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브리엘 고렐리 MW(Gabriele Gorelli MW)

가브리엘 고렐리 MW(Gabriele Gorelli MW)는 지난 2월, 2021년 새로운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으로 선정된 인물로 1953년 협회 창립이래 첫 ‘이탈리아의 마스터 오브 와인’이다. 이전까지 이탈리아와 연관된 마스터 오브 와인은 영국을 근거지로 이탈리아의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는 피에파울로 페트라치(Pierpaolo Petrassi) MW가 유일했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소규모 생산자였던 할아버지를 이어 와인 업계에서 꿈을 키워나간 그가 이탈리아의 최초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기까지, 그의 노력과 과정은 무엇이 있었을까? 소믈리에타임즈가 가브리엘 고렐리 MW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가브리엘 고렐리 MW로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의 몬탈치노에서 태어났습니다. 현재 15년 동안 ‘브랜드 구축자’로서 와인 업계에서 일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이탈리아인 최초로 첫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이 되었습니다.

Q2. 와인 업계에는 어떻게 입문하시게 되신건가요? 그리고 와인에 끌렸던 이유는요?

정말로 간단해요. 제가 태어난 몬탈치노 지역은 말그대로 모든 것이 ‘와인’이에요. 주변이 모두 포도밭인 것 뿐만 아니라 와인 문화에 ‘포위’되어 있죠. 게다가 제 할아버지인 지안카를로 고렐리(Giancarlo Gorelli)는 정말로 작은 브루넬로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흐름과 함께 와인 셀라에서 일하는 것이 익숙했습니다. 또한, 할아버지가 은퇴한 1998년 이후 저는 생산자와 최종 소비자 사이의 큰 의사소통의 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것이 저의 주요 관심 분야가 되었죠.

▲ 와인에 둘러싸인 환경과 함께 자란 가브리엘 고렐리 MW

Q3. 마스터 오브 와인 이야기로 넘어가볼까요? 시험을 위한 공부 및 경험을 쌓는 과정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2011년에 소믈리에가 되었고 1년 후 이탈리아소믈리에협회(AIS)의 공식 테스터가 되었습니다. 저는 국제 무대에서의 지식을 넓히고 싶었는데, 당시 WSET 과정은 이탈리아에서 일반적이지 않았습니다.

2014년에 MW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한 건 일종의 ‘바보 행위’였어요. 전 MW 프로그램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거든요. 하지만 전 입학시험을 합격했고, 운이 좋게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 여행과 공부를 하며 많은 지식, 경험을 쌓고,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Q4. 마스터 오브 와인을 도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마스터 오브 와인 시험은 마치 마라톤과 같았습니다. 일년에 50회 이상 비행을 했으며, 셀수도 없을만큼 와인을 시음하고, 오랜 시간을 공부에 몰두해야 했죠. 2017년 시험을 한 달 앞두고 전 다른 이탈리아 동료 학생들과 함께 런던으로 이사했습니다.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와인들을 공부하기 위해서요. 이탈리아에서는 불가능 했을거에요. 이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인 후에… 저는 시험에 ‘불합격’ 했습니다. 100명이 넘는 학생들 사이에서 시험장에서 부담감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저는 개인적인 성장을 위해, 저의 모든 경험과 지식을 시험장에 집어넣고, 이미 “내가 마스터 오브 와인이다!”라는 확신을 가져야 했습니다. 그리고 도전을 위해 매우 엄격한 식이요법(설탕, 카페인, 치즈, 이스트 끊기), 아쉬탕가 요가(Ashtanga Yoga) 수련, 규칙적인 생활(이른 아침에 일어나기) 등을 했죠. 실제로 이러한 생활습관은 제 2018년도 시험에서 효과가 있었어요. 또한, 저는 여행하는 곳마다 조깅을 했는데, 특히 많은 활력이 있는 지역을 방문할 때, 여러분에게 진정한 장소감을 줄 수 있습니다.

▲ 무수한 노력 끝에 마스터 오브 와인 자리에 오른 가브리엘 고렐리 MW

Q5-1. 이탈리아인 최초 마스터 오브 와인으로서, 이탈리아 와인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혹시 지금 시기에 추천해주실 만한 이탈리아 와인이 있으신가요?

먼저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된 것은 지금까지의 가장 멋진 일 중 하나입니다. 이탈리아 와인 무역 업계가 저를 따뜻하게 환대해주어 기쁘며,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합니다.

이탈리아 와인의 매력을 말하자면, 복합미, 균형, 깊이가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그리스의 식민지 개척자인 ‘에노트리아(ENOTRIA)’에 의해 명명되었는데, 우리 반도는 토착품종이 많기 때문에 문화 유산의 스타일, 아펠라시옹 그리고 스토리들이 있습니다.

프랑스와 달리 이탈리아는 와인에 대한 적절한 지역적 적근법은 없는데 좀 더 ‘지방(provincial)’적인 접근입니다. 단 몇 km 범위 내에서조차 놀라운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탈리아의 레드와인은 종종 지나치게 타닌감이 강하고, 반면에 화이트와인은 너무 ‘중립적인’ 것으로 여겨졌어요. 저는 기후 변화가 이탈리아 와인의 특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좀 더 관대하고 매력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세계 최고의 와인과 비교할 수 있는 우수한 바롤로(Barolo)과 브루넬로(Brunello) 역시 이탈리아 와인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타일 또한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발포리첼라 클라시코(Valpolicella Classico)’, ‘트렌토 전통 방식(Trento tradional methods), ‘드라이 람브루스코(dry Lambrusco)’ 등이 있습니다.

▲ 몬탈치노 지역의 브루넬로(산지오베제) <사진=Wikimedia>

Q5-2.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시는 와인 스타일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어요. MW님의 와인 셀라에는 어떤 와인들이 있나요?

당연하겠지만, 제 셀라에는 많은 올드 바롤로나 브루넬로 와인들이 있고, 훌륭한 보르도와 부르고뉴 와인들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독일 모젤 지역의 ‘드라이 리슬링(dry Riesling)’이나 그리스 산토리니의 ‘사르(Saar)’, ‘아시르티코(Assyrtiko)’와 같은 향이 강하고 풍부한 미네랄감이 짭잘하게 표현된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드라이한 스타이의 마데이라(Madeira)도 좋아하고요. 전반적으로, 저는 제 셀라의 와인 회전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가벼운 레드의 경우 대표적인 것은 발포리첼라 클래시코 와인이고요.

Q6.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hino)의 경우 한국에서도 꽤 잘 알려진 와인인데요. 100% 브루넬로(산지오베제) 와인이지만, 이 지역의 와이너리마다 각기 다른 개성이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입맛에 맞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을 고르는 법에 대한 팁을 주신다면요?

맞아요. 다른 모든 최고급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브루넬로 역시 와인의 프로필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하우스 스타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브루넬로라는 아펠라시옹에 대해 약간 일반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고도가 가장 높은 북부 지역 역시 보디감과 색상이 모두 가벼운, 내면의 ‘생동감’을 지닌 와인을 생산하기도 합니다. 이는 최고의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와 가장 비슷합니다. 또한, 남부 지역과 마찬가지로 서쪽 지방은 탄닌과 향이 풍부하고 쥬시(juicy)한 반면, 동쪽지방은 보다 향이 더 확 다가오며, 뒷맛에 약간 짠맛이 있죠.

▲ "호기심을 갖고, 여행을 많이 하고, 가치 사슬의 모든 부분을 직접 다루도록 노력하세요" <사진=Daniela Martin>

Q7. 와인 전문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호기심을 갖고, 여행을 많이 하고, 가치 사슬의 모든 부분을 직접 다루도록 노력하세요. 주저하지 말고 모두에게 질문하고, 모든 사람의 말을 경청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비판적 사고’가 정말로 중요해요! 또한, 어떤 와인 생산국가의 문화, 의상, 전통을 이해하는 것은 여러분이 특정한 와인 스타일이나 아펠라시옹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멋지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줍니다.

Q8. 마지막으로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현재 한국 시장에서의 이탈리아 와인은 점점 더 훌륭하게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 독자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한국 와인 업계는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곳 같으며, 이러한 교육 과정에 기여하게 되어 기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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