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엔 소주와 고춧가루? That's no no…따뜻한 와인 ‘뱅쇼’ 어때요?

승인2015.03.13 13:52:50

[소믈리에타임즈 | 전은희 기자] ] 감기와 사랑에는 공통점이 있다. 예측할 수도 감출 수도 없다는 것. 안개처럼 경계가 모호하여 의식하는 순간에는 이미 한가운데 있다.

12월은 몸과 마음에 틈이 생기는 시기다. 연말이라 일은 몰리고 송년회는 챙겨야겠고 날씨는 어찌나 추운지... 정신없이 12월을 보낸다면 억지로 떡국과 함께 나이를 목구멍으로 넘겨야한다.

몸과 마음이 축 쳐지는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정류장, 차콜색 모직코트를 입고 어깨를 살짝 넘긴 긴 머리의 이상형을 발견 했다. 추운 날씨 탓인지 코끝이 살짝 발그레한 모습이 더욱 예뻐 보였다. 같은 버스를 타고 사춘기 소년마냥 그녀를 뒤에서 훔쳐보면서 ‘무슨 음악을 듣고 있는 거지’, ‘누구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는 걸까’ 상상의 꼬리를 이어 물었다.

딴 생각에 빠진 탓에 원래 내려야하는 곳에서 두 정거장을 지나쳤고, 그녀에게 말을 건넬 용기는 나질 않아 하릴없이 그냥 내렸다. 그저 오랜만에 두근거림을 느꼈다는 것을 위안 삼아  길을 걸었다. 지나친 길만큼 되돌아 걸으며 지나간 옛 사랑들을 되새김질 했다.

그렇게 추억에 잠겨 밤거리를 걷다보니... 감기에 걸렸다.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다. 만일 위 장면이 드라마라면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여성은 우연히 눈앞에 다시 나타나게 되고, 서로 사랑에 빠지며 알고 보니 엄마가 다른 남매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 드라마는 드라마틱하기에 드라마이고 현실은 그보다 꽤나 건조하다. 그저 밤늦게 싸돌아다니면 감기에 걸린다는 교훈만 얻을 뿐.

이러한 궁상맞은 감기에는 약도 아깝다.

예로부터 감기에는 소주에 고춧가루나 타서 마시라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과하면 물론 몸에 안 좋지만 한잔정도라면 고춧가루의 캡사이신과 소주의 알코올이 혈액순환을 돕고 땀구멍을 열어 땀을 배출시킨다.

   
▲ 소주&고춧가루 칵테일

감기 기운이 있다는 핑계로 술도 마시고 감기까지 낫게 하다니 선조 주당들의 실로 대단한 지혜이자 비기(祕器)이다.

그.러.나 서양에도 질 수 없었는지 예로부터 감기약으로 마시는 술이 있다. 이름하야 ‘뱅쇼’라 불리는 와인의 일종이다. 프랑스에선 뱅쇼(Vin Chaud), 독일에선 글루바인(Gluhwein), 영국에선 뮬드와인(Mulled Wine)이라고 불리며 ‘따뜻한 와인’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이하 뱅쇼)

   
▲ 서양의 흔한 대용량 ‘뱅쇼’

뱅쇼는 겨울이 몹시 추운 독일,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기력을 회복시키고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약으로 마시기 시작했다.

겨울에 빠질 수 없는 대중적인 음료라 해외 축제나 시장에 가면 종이컵에 담아 파는 포장마차도 만날 수 있다. 크리스마스, 가족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뱅쇼’이다. 오렌지 껍질이나 클로브(Clove), 시나몬 스틱 등이 포함된 향신료를 넣은 티백을 와인에 넣어 좀 더 편리하게 ‘뱅쇼’을 마시기도 한다.

우리라고 매번 소주만 마실쏘냐. 못할 건 없다. 집에 흔히 있는 재료들로 ‘뱅쇼’를 만들어 감기를 이겨보자.

준비물은 간단하다. 싸구려 레드와인 1병, 오렌지 1/2개, 레몬 1/2개, 사과 1/2개 만 있으면 된다. 추가적으로 통후추, 클로브, 시나몬스틱이 있다면 더욱 좋다. 클로브는 국내에선 생소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정용 향신료로 많이 쓰인다. 이용부위는 꽃 봉우리로 맛은 맵고 강하다. 고기 냄새 제거나 방충제 등으로도 사용된다.

   
▲ 레드와인, 오렌지, 시나몬스틱, 클로브

# 만드는 법
1. 오렌지, 레몬, 사과를 적당한 크기로 썬다. 이때 오렌지나 레몬은 껍질에 농약이 있을 수 있으니 베이킹소다로 박박 문지르는 것을 추천한다.
2. 와인을 냄비에 붓고 썰어놓은 과일과 향신료(통후추, 클로브, 시나몬스틱 등)를 넣는다.
3. 불을 올린다. 이때 와인이 펄펄 끓어서 향과 알코올이 모두 빠져나가면 안 된다. 약한 불로 어린아이 달래듯 데운다. 30분이면 적당하다.
4. 취향별로 추가로 꿀이나 설탕을 넣어도 좋고 꼬냑을 넣어도 좋다. 다시 마실 때는 다시 살짝 데워 마시면 된다.

와인을 끓이면 포도의 항산화 물질 효과가 증가하여 면역력 향상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 또한 비타민C는 바이러스부터 신체를 방어하는 작용을 해준다.

어머니의 된장국이 각자의 맛을 지니듯 ‘뱅쇼’ 또한 자신만의 맛을 만들어보는 것도 추운 겨울을 나는 즐거움 중 하나다.

뱅쇼 글루바인 뮬드와인 / 사진 = MBC ‘나혼자 산다’ 캡처

전은희 기자  cnjwow@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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