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1일, 프랑스 농업식품산림부(MAAF)가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SOPEXA KOREA)가 주관하는 ‘제16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를 통해 한국 최고의 소믈리에가 선발됐다. 올해는 다담의 김진범 소믈리에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소믈리에 대회’는 1996년 국내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한국 최고의 프랑스 와인 공식 소믈리에를 배출하고 있는 역사 깊은 대회다. 이번에 진행된 결선행사에는 지난 3월부터 약 4개월간의 대장정을 거쳐 최종 결선에 진출한 실력파 소믈리에 7인이 승부를 겨뤘다.
 

▲ 우승을 차지한 다담의 김진범 소믈리에. 올드 빈티지 와인에서 침전물을 걸러내기 위해 디캔팅을 하고 있다. <사진=소펙사 코리아>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장은 보르도∙아끼뗀 지역 프랑스 소믈리에 협회(UDSF B.A) 명예 회장인 ‘장 파스칼 포베르(Jean-Pascal PAUBERT)’가 맡았으며, 일반 심사위원으로는 서한정 한국와인협회(KWA) 초대회장, 김용희 한국소믈리에협회(KSA) 회장, 박준우 푸드 칼럼니스트 등 국내외 와인전문가 8인이 참여해 최고의 소믈리에를 선발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빛냈다.

그렇다면 한국 최고의 소믈리에는 어떤 기준으로 선발했을까?

결선에 오른 7명의 참가자들은 오후 1시부터 4시간 반 동안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포함한 와인 묘사 능력, 와인 서빙 및 고객 응대 서비스 능력, 와인과 음식 매칭 능력 등 소믈리에로서의 자질과 서비스 테크닉 등을 겨뤘다.
 

▲ SPC 비스트로바의 한희수 소믈리에. 고객(심사위원)의 요구사항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소펙사 코리아>

첫 번째 순서는 손님의 요구사항에 대해 대응하는 것을 평가했다. 한국인 심사위원에겐 한국어로, 외국인 심사위원에겐 외국어로 서비스를 해야하는 룰이 있었다. 호스트였던 심사위원의 화이트와인 서비스 요구에 맞게 원형 테이블에 앉아있는 심사위원에게 서비스하면 된다. 돌발상황으로 그 화이트 와인이랑 어울리는 아시아 음식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이 들어오면, 그에 맞춰 음식을 추천하고 마리아주에 대해 설명하면 된다.

심사기준으론 화이트 와인의 칠링이 부족하여 온도가 살짝 높다는 코멘트를 해야 하며, 서비스했던 화이트 와인은 다시 게리동의 칠러에 넣고, 고객 가까이에 옮겨놓는 것이 심사 기준이었다.

▲ 준우승을 차지한 두가헌의 최준선 소믈리에. 잔의 청결도를 보고 있다. <사진=소펙사 코리아>

그리고 잔이나 와인의 서비스 순서를 잘 지켜야 하며, 화이트 와인에 대한 설명(빈티지, AOC 등)을 하고, 아시아 음식 추천에 관한 응대를 하면 된다.

또한 화이트 와인잔에 트릭으로 휴지 조각을 몇개 넣어놔 고객에게 서비스할 때, 와인 잔을 유심히 체크하는 지에 관한 평가항목도 있었다.
 

▲ 비나포의 박민욱 소믈리에. 레드와인을 서비스하기 전, 잔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소펙사 코리아>

두 번째 순서는 손님의 주문에 맞춰 서비스하는 종목이었다. 호스트의 요청에 따라 준비된 셀러에서 레드와인을 꺼내 서비스하면 된다. 그 와인은 샤토 레 트로아 크로아 1995 (Chateau Les Trois Croix 1995)이었다. 심사위원의 돌발상황으로 와인 라벨을 보겠다고 고객이 살짝 만지면서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와인을 건드린다. 또한 한 심사위원이 코르크를 모으는 게 취미라며, 아소 오프너로 와인을 오픈해달라고 요청한다.

심사기준은 라벨을 보겠다 흔들게 되면, 병안의 침전물이 떠오르게 돼, 셀러에 있는 다른 와인으로 교체해야 한다. 그리고 와인은 1995년의 올드 빈티지 와인이기 때문에, 아소 오프너를 사용해 코르크가 부러질 수 있는 염려를 대비해야 한다. 심사위원이 묻기 전에 아소 오프너를 먼저 사용하면 가산점이 있다. 또 와인잔을 세팅할 때, 심사위원(고객)의 오른손 범위에 맞게 잔을 놓는 지도 평가항목에 있었다. 대부분 급하게 잔을 세팅하느라 고객의 가운데 혹은 왼쪽에 잔을 세팅하는 경우 감점된다.
 

▲ 정식당의 김주용 소믈리에.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고 있다. 향을 맡고, 맛을 본 후, 그 와인에 대해서 설명해야 한다. <사진=소펙사 코리아>

세 번째 항목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이었다. 첫 번째 두 개 와인에 대해선 와인 테이스팅을 하고 와인 디스크립션(Description)을 하는 항목이었고, 그 다음 색이 보이지 않는 검은색 와인잔에 서빙된 3개의 주류(와인 포함)에 대해 이름과 지역, AOC, 빈티지 등을 맞추는 종목이었다.
 

▲ 쿠촐로 그룹의 정대영 소믈리에. 고객의 아페리티프 요구에 맞게, 크레망을 따르고 있다. <사진=소펙사 코리아>

네 번째는 아페리티프 서비스 종목이었다. 심사위원(손님) 4명의 요구사항에 맞게 서비스하면 된다. 2명은 크레망, 한명은 크레망으로 만든 끼르로얄, 한명은 애플 브랜디 베이스의 모히또를 주문했다. 이때 평소에 모히또를 만들 때 쓰는 럼이 아닌 깔바도스를 사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 크레망은 스파클링 와인이기 때문에 가장 나중에 준비해서 가장 먼저 서비스를 해야한다.
 

▲ 정식당의 경민석 소믈리에. 애플브랜디를 활용한 모히또라는 특별 주문에 맞게, 그에 해당하는 스피릿을 찾고 있다. <사진=소펙사 코리아>

다섯 번째는 질의 응답이었다. 샤토 슈발 블랑(Chateau Cheval Blanc) 와인이 왜 생떼밀리옹 AOC임에도 불구하고, 메독스타일에 가까운지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답은 카베르네 프랑의 높은 블렌딩 비율이다.

모든 종목은 시간 제한이 있었다. 소믈리에들은 시간 배분을 잘 하여 주어진 시간 내에 주어진 항목을 마쳐야 한다.

이런 결선의 과정을 거쳐 올해의 소믈리에가 선발됐다.

한편 ‘한국 소믈리에 대회’는 도멘 바롱 드 로칠드(라피트), 메독 와인 협회(CVM), 랑그독 와인 협회(CIVL), WSA와인아카데미, 한국소믈리에협회(KSA), 서울와인앤스피릿(SWS), 뱅베(Vin V), 떼땅져, 네스프레소 코리아, 빈텍이 후원사로 참여한 ‘제16회 한국소믈리에대회 결선 및 시상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펙사 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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