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안 리버 밸리의 개척자, 게리 패럴(Gary Farrell)

미국 캘리포니아 소노마 지역의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에 위치한 게리 패럴(Gary Farrell) 와이너리는 1985년 처음으로 1982년 빈티지를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싱글 빈야드 스몰 로트 아티잔 와인(Small-Lot Artisan Wine, 각 포도밭의 특징을 반영한 우아하고 복합미 있는 부티크 와인)들을 선보이고 있다.

러시안 리버 밸리의 개척자로 불리는 게리 패럴 와이너리는 최근 인기있는 미국 와인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그들의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와인이지만 전통적인 미국 와인의 특징인 직관적이고 파워풀한 스타일과 달리 러시안 리버 밸리의 싱글빈야드를 부르고뉴 스타일로 양조하여 매우 섬세하고 우아한 스타일을 보이며 현재 전 세계 와인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세계(New World)에서 가장 훌륭한 피노누아와 샤르도네

보통 피노누아는 프랑스 부르고뉴가 대표적이며 미국의 경우 오리건 지역이 유명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캘리포니아에서도 피노누아 생산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

▲ 러시안 리버 밸리는 서늘하고 안개가 많고, 백악질 토양을 갖추어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를 생산하기 매우 좋은 떼루아로 통한다.

특히, 일부 포도밭은 포마르(Pormmard) 지역의 피노누아 클론으로 40년 이상 재배해 오며 와인메이킹을 발전시켜온 게리 패럴의 피노누아는 '신세계의 가장 훌륭한 피노누아(New World's Finest Pinot Noirs)'로 통할 정도로 훌륭한 떼루아가 반영된 빈티지를 선보이고 있다.

러시안 리버 밸리는 해안가와 인접하여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서늘한 기후와 함께 안개가 많이 형성되는 지역이다. 이러한 지역적 특징으로 과실에 신선하고 훌륭한 산미를 부여한다. 또한 화산토, 사암, 충적토 등과 백악질 토양을 갖고 있어 복합미가 가득한 최상급 피노누아와 샤르도네가 생산되고 있다.

부르고뉴 스타일의 완성, 테레사 에레디아의 맞춤형 와인 메이킹

▲ 게리 패럴의 와인 메이커 테레사 에레디아(Theresa Heredia)

2020 올해의 와인메이커로 선정된 게리 패럴의 와인메이커인 테레사 에레디아(Theresa Heredia)는 부르고뉴 스타일의 와인 양조를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각 빈티지의 강점을 극대화하여 와인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를 위해 포도밭의 특성을 세분화하고 매 빈티지별 포도의 상태를 분석하여 맞춤형 와인양조기술을 적용하고 게리 패럴만의 우아한 질감과 완벽한 밸런스를 탄생시킨다. 

게리 패럴의 샤르도네는 포도밭 특징을 온전하게 표현하기 위해 낮은 당도 상태로 포도를 수확하고 천연발효를 진행하며 오크통과 함께 달걀 모양 콘크리트를 사용한다. 특히 와인의 질감과 풍부함, 캐릭터를 극대화하기 위해 Lees 컨택을 시행하여 와인의 선도유지와 동시에 복합적인 풍미를 더하고 유질감 있는 텍스처를 부여한다. 

피노누아의 경우도 수확은 샤르도네와 같이 낮은 당도의 상태로 수확하며 와인의 색과 향, 풍미를 위해 저온발효를 진행한다. 이후 타닌감, 스파이시, 홍차의 풍미 등 복합미를 더하기 위해 포도송이 전체를 발효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고급스러운 타닌감과 우아한 피노누아의 특성을 갖추게 된다. 

게리 패럴 와인 테이스팅

▲ 시음와인 4종, 시음순서는 '러시안 리버 셀렉션 샤르도네 2018(Russian River Selection Chardonnay 2018)', '올리벳 레인 빈야드 샤르도네 2017(Olivet Lane Vineyard Chardonnay 2017)', '러시안 리버 셀렉션 피노누아 2018(Russian River Selection Pinot Noir 2018)', '홀버그 빈야드 피노누아 2017(Hallberg Vineyard Pinot Noir 2017)' 순으로 진행했다.

게리 패럴은 이러한 최고급 빈티지를 바탕으로 각 빈야드의 특징을 담은 15종류의 싱글 빈야드 샤르도네와 22종류의 싱글 빈야드 피노누아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마스터클래스의 와인 테이스팅에는 국내 수입 중인 샤르도네 2종, 피노누아 2종 등 총 4종의 게리 패럴 와인을 시음했다.

#1. 러시안 리버 셀렉션 샤르도네 2018(Russian River Selection Chardonnay 2018)

러시안 리버 밸리 내 주요 싱글빈야드에서 엄선한 포도로 생산되는 와인으로 과숙을 피하기 위해 서늘한 아침에 잘 익은 포도알을 수확하여 양조된다. 발효 후 9개월간의 숙성기간과 6개월간의 병 숙성 기간을 거쳐 출시된다. 

밝고 투명한 색과 함께 훌륭한 아로마를 선사한다. 배와 레몬, 라임, 자스민티 등의 아로마와 함께 루꼴라 브리오슈, 허브의 아로마 등 복합적이며 균형있는 향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향이 그대로 반영되어 잘 익은 과실의 맛과 기분좋은 산미, 오크터치와 부드러운 텍스처가 어우러져 게리 패럴 샤르도네의 매력을 보인다.

#2. 올리벳 레인 빈야드 샤르도네 2017(Olivet Lane Vineyard Chardonnay 2017)

러시안 리버 밸리 중에서도 샤르도네를 재배하기 가장 최적화 된 떼루아에서 1975년 수령의 포도나무 포도로 만들어 진다. 마찬가지로 서늘한 아침에 포도를 수확하여 발효 후 9개월간의 숙성과 1년 8개월간의 병 숙성 과정을 거쳐 출시된다.

밝은 금색의 빛을 띄며 배와 감귤껍질, 레몬크림, 버터쿠키 등의 아로마와 허브향을 느낄 수 있다. 입에서 그 섬세함과 우아함을 더 한다. 미디엄 바디감과 함께 섬세한 산미, 은은한 브리오슈 풍미, 짭쪼름한 미네랄리티 등 복합적인 아로마는 기분좋게 긴 여운을 남긴다. 밸런스가 매우 훌륭한 샤르도네다. 

#3. 러시안 리버 셀렉션 피노누아 2018(Russian River Selection Pinot Noir 2018)

러시안 리버 밸리 주요 싱글빈야드 포도를 엄선하여 서늘한 아침에 수확한다. 알코올 발효 및 침용, 말로락틱 발효 후 Lees와 함께 프렌치 오크배럴에서 10개월간 숙성, 병입 후 15개월의 병 숙성 후 출시된다. 

맑은 루비 레드 컬러로 가장 먼저 레드 커런트, 블랙베리의 향과 함께 그린티, 호두, 머쉬룸의 아로마가 따라온다. 레드베리의 과실향과 함께 견과류, 미네랄리티가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피노누아로 실키한 타닌감, 산도, 당도, 알코올의 밸런스가 훌륭하다. 

#4. 홀버그 빈야드 피노누아 2017(Hallberg Vineyard Pinot Noir 2017)

소노마의 그랑 크뤼로 평가받는 홀버그 빈야드의 피노누아로 강한 해풍의 영향과 크지않은 일교차로 훌륭한 빈티지를 선보이고 있다.

▲ 러시안 리버 밸리 중 안개가 많고 서늘한 그린 밸리(Green Valley)에 위치한 홀버그(Hallberg) 빈야드, 소노마의 그랑 크뤼로 통한다.

마찬가지로 서늘한 아침시간에 수확하고 포도 줄기 일부와 함께 양조된다. 이를 통해 고급스러운 타닌감을 부여해 게리 패럴만의 부르고뉴 스타일의 피노누아가 탄생한다. 프렌치 오크에서 16개월의 숙성기간 후 1년간 병 숙성을 거쳐 출시된다. 

맑은 루비 컬러를 보이며 야생의 배리, 장및꽃, 블랙올리브, 정향 등 복합적인 아로마를 선사한다. 잘 익은 과실이 입을 자극하며 동시에 약간의 스파이시함으로 허브와 스모키한 풍미 등 코에서와 같이 입에서도 복합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섬세하고 집중도 있는 타닌감은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하며 긴 여운으로 이어진다.

▲ 안중민 소믈리에(SPC 그룹)가 게리 패럴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한 게리 패럴 앰버서더 안중민 소믈리에는 "게리 패럴의 와인들은 샴페인 토양과 매우 유사한 떼루아에서 생산되다 보니 미네랄리티와 산미가 도드라지진다. 또한 힘있고 직관적인 미국의 클래식한 스타일보다는 섬세함과 우아함이 특징"이라며, "미국 와인이라는 인식을 벗고 게리 패럴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 해 본다면 부르고뉴 와인과 같은 섬세함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 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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