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제21회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국가대표 부문 우승자, 롯데호텔서울 '이다은 소믈리에'
대전관광공사(사장직무대행 김용원)가 주최하고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협회장 고재윤 경희대 고황명예교수)가 주관하며, 대전광역시(시장 이장우)가 후원하는 '제21회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국가대표 부문에서 최종적으로 롯데 호텔 서울의 이다은 소믈리에가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며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경기대회의 꽃이자 국가대표 소믈리에를 선발하는 '국가대표 부문' 1위 금상을 차지한 롯데 호텔 서울의 이다은 소믈리에는 작년 제20회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국가대표 부문에서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대회 본선 2회만에 국가대표 부문 우승을 거머쥐었다.
국가대표 부문 대회 우승자에게는 다양한 부상이 수여된다. 우승자에게는 대전관광공사 사장상(금상)과 함께, 포르투갈 와이너리 투어 지원, 남호주 와이너리 투어 지원, 알마스 캐비어 500g, 누드글라스 디캔터 1개, 2026 아시아 와인 트로피 심사위원 위촉, WSA와인아카데미 강사 위촉 증서 등 많은 부상이 수여된다.
금년도 대회의 우승자가 되기까지, 그녀는 어떠한 준비와 노력을 해왔을까? 소믈리에타임즈는 이다은 소믈리에의 스토리를 담은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롯데호텔 서울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에서 근무하고 있는 소믈리에 이다은입니다. 2015년 인턴으로 첫 발을 내디딘 뒤 2017년에 정직원으로 발령받았고, 현재까지 같은 곳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소믈리에 경력은 약 2년으로 길지는 않지만, 약 9년간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다양한 와인을 가까이에서 경험해 왔습니다.
Q2. ‘2025 제21회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국가대표 부문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우승 소감이 궁금합니다.
아직도 금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습니다. 지난해 처음 출전했을 때 결선에서 활약하던 소믈리에님들을 보며 ‘내년에는 꼭 3위 안에 들고 싶다’고 다짐했는데, 그 목표를 넘어 금상까지 받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동시에 주어진 상의 무게만큼 더 큰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더욱 겸손하게 공부하고 성장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3. 처음 와인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와 와인에 매력을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인턴 입사 이후 계속 피에르 가니에르에서 근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와인과 밀접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프렌치 파인 다이닝의 특성상 와인은 서비스의 핵심이었고, 소믈리에가 아니더라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특히 선배 소믈리에들의 품격 있는 서비스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와인 설명을 보며 ‘나도 저런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동경이 생겼고, 그것이 소믈리에의 길을 선택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Q4. 대회를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과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무엇이었나요?
필기시험과 영어가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업무와 병행하며 방대한 범위를 공부하는 일이 쉽지 않았고, 실무에서 영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유창함이 부족해 준결선·결선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테이스팅 경험도 많지 않아 매 순간이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필기시험에 합격했을 때, 그리고 준결선을 준비하며 반복 연습을 통해 실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특히 스파클링 와인 서비스나 레드 와인 디캔팅처럼 작은 디테일에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 큰 성취감으로 남았습니다.
Q5. 지난해 장려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작년과 올해를 비교했을 때, 지난 1년간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완하셨나요?
올해는 서비스 흐름과 영어 표현 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동작 하나가 끊기지 않도록, 설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습니다.
또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어서 일부러 사람들 앞에서 더 자주 연습하며 긴장감을 이겨내고자 노력했습니다. ASI 국제대회와 이전 국가대표 경기대회 영상들을 분석해 참가자들의 말하기 방식, 대응력, 서비스 흐름 등을 관찰했고, 이를 제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6. 이다은 소믈리에님이 생각하는 ‘소믈리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소믈리에는 와인뿐 아니라 다양한 음료 전반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최신 업계 동향을 파악하며, 업장의 음료 운영을 책임지는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질은 ‘고객 서비스’입니다. 고객의 상황과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 알맞은 와인을 추천하는 능력, 와인을 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센스 있는 설명과 대화, 그리고 레스토랑에서의 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이 소믈리에의 진정한 가치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고객분들이 와인의 맛뿐 아니라 분위기와 서비스까지 만족해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Q7. 소믈리에님께 특별한 의미를 지닌 ‘인생 와인’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제게 가장 특별한 와인은 이탈리아의 '가야 카마르칸다 ‘프로미스(Gaja, Ca'marcanda Promis)’입니다. 처음 접한 보르도 블렌딩 스타일의 이탈리아 와인이기도 하고, 이 와인을 이해한 경험 덕분에 작년 롯데호텔 소믈리에 대회 결선에서 유사한 테스크를 문제없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Promis(약속)’라는 이름이 주는 메시지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후 Lsomm 그룹에서 대표 와인을 선정할 때 제가 이 와인을 추천했고,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최종 선정되었으며 고객분들께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뿌듯했습니다. 제 소믈리에 여정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준 와인입니다.
Q8. 앞으로 한국 소믈리에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인재 발굴’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믈리에를 꿈꾸는 인재들에게 실무 중심의 교육 환경이 더 다양해지면 좋겠습니다. 이론은 갖춰져 있어도 실제 서비스 디테일, 업장 운영, 음료 관리 등을 배울 기회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느낍니다.
저 역시 롯데호텔의 Lsomm 그룹 활동과, 주제를 정해 발표와 토론을 진행하는 ‘와인 디스커버리 클럽’을 통해 테이스팅 능력과 실전 서비스 기준을 체계적으로 배우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인재가 전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의 폭이 넓어지길 기대합니다.
Q9.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을 들려주세요.
지금의 저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꾸준히 성장하는 소믈리에’가 되는 것입니다. 금상을 받았지만 여전히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낍니다. 뛰어난 실력자들과 경쟁해 우승한 것은 큰 영광이지만, 제 스스로 부족한 면이 더 많이 보입니다. 현재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발전하며, 언젠가 스스로 ‘나는 최고의 소믈리에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과, 앞으로 도전을 준비하는 후배 소믈리에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대회 준비와 성장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용문 소믈리에님, 박지혜 소믈리에님은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주셨고, 정래준 헤드님과 피에르 가니에르 팀은 항상 따뜻한 격려와 배려로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이미향 식음팀장님과 식음팀 동료들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작년 첫 출전을 위해 1년 동안 도움을 주셨던 권오진 소믈리에님, 그리고 제가 처음 소믈리에라는 길에 설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지금까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김권 소믈리에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후배 소믈리에분들께는 ‘자신을 믿고 지금의 노력을 놓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자신 없을 때가 있지만, 그 모든 순간이 쌓여 결국 빛나는 결과로 돌아온다고 믿습니다.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소믈리에로서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