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마지막 달이 시작된 지금, 와인 업계는 올해 어떤 한 해를 보냈을까? 소믈리에타임즈가 2021년도 와인 업계를 되돌아보는 주요 뉴스를 다시 한번 살펴본다.

1월 / 세계 최대 와인 회사 간 빅딜, 2년만에 공식적인 마무리 단계

▲ E&J 갤로가 컨스털레이션브랜드에게 매입한 다양한 와인 브랜드 <사진=E. & J. Gallo Winery>

E&J 갤로(E&J Gallo)와 컨스털레이션브랜드(Constellation Brands) 사이에서 진행된 8억 1,000만 달러(한화 약 8,816억 8,500만 원)에 달하는 거래가 미국연방통상위원회(FTC)의 승인을 받았다.

컨스털레이션브랜즈는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회사이나, 해외 투자로 인해 전세계 1위 와인 회사로 알려졌으며, E&J Gallo는 미국 내에서는 가장 큰 회사였으나, 콘스털레이션 브랜즈보다 적은 외국 와인 자회사로 인해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는 그룹이다. 하지만 이번 거래를 통해 와인 업계에 큰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컨스털레이션브랜드와 E&J갤로간의 대규모 거래에 관한 소문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시작되었는데, 2009년 4월 공식적인 발표를 시작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거래가 공개되었다. 하지만, 법적 규제에 맞추기 위해 두 회사 간의 거래는 여러 번의 거래 수정이 있었다.

음료전문매체 더드링크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번 거래로 컨스털레이션브랜드는 자사가 소유하고 있던 와인 & 스피리츠 포트폴리오 중 병 당 11달러 이하의 저가 주류 브랜드를 E&J 갤로에게 넘기게 되는데, ‘클로 뒤 부아(Clos du Bois)’, ‘블랙박스(Blackbox)’, ‘에스탄시아(Estancia)’, ‘마크 웨스트(Mark West)’, ‘와일드 홀스(Wild Horse), ‘프란시스칸(Franciscan)’, ‘레이븐스우드(Ravenswood)’등의 브랜드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컨스털레이션브랜드는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에 있는 일부 브랜드의 시설도 넘길 계획이다.

미국연방통상위원회는 컨스털레이션브랜드가 진행하는 다른 회사의 거래 또한 승인했는데, 대표적으로 브랜디 브랜드 폴 마쏭(Paul Masson)을 사제락(Sazerac) 사에 2억 5,500만 달러(한화 약 2,775억 6,750만 원)에 매각했으며, 메가퍼플(Mega Purple)를 포함한 포도주스 농축 사업을 벌크형 포도주스 공급업체인 비에-델(Vie-Del)에게 매각했다. 또한, 뉴질랜드 와인 브랜드 노빌로(Nobilo)와 E&J 갤로와 관련된 1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414억 원)의 투자도 포함된다.

2월 / 와이너리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는 법

▲ 윌라멧밸리빈야드의 '와인 캡슐' 좌석 <사진=Willamette Valley Vineyards>

미국 오레곤주에 위치한 ‘윌라멧밸리빈야드(Willamette Valley Vineyards)’가 방문 기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한 ‘캡슐’을 설치했다.

오레곤 지역 뉴스매체 채널 카투에 따르면 최근 윌라벳밸리빈야드는 ‘와인 팟(Wine Pods)’이라고 불리는 캡슐형 좌석을 설치했다. 보통 와이너리들은 시음실을 통한 ‘식사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윌라멧밸리빈야드 역시 와인 캡슐 안에서의 와인 및 음식 페어링 시식 코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캡슐 좌석은 코로나19 이후 레스토랑 업계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춘 캡슐 공간을 만들어 손님들간의 직접적인 접촉이 없도록 고안된 것이 특징이다.

각 캡슐에는 최대 4명까지 앉을 수 있으며, 난방과 조명 기능이 포함 되어있다. 사용 후에는 소독 및 환기를 진행하며, 손님들이 안에 있는 동안 다른 손님들과의 안전한 거리를 유지해준다.

와이너리의 총지배인 스펜스 포가티(Spence Fogarty)는 이러한 ‘와인 캡슐’ 트렌드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특히 밤에 우리 와이너리에 있는 탑과 포도원을 즐길 수 있는 더욱 멋진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라고 말하며 “피노누아 덩굴을 보며 와인 나라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3월 / ‘파리의 심판 주최자’ 와인 전설 스티븐 스퍼리어, 80세 나이로 별세

▲ 와인 전설 스티븐 스퍼리어(Steven Spurrier) <사진=Bride Valley English Wine Estate>

와인 업계의 전설적인 인물 스티븐 스퍼리어(Steven Spurrier)가 2021년 3월 9일, 영국의 그의 자택인 ‘Bride Valley English Wine Estate’에서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64년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상점 ‘크리스토퍼앤코(Christopher and Co)’의 견습생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1971년 파리에서 자신의 와인 가게를 차린 후 프랑스 최초의 와인 사립학교 ‘L’Academie du Vin’를 설립했다.

또한, 1976년 그는 일명 ‘파리의 심판’이라 불리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주최했다. 당시 와인 신생국이었던 미국 와인과 일부 프랑스 국가 대표급 와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테스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랑스 와인이 더 높은 점수를 받으리라 생각했지만, 충격적이게도 미국 화이트(샤토 몬텔레나 1973, Chateau Montelena 1973) 및 레드와인(스택스 립 와인 세라 1973, Stag’s Leap Wine Cellars 1973)이 1위를 차지했고, 그 결과 캘리포니아 와인을 더 넓은 세계로 가져올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4월 / '와인과 지구온난화' 최악의 서리가 내린 프랑스 포도밭

▲ 봄에 찾아온 서리로 인해 양초에 불을 붙여 온도를 낮추고 있는 포도밭 <사진=Domaine Belleville, Bourgogne>

프랑스 와인메이커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심했던 봄 서리를 맞아 현재 포도나무 손상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번 사고를 ‘농업재해’로 선포했으며, 포도 재배농가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7일, 보르도, 부르고뉴, 샹파뉴, 론 밸리와 같은 주요 와인 산지를 포함한 수천 헥타르 크기의 포도밭에서 수일 밤 동안 영하의 기온이 지속되었고, 이로 인해 서리로 인한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번 재해가 가장 최악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계절에 맞지 않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식물의 성장을 가속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서리가 찾아오며 시기에 맞지 않게 빨리 자란 식물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은 론 밸리(Rhône Valley)로 40년 만에 가장 적은 수확을 향해 치닫고 있으며, 일부 포도밭은 농작물 전체를 잃은 상황이다. 또한, 부르고뉴 역시 2021년 수확량 50%가량이 서리로 유실됐으며, 샹파뉴 포도밭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5월 / 뉴질랜드 와인 업계, 2021년 ‘소비뇽 블랑’ 부족 위기?

▲ 소비뇽 블랑 포도 <사진=Wikimedia>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의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생산국인 뉴질랜드는 2021년의 ‘유난히 적은 수확량’ 때문에 세계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브랜콧 에스테이트(Brancott Estate)의 소유주인 페르노리카의 한 대표에 따르면, 올해 뉴질랜드는 극심한 봄 서리로 인해 수확량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말보로 지역의 화이트와인 품종 포도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말보로 지역의 소비뇽 블랑의 수확량만 해도 약 30% 감소했다”라고 주류전문매체 더드링크비즈니스를 통해 말하며, “현재의 걱정은 와인메이커들이 수년 만에 가장 적은 수확량을 기록한 후, 올해 전 세계 말보로 소비뇽 블랑 와인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빌라 마리아(Villa Maria)의 글로벌 영업마케팅 책임자 맷 델러(Matt Deller)는 “2021년 수확을 앞둔 3개월 동안 발생한 가뭄이 봄 서리 피해를 가중했다”라고 말하며 “현재 예측된 소비뇽 블랑의 전 세계적 부족은 소비자들이 와인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빌라 마리아의 피노누아, 샤도네이, 로제, 보르도 레드가 많이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상황과 맞물려 와인 재배업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 감소, 생산 비용 증가, 지속적인 노동력 부족이라는 폭풍에 직면하고 있으며, 낮은 수확량이 일부 와인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낮은 수확량에도 불구하고, 2021 빈티지 자체는 뛰어난 품질로 평가되고 있다.

6월 / 모엣샹동, 코로나19에도 왕좌 자리 굳건... "돔페리뇽 & 콘차이토로 상승세"

▲ 최근 레이디 가가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돔페리뇽 <사진=Dom Pérignon>

‘브랜드 파이낸스 주류음료 보고서 2021(Brand Finance Alcoholic Drinks 2021)'에 따르면 샴페인 브랜드 ‘모엣샹동(Moët & Chandon)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브랜드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10대 샴페인 및 와인 브랜드의 총 가치는 10% 감소하며 2020년 74억 달러(한화 약 8조 2,598억8,000만 원)에서 2021년 67억 달러(한화 약 7조 4,785억 4,000만 원)로 줄었다. 이는 사교 행사와 호스피탈리티 부문의 폐쇄로 와인 및 샴페인 브랜드의 기회가 제한되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의 자연스러운 영향이다.

모엣샹동의 경우, 브랜드 가치가 11% 감소한 12억 달러(한화 약 1조 3,394억 4,000만 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샴페인 및 와인 브랜드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모엣샹동은 수많은 유명인사들과의 파트너십, 골든 글로브, 로얄 아스코트와 같은 고급 행사 참여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명성 있는 브랜드 중 하나로 남아 있으며, 100점 만점에 77.9점인 브랜드경쟁력지표(Brand Strength Index)와 그에 상응하는 AA+ 브랜드 경쟁력 등급을 가진 브랜드이기도 하다.

브랜드 파이낸스의 상무 이사 리차드 하이(Richard Haigh)는 “모엣샹동은 브랜드 가치 하락을 기록했음에도, 사람들이 즉시 알아볼 수 있는 럭셔리 제품 이미지를 통해 혜택을 보았다”라고 설명했다.

돔 페리뇽(Dom Pérignon)은 브랜드 파이낸스의 ‘샴페인 & 와인 10 2021(Brand Finance Champagne & Wine 10 2021)’에서 8억 2,000만 달러(한화 약 9,149억 5,600만 원)으로 올해 브랜드 가치 성장을 기록한 유일한 브랜드다. 돔 페리뇽은 지난 1년 동안 대중의 주목을 받아왔는데, 최근에는 레이디 가가(Lady Gaga) 및 니콜라 포미체티(Nicola Formichetti)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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