(섬세한 선별, 중력 흐름을 활용한 와인메이킹, 바스켓 프레스, 정교한 오크 사용 등)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불필요하게 높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저는 위라 위라를 “Fine wine made in a serious way, but still approachable and not stuffy”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파인 와인의 디테일과 합리적인 가격, 이 두 가지의 조합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Q6. 한국 와인 애호가들에게 위라 위라를 추천한다면, 어떤 와인 3종과 어떤 상황을 제안하고 싶으신가요?
첫 번째, 위라위라 투엘브스 맨 샤도네이(Wirra Wirra 12th Man Chardonnay)를 추천합니다.
창립자 그렉 트로트(Greg Trott)는 크리켓을 누구보다 사랑한 인물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크리켓 영웅들을 동경한 나머지 가족 농장 한켠에 직접 크리켓 구장을 만들 정도였습니다. 크리켓은 11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지만, 그는 언제나 ‘12번 타자(12th Man)’로서 호주 크리켓 팀의 일원이 되는 것을 꿈꿨습니다. 이 유쾌한 꿈과 열정은 훗날 위라 위라의 와인에도 반영되었고, 그의 오랜 애정을 기념해 투엘브스 맨 샤도네이(12th Man Chardonnay)가 탄생했습니다.
한국 와인 애호가분들이 좋아하는 클래식한 프렌치 버건디 스타일에 가까운 샤도네이로 위라 위라에서는 이 와인을 '마담 버건디(Madame Burgundy)'라는 닉네임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시트러스와 핵과일 아로마와 함께 크림 같은 부드럽고 풍부한 풍미가 더해졌고, 생기 넘치는 산도와 풍부한 미네랄리티가 더해져 매력적인 맛을 선사할 것입니다.
두 번째, 위라 위라 처치 블록(Wirra Wirra Church Block)을 추천합니다.
위라 위라 처치 블록(Wirra Wirra Church Block)은 1972년 와인메이커 그렉 트로트(Greg Trott)가 위라 위라 레이블로 처음 선보였으며, 카베르네 소비뇽 50%, 쉬라즈 41%, 멜로 9%로 블렌딩된 위라 위라의 대표적 레드 와인입니다. 엘레강스한 풍미와 질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여러 음식이 한 상에 차려지는 한국 식문화와도 뛰어난 궁합을 보이며, 무엇보다 클래식한 스타일로15~20년의 숙성 잠재력을 갖춘 고퀄리티 와인임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세 번째, 위라 위라 RSW 쉬라즈(Wirra Wirra RSW Shiraz)를 추천합니다.
RSW는 1894년 위라 위라를 최초 설립한 로버트 스트랭웨이스 위글리(Robert Strangways Wigley)의 이름을 따 만든 와인으로, 다양한 서브 리전과 빈야드에서 수확한 최고 품질의 열매만을 엄선해 배럴 블렌딩한 위라 위라의 플래그십 쉬라즈 와인입니다.
바이오다이나믹 기법으로 재배한 60년 이상의 올드바인 포도로 양조되며, 젖산 발효를 거친 뒤 프렌치 오크에서 각각 숙성(30% 뉴 오크, 70% 2~3년 사용 오크)되고, 이후 블렌딩을 거쳐 병입된 후 3년 이상 병숙성을 거쳐 출시된다. 최대 20년까지 장기 숙성이 가능하며, 최소 6년 이상의 숙성을 거치며 이 와인의 깊이와 잠재력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검은 자두를 연상시키는 잘 익은 과실 향과 활기찬 산미가 특징이며, 길게 이어지는 우아한 타닌이 섬세고 긴 여운을 선사합니다. 샌드 소일에서 비롯된 순도 높은 과실미와 질감과 파인 와인을 완성하기 위한 디테일들이 스며든 와인으로, 특별한 날 혹은 정말 좋은 와인을 선물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Q7. 한국 시장은 최근 프리미엄 와인 소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와 젊은 세대의 음용 트렌드를 포함해, 최근 글로벌 와인 스타일의 변화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글로벌하게 보면, 점점 더 가볍고 신선한 스타일의 와인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한 병을 천천히 나누어 마시는 것뿐 아니라, 이제는넷플릭스를 보며 집에서 혼자 한 잔, 친구와의 가벼운 캐주얼 모임과 같은 새로운 음용 상황이 늘어났습니다.
이제 와인은 ‘이 자리를 지배하는 주인공’이라기보다, 삶에 에너지를 더해주는 조용한 동반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그 경향이 더 강합니다. 단지 맛뿐 아니라, 이 와인이 어디서 왔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가치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에 깊은 관심을 갖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는 2005년부터 지속가능성에 대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강화해 왔습니다. 포도 껍질과 찌꺼기를 퇴비로 재활용하고, 와이너리 내 생물다양성(biodiversity) 구역을 조성하며, 병의 무게를 약 550g에서 420g으로 줄여 이를 통해 전체 CO₂ 배출량의 약 10%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저는 와인을 소비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지구와 문화를 지키는 “good citizens of the planet”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자인 우리 역시 그 책임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Q8. MW로서 개인적으로 요즘 주목하고 있는 와인 생산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중국 산둥(山东, Shandong)과 샹그릴라(香格里拉, Shangri-La) 지역이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2019년, 저는 중국에서 열린 디켄터(Decanter) 아시아 와인 어워즈의 심사위원으로 중국을 방문해 다양한 와인을 시음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이 지역에서 오는 와인들의 잠재력에 상당한 인상을 받았고, ;앞으로 더 주목해야 할 생산지'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새로운 이름이지만, 앞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9. 앞으로 위라 위라에서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현재 클레이버(Clayver)와 같은 세라믹 발효 용기를 활용해, 더 우아하고 질감이 섬세한 와인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라 위라가 오래전부터 중요하게 생각해온 사이클링 문화 등 와이너리가 지역사회와 자연, 라이프스타일을 연결하는 창의적인 프로젝트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다시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한국은 에너지가 넘치고, 와인 마켓과 커뮤니티의 수준이 매우 높으며,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특별히 강한 나라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소믈리에, 저널리스트 그리고 모든 와인 러버 여러분을 만나는 것은 저에게도 큰 영감이 됩니다.
여러분이 와인을 통해 느끼는 기쁨이, 저희가 와인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다채로운 와인들과 저희 위라 위라 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