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구입하고자 하는 술의 리뷰를 생성해주거나, 짝퉁 주류의 방지 그리고 과음을 막기 위한 기기까지, 우리들의 ‘슬기로운 음주생활’을 위해 세계의 연구팀들은 다양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와인 리뷰'를 작성하는 인공지능(AI)

만약 와인 리뷰어들이 와인을 설명할 때 같은 단어, 비슷한 형용사, 기술어를 사용하여 전달한다고 생각한다면 100% 틀린 것은 아니다. 다트머스 컬리지(Dartmouth College)의 연구팀 역시 해당 사실을 발견하고 특별한 개발을 시작했는데 와인을 마시지 않고도 자체 와인 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다.

과학잡지 사이언티픽아메리칸에 따르면 다트머스 컬리지의 연구원들은 Wine Enthusiast 잡지에 게재된 약 12만 5,000개의 리뷰를 사용하여 프로그램을 교육하는 것은 물론 와인 리뷰가 일반적으로 작성되는 방식을 가르쳤다. 또한, 맥주 리뷰 작성을 위해 RateBeer 웹사이트의 14만 개의 리뷰 역시 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AI는 각 주류의 와이너리 및 양조장, ABV 및 비용에 대한 세부 정보와 함께 수집된 리뷰를 사용하여 자체 생성을 시작한다.

다트머스 컬리지의 컴퓨터 엔지니어 키스 칼슨(Keith Carlson)은 “단지 매우 독특한 데이터 세트일 뿐이다”라고 말하며 “사람들은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같은 방식으로 와인에 대해 이야기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AI는 자체 리뷰를 작성하는 데 상당히 능숙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연구팀은 실험 테스터 그룹을 모아 300가지의 와인 및 69가지 맥주 각각에 대해 AI가 작성한 리뷰 1개와 실제 사람이 작성한 리뷰 1개를 읽도록 요청받은 후 어떤 것이 사람이 작성한 것인지 구별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대부분의 테스터들은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없었다.

해당 실험의 결과는 International Journal of Research Marketing에 게재되었다. 해당 저널에서는 “와인 리뷰라는 흥미로운 맥락에서 작업하며, 우리는 기계가 상당히 적은 양의 제품 속성 데이터를 통해 직접 전문가 리뷰를 작성하는 중요한 마케팅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해당 기술이 실제 와인 작가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인간 리뷰 작성자를 대체하기보다는 기계가 메타데이터를 통해 초안을 생성하고, 이에 따라 실제 전문가 리뷰어의 작성을 도울 수 있는 워크플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트머스 컬리지의 경영학 조교수 프라사드 바나(Prasad Vana)는 “AI가 과도한 작성 작업량에 직면한 리뷰어들은 물론 제품에 대한 많은 컨텐츠를 분류해야 하는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며 “해당 AI가 소믈리에를 고용할 수 없는 레스토랑이나 수백 개의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어떠한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상상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라고 전했다.

짝퉁 위스키와 정보 가려내는 '전자 코'

호주의 시드니공대(이하 UTS)의 과학자들은 위스키 브랜드를 95% 이상의 정확도로 구별할 수 있는 전자 코 ‘NOS.E’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위스키의 경우 최근 고급 투자로 떠오르고 있는 제품 중 하나이지만, 최근 이를 악용하여 위스키의 라벨링을 속이거나, 불순물을 섞는 등 모조품 사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자 코 NOS.E의 경우 조니워커, 시바스 리갈, 맥캘란과 같은 유명 브랜드 6가지 위스키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IEEE Sensors 저널에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NOS.E는 지역 100%, 브랜드 96.15%, 스타일 92.31%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결과는 4분 안에 확인할 수 있었다.

UTS의 부교수 스티븐 수(Steven Su)는 “지금까지 위스키의 차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훈련을 받은 위스키 감정가가 필요했지만, 이들은 틀린 경우도 있었거나, 연구실에서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화학 분석을 해야 했다”라고 말하며 “NOS.E가 품질과 어떠한 부정행위 및 사기도 밝혀낼 수 있다면 고급 도매상과 소비자 모두에게 매우 유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신속한 결정을 위해 NOS.E는 실제로 인간의 후각 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으로 냄새를 평가하기 위해 8가지의 센서를 사용하여 위스키를 탐색한다. 연구진은 그동안 암시장의 불법거래를 감지하는 용도로 사용했던 전자 코를 개조하여 식품용으로 바꿨는데, 전자 코의 센서에 위스키의 향을 주입하면 냄새 데이터가 컴퓨터로 전송되어 인공지능이 향의 특징을 추출, 분석하여 위스키의 브랜드, 지역, 스타일을 찾아낸다.

수 교수는 “평균 정확도가 95%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NOS.E는 호주 레드와인, 일본 위스키 등 위조될 수 있는 다른 인기 주류 제품들의 품질을 평가하도록 훈련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음주량’ 측정 가능한 기기

▲ 피부에 부착하여 자신의 당, 음주량 그리고 근육 피로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 <사진=Laboratory for Nanobioelectronics>

스마트폰 내 앱을 통해 자신의 체내 알코올을 측정하는 기기가 미국의 한 생물의학 엔지니어 연구팀에 의해 발명되었다.

일명 ‘무통 웨어러블 센서(painless wearable sensor)’는 일반 대중 특히 당뇨를 가진 사람들이 더 쉽게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해당 장치는 혈당, 젖산 수치 그리고 체내 알코올 양을 측정한다.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한 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쳐 의생명공학(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을 통해 스마트폰 앱의 도움을 받아 판독값을 얻을 수 있는 피부에 착용할 센서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해당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연구원들에 따르면 그들은 그 장치가 곧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기기는 바늘이 달린 패치와 이와 연결된 전자 장치로 구성됐는데, 바늘 끝에는 서로 다른 효소가 사이질액 내 당과 알코올 그리고 젖산과 반응하여 작은 전류를 일으켜 전자센서로 분석되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현재 기기의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인 아킬X(AquilX)의 설립자 파샤드 테흐라니(Farshad Tehrani)는 헬스라인을 통해 “당신과 나, 그리고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으며, 신체 내부 움직임과 호르몬 등에 대한 훌륭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이것을 피부 속의 실험실이라고 부른다”라고 덧붙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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