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좋은 스페인 와인을 합리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스페인 레드, 템프라니요 100%의 볼베르(Volver)와 모나스트렐 100%의 타리마 힐(Tarima Hill)은 와인애호가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다. 이 와인들을 생산하며 국내에 수출 하던 스페인의 보데가스 볼베르(Bodegas Volver)는 올해 '라파 카니자레즈(Rafa Canizares)'로 사명을 변경하며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사명 변경과 함께 라파 카니자레즈의 수출책임자 헤마 산체스(Gema Sanchez-Oro Iniesta)는 2016년 11월 이후 오랜만에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았다. 


7년만에 한국에 방문한 라파 카니자레즈의 수출 책임자 헤마 산체스는 최근 국내 행사에서 테이스팅 세션을 진행했다. 
7년만에 한국에 방문한 라파 카니자레즈의 수출 책임자 헤마 산체스는 최근 국내 행사에서 테이스팅 세션을 진행했다. 

Q. 몇 년 만의 한국 방문이신지요, 다시 만나뵙게 되니 정말 반갑습니다. 그 사이에 사명이 변경되었네요?

7년만에 다시 한국에 방문하게 되어서 정말 반갑고 기쁩니다. 그 사이에 한국의 와인시장 분위기도 많이 달라진 것 같네요.

저희도 사명이 '보데가스 볼베르'에서 핵심 와인 메이커의 이름을 따 '보데가스 & 비네도스 라파 카니자레즈(Bodegas & Viñedos Rafa Cañizares)'로 변경되었습니다. 저희의 철학부터 많은 것이 변화의 흐름에 맞춰가고 있습니다. 

Q.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요? 

우선 지켜온 와인 생산 철학들은 변함없습니다. 2004년 와이너리 설립 당시 와인 메이커 라파 카니자레즈는 그의 첫 번째 와인인 '볼베르(Volver)'를 따 와이너리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 이름은 스페인어로 '귀향', '다시 돌아오다'라는 뜻이 있지요. 당시 볼베르는 스페인의 뿌리를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집중했습니다.

우리는 인기있는 국제적인 품종들보다 스페인의 토착 품종을 중심으로 와인을 양조해 왔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수령의 포도나무에서 생산된 포도로 좋은 품질과 좋은 가격을 갖춘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 왔지요. 이러한 우리의 철학은 5세대 동안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카스티야 라만차 지역과 알리칸테 지역의 테루아에 집중하며 모나스트렐, 템프라니요, 메르세게라, 마카베오, 모스카텔 등 스페인 토착 품종을 생산하고 있지요. 그리고 스페인 전통적인 생산 방식을 유지하며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며 친환경적인 방법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Q. '친환경적 방법', '지속가능성'은 글로벌 트렌드입니다. 라파 카니자레즈는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우리는 친환경적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양조를 합니다. 태양열 발전을 활용하고 있으며,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포도를 생산합니다. 탄소발자국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며 재생에너지, 수질 정화 및 100% 유기농 생산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받아들이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5세대동안 이어온 유산들을 강화하면서 말이지요. 힘이 들지만 오랫동안 잘 해 온 것들은 혁신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라파 카니자레즈가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위해 획득한 인증들
라파 카니자레즈가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위해 획득한 인증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발렌시아 공동체 생태 농업 위원회(CAECV)로 부터 유기농 식품 인증, 카본 프루프 인증(Carbon Proof Certified)', 기후 보호 와이너리(Wineries for Climate Protection) 인증, 비건 인증(Vegano)을 받았습니다. 친환경을 추구하며 와인을 생산하는 지금은 전 세계 35개국으로 우리의 와인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Q. 라파 카니자레즈 떼루아의 특징들이 있을까요?

크게 카스티야 라만차(Castilla La-Mancha) 지역과 알리칸테(Alicante) 지역으로 나누어 설명을 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라파 카니자레즈의 포도밭 카스티야 라만차와 알리칸테
라파 카니자레즈의 포도밭 카스티야 라만차와 알리칸테

동부에 위치하고 있는 라만차 지역은 약 102헥타르의 부지로,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과 함께 건조한 대륙성 기후를 보입니다. 여름에는 해발 660m의 높은 고도로 인해 일교차가 큰 지역입니다. 비는 가을과 겨울에만 내리며 강수량도 거의 없는 편 입니다.  일조량은 연간 3,000시간 정도 됩니다.  토양은 모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석회질과 붉은 토양이 약 1피트(30cm) 깊이까지 혼합되어 있습니다. 이곳의 올드바인들은 2m 이상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가장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볼베르와 파소아파소(PASO A PASO) 와인들이 생산되는데요, 보통 50~65년 수령의 포도나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산미가 있고 복합적인 풍미를 가진 레드와인의 특징을 갖습니다. 주 재배 품종은 템프라니요 입니다. 

두번째 떼루아는 알리칸테 지역입니다. 지중해의 영향을 받는 약간 온화한 대륙성 기후로 겨울은 춥고 고지대에는 눈이 내립니다. 여름은 덥고 건조하며 밤에는 큰 일교차로 시원해집니다. 이를 통해서 포도가 빨리 잘 익습니다. 강우량은 일반적으로 리오하지역의 1/3 수준입니다. 토양은 건조하고 얕은 편이며 석회암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큰 석회암 덩어리들이 혼함되어 있지요.

모나스트렐이나 카베르네 소비뇽 같은 두꺼운 만생종이 자라기 좋은 떼루아입니다. 복합적인 산미가 좋고 드라이한 특징들을 잘 보이며, 다양한 품종의 포도를 키우고 있습니다.

Q. 라파 카니자레즈에는 많은 브랜드가 있는데요, 각 떼루아별로 한 가지씩 추천해 주시겠습니까?

각 브랜드마다 특징이 있고 장점들이 많다보니 모두를 소개하고 싶네요. 한 가지를 꼽으려니 정말 너무 어렵습니다. 2가지 씩은 안될까요? 

좌측부터 볼베르, 볼베르 퀴베, 타리마 힐, 트리가
좌측부터 볼베르, 볼베르 퀴베, 타리마 힐, 트리가

볼베르(Volver)

우선 라만차 지역에서는 '볼베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희 와인의 뿌리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볼베르는 싱글빈야드 템프라니요 100%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모든 포도는 손으로 직접 피킹을 하며 새로운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말로락틱 발효, 15개월 숙성을 하고 필터링하지 않습니다.

볼베르는 와인의 빛깔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맛은 복합적인 아로마와 풍미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최고의 템프라니요 이지요. 강렬한 퍼플 컬러를 띠며, 담배, 감초, 블랙커런트 향, 풀 바디, 잘 익은 과일과 섞인 구운 노트를 선사합니다. 끝으로 길고 균형 잡힌 피니시를 선사합니다.

볼베르 퀴베(Volver Cuvée)

볼베르 퀴베는 라만차 지역 최고의 와인입니다. 템프라니요와 함께 카베르네 소비뇽을 블렌딩하여 숙성잠재력 또한 높습니다. 에이징 포텐셜이 매우 크지요. 와인 메이킹 시작 과정부터 마지막 과정까지 철저한 모니터링을 거칩니다. 포도의 가지치기, 개화, 결실, 베레종, 숙성 및 수확과 같은 모든 단계와 과정을 주의깊게 감시하며 포도원에서 가장 좋은 포도 송이를 선별합니다. 5톤 탱크에서 침용 후 수직 프레스 과정을 거칩니다. 배럴 중에서도 최고의 숙성잠재력을 지닌 배럴만 선택되어 완성됩니다. 

가넷 테투리가 있는 체리 색상으로 매우 잘 익은 과일의 강렬한 향, 프렌치 오크에서 숙성하면 초콜릿, 스모크, 달콤한 향신료의 향이 납니다. 입안에서는 부드럽고 숙성된 탄닌, 설탕에 절인 과일의 존재감, 긴 여운이 있는 잘 구조화된 와인입니다. 지금 마실 수 있지만 노화 가능성도 있습니다.

타리마 힐(Tarima Hill)

알리칸테 지역에는 모나스트렐 100% 타리마 힐(Tarima Hill)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최적의 시기에 포도를 수확하여 토종 효모를 사용하며, 말로락틱 발효를 진행합니다.

강렬한 루비 테두리가 있는 체리 컬러에 코에는 잘 익은 과일, 블랙 라즈베리, 블루베리, 향신료, 꽃 향이 있습니다. 미각은 맛있고 균형 잡히고 풀 바디이며 긴 피니시를 보입니다. 2017년 와인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17위에 선정되는 등 많은 어워즈 수상을 자랑하는 와인이기도 합니다. 

트리가(TRIGA)

마지막으로는 알리칸테 지역 최고의 와인이자 호주 천재 와인메이커 ‘크리스 링랜드'와 야심찬 합작품 '트리가(TRIGA)'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모나스트렐과 카베르네 소비뇽을 블렌딩하여 만듭니다. 5개의 서로 다른 포도원에서 선별한 포도를 통해 만들어지는 트리가는 모든 단계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 최상의 구획을 선택한 후, 별도로 숙성됩니다. 이후 침용 후 수직 프레스 과정을 거쳐 만들어 집니다. 

와인은 불투명한 보라빛이며, 검은색과 파란색 과일의 폭발적인 향은 감초, 인도 향신료, 꽃 오일의 향으로 변화합니다. 풍미가 매우 풍부하고 여운이 길며, 산도가 좋아 우아함을 선사합니다. 입안에서는 달콤한 블루베리와 블랙커런트 향이 입안 가득 물들입니다. 끝에는 스파이시하고 농축된 피니시를 선사합니다.

테루아와 함께 와인을 소개하고 있는 헤마 산체스
테루아와 함께 와인을 소개하고 있는 헤마 산체스

Q. 마지막으로, 한국 와인 시장에 기대하는 점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와인 시장의 성장을 매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의 와인을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직 스페인 와인을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꼭 우리의 와인들로 시작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특히, 볼베르와 트리가는 한국 와인애호가들이 매우 선호하고 계시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와인입니다. 스페인의 라만차와 알리칸테 떼루아만의 특별함을 꼭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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