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SPC의 안중민 소믈리에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안중민 소믈리에님.

네, 안녕하세요! SPC에서 근무하는 안중민입니다.

작년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에 이어서 올해 왕중왕전에서도 우승을 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번이 4번째 우승이시네요. 소감이 어떠세요?

이전 대회들과 비교해 제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됐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소믈리에로서 육아를 병행하면서 공부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제가 공부를 할 때 아이들이 옆에서 같이 책을 보는 모습이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공부가 힘들 때마다 그 모습을 생각하며 힘을 냈습니다. 대회에 나설 때 큰아들 지오가 "화이팅"이라고 응원했던 게 도움이 됐습니다.

이번 대회가 개인적으로 절실했었는데, 두 아이 덕분에 우승한 것 같습니다.

두 아이의 힘이 컸네요. 안중민 소믈리에님은 유일하게 결선에서 불어를 사용하셨습니다. 많은 관중들이 영어는 그래도 조금 알아들으시는 분들이 많은 데, 불어는 상대적으로 어렵잖아요. 그래서 소믈리에님이 잘했는지, 실수를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혹시 소믈리에님만 알고 있는 실수가 있나요?

이번 대회에선 필기와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 와인 묘사를 공부하기 위해 2013년 세계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인 파올로 바소(Paolo Basso)의 우승 영상을 적어도 천 번 정도 봤습니다.

왕중왕전 결선 블라인드 테이스팅 레드 2번에서 어떤 와인인지 감이 안 잡혔습니다. 말을 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자주 봤던 파올로 바소 영상 속의 표현력이 나왔습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할 때 검은색 잔에 나와서 와인의 시각적인 묘사를 할 필요가 없었는데, 파올로 바소처럼 시각적인 묘사부터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긴장했단 걸 깨달았습니다.

그때 큰아들의 "화이팅"이 생각나면서 정신을 차리고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엘리트 소믈리에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소믈리에님과 와인과의 첫 만남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선 들어본 적이 없어요.

저는 프랑스의 공립 호텔고등학교를 입학하였고, 원래 호텔리어가 꿈이었습니다. 호텔리어를 공부했을 때 치즈, 서비스, 와인 등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미성년자라 와인을 테이스팅하지 못하고 이론으로만 배웠습니다. 품종이나 기본적인 이론들을 익혔지만, 맛이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서 프랑스로 다시 돌아왔을 때, 성인이 됐던 저는 그제서야 처음 와인을 접했습니다. 와인에 매력을 느꼈고, 재미를 붙이고, 빠져들면서 호텔리어에서 와인쪽으로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와인이 있나요?

샤토 살롱 뱅존(Chateau Chalon Vin Jaune)입니다. 뱅존와인은 6년 반 동안 산화시킨 와인입니다. 소믈리에 대회를 나갔던 프랑스 쥐라에서 처음 접했는데요. 와인이 상했나 의심이 들 정도로 별로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입맛이 바뀌었고 그 와인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뱅존와인이 아시아 음식, 특히 카레랑 잘 맞았습니다. 마리아주를 몸소 배우면서 현지에서 소믈리에 대회를 접하였고, 그 당시 깨달음으로 지금의 안중민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떠신가요?

한국 소믈리에 대회,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 작년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이번 왕중왕전까지 4번 우승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5번째 우승은 아시아나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입니다. 한국 소믈리에들이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을 국제대회에서 세계 소믈리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제 목표입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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