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캔와인 브랜드 '베이브' <사진=Drink Babe>

과거 캔와인을 생각하면 ‘값이 싼 와인’ 혹은 ‘안 좋은 품질’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지만, 최근 캔와인 시장은 엄청난 발전과 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10년도 채 되지 않아 매출이 2012년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 6,900만 원)에서 2020년 7월 기준으로 1억 8,360만 달러(한화 약 2,174억 7,420만 원)로 약 90배 가량 증가했다.

캔와인의 인기는 젊은 세대가 주도하고 있는데, 캔에 담긴 감각적인 디자인, 와인잔 없이도 스포츠 경기장, 콘서트에서 즐길 수 있는 편의성, 특유의 힙(Hip)한 감성의 패키징으로 파티와 같은 사교 자리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인기 요소에 제약이 될 수 있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집에서 손쉽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으로 수요가 유지되는 상황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이러한 트렌드를 잘 반영한 캔와인 브랜드가 있는데 바로 이번 F&B브랜드 스토리의 주인공 ‘베이브(Babe)’이다.

베이브 와인은 지난 2016년 더팻쥬(The Fat Jew)로 알려진 셀러브리티 조쉬 오스트로브스키(Josh Ostrovsky) 그리고 데이빗 올리버 & 태너 코핸(David Oliver Cohen & Tanner Cohen) 형제가 설립한 캔와인 브랜드다. 로제(Rosé),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 레드(Red) 등 세 가지맛으로 출시되었는데, 베이브의 와인들은 SNS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여 밀레니얼 및 Z세대를 주 고개층으로 인기를 끌었다.

▲ 젊은층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베이브 캔와인 <사진=Drink Babe>

그리고 인기에 힘입어 주류 공룡 AB인베브가 지난 2018년, 베이브 와인 지분을 처음 매입했는데,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는 AB인베브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와인 투자인 것으롷 알려졌다.

과거 전통적인 대량 생산 형식의 양조장들의 제품을 선호했던 미국인들은 현대에 들어선 다양한 종류의 주류 제품들을 찾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으로 F&B스토리 1편에서 소개했던 향미 알코올 스파클링 워터 ‘화이트클로(White Claw)’의 하드셀처(Hard Seltzer)가 있다.

하드셀처와 캔와인의 공통점은 바로 ‘캔’에 포장되어있다는 점인데, 두 제품 모두 위에서 말했던 장점들을 필두로 성장하고 있다. 자유로운 ‘편의성’과 힙한 ‘감성’이다. 최근 미국에서 와인에 대한 수요는 점차 떨어지는 추세로 와인전문매체 와인 인텔리전스가 약 2,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0명 중 4명(39%이 지난 1년 동안 와인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이 그룹의 3분의 2는 일반적으로 술을 덜 마신다고 밝혔으나, 마지막 33%는 와인을 줄이고 하드셀처와 같은 다른 알코올음료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병와인 대신 '캔와인' 제품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 캔와인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편의성'이다. <사진=Drink Babe>

미국에서 와인의 수요가 떨어지는 이유로는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병와인을 어떻게 적용할지 모르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는 현재 와인 업계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많은 최근들어 미국 전통적인 병와인 브랜드들이 자신만의 캔와인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로버트 몬다비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우드브릿지(Woodbridge)라는 브랜드로 포장되어 출시되었다. 2018년 와인스펙테이터 자료에 따르면 미국 캔와인 매출은 6,900만 달러(한화 약 834억 2,790만 원)으로 2017년에 비해 69%나 급증했다.

베이브 와인 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젊은 세대들의 문제점까지 보완했다. 750mL용량의 병와인 대신 250mL 캔으로 포장되어 와인에 대한 진입 장벽을 허물었으며, 맥주가 아닌 ‘캔주류’ 제품으로 대형 마트의 선반을 차지할 영향력이 없었을 초기에는 이커머스(E-Commerce)와 SNS 시장에 예산을 3배나 늘렸고, 수백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유명 인플루언서이자 베이브와인의 설립자인 더팻쥬(The Fat Jew)를 필두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해 SNS에서도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 베이브에서 출시한 향초 및 선거 생존 키트 <사진=Drink Babe>

또한,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재밌는 마케팅도 베이브 와인의 수요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단순한 캔와인을 넘어서, 코로나19로 스포츠 경기를 직관하지 못하자 경기장 내음이 나는 향초 및 스포츠 인기 간식 나초를 만들어 같이 판매한다거나, 최근 미국 선거철에는 ‘대통령 선거 와인 생존 키트’를 출시해 캔와인과 함께 선호하는 후보가 승리하지 못할 경우 소리를 지를 때 소음을 방지할 수 있는 베개를 함께 판매했다. 트렌드에 맞추어 키치하지만 젊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는 것이다.

현재 베이브는 한국에서도 납품되고 있는 얼마 안되는 캔와인 브랜드 중 하나이다. 그만큼 계속해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 CU편의점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니, 궁금한 사람들은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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