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윤 기자와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앰버서더 도메니꼬 디 루찌오(Domenico di Luccio), 그와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인연은 빈 이탈리에서 시작된다.
도윤 기자와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앰버서더 도메니꼬 디 루찌오(Domenico di Luccio), 그와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인연은 빈 이탈리에서 시작된다.

2023년 2월 2일(목)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JW메리어트호텔 더 라운지에서 이탈리아 모던 바롤로의 명가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앰버서더 도메니꼬 디 루찌오(Domenico di Luccio)의 한국 방한을 기념하여 소믈리에타임즈와 단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바롤로 보이즈(Barolo Boys)'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모던 바롤로의 선구자' 엘리오 알타레(Elio Altare)와 함께 전통적인 바롤로를 혁신의 와인으로 이끈 혁명가 중 한 명인 도메니꼬 끌레리꼬(Domenico Clerico)와 바롤로를 만드는 포도 네비올로 이야기를 만나보자.


Q.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도메니꼬 끌레리꼬(Domenico Clerico)의 앰버서더 도메니꼬 디 루찌오(Domenico di Luccio)입니다. 저희 가족 중 제 아버지는 와인메이커이고 동생은 이탈리아 내에 와인 수입을 하고 있는 와인 비즈니스 패밀리 입니다.

저는 1999년 세계 3대 와인박람회인 비니탈리(Vinitaly)에서 도메니꼬 끌레리꼬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 때 도메니꼬가 저에게 '자네, 싱가포르에 와인을 팔아보지 않겠나?'라고 건냈던 질문이 인연이 되어 그와 함께 일하게 됐고, 저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됐죠.

지금은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앰버서더와 이탈리아의 다른 소규모 와이너리를 소개하고 프로모션하는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도메니꼬 끌레리꼬(Domenico Clerico)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Domenico Clerico
ⒸDomenico Clerico

A. 도메니꼬 끌레리꼬는 1970년대 중반 모던 바롤로의 시작을 알린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의 중요한 와이너리 중 하나입니다.

그 시절 일부 바롤로 와인메이커들은 바롤로 와인에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렌치 오크 배럴을 사용하고, 와인 숙성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파워풀하고 오랜 숙성 기간이 필요로 했던 바롤로를 '좀 더 마시기 편안한 스타일의 바롤로'로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도메니꼬 끌레리꼬도 그러했죠.

도메니꼬 끌레리꼬 바롤로(Domenico Clerico Barolo),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노란 별은 어릴 때 먼저 세상을 떠난 딸 크리스티나를 기리며 와이너리의 상징적인 심볼이 됐다.
도메니꼬 끌레리꼬 바롤로(Domenico Clerico Barolo),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노란 별은 어릴 때 먼저 세상을 떠난 딸 크리스티나를 기리며 와이너리의 상징적인 심볼이 됐다.

전통적인 바롤로 스타일을 추구하는 생산자들과 마찰과 대립이 있기도 했지만 지금을 본다면, 와인의 품질과 예술성에도 매우 발전적인 일이었습니다. 부르고뉴 와인처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와인이 되었으니까요.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와인들은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감베로 로쏘 3 Glasses, 죽기 전에 마셔봐야 할 와인 1001 등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이콘 와인 '페르크리스티나'는 2000년 빈티지는 와인스펙테이터 100점에 선정되며 모던 바롤로의 명성을 이어갔습니다.

2016년 가을 도메니꼬 끌레리꼬가 타계하면서 그의 아내인 줄리아나와 도메니꼬의 수제자 오스카 아리바 베네가 와이너리 운영과 와인 메이킹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바롤로를 만드는 포도, 네비올로(Nebbiolo)는 어떤 품종인가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의 토착 품종 네비올로(Nebbiolo)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의 토착 품종 네비올로(Nebbiolo)

A. 네비올로는 장미, 제라늄처럼 섬세하고 우아한 꽃향, 민트향 같은 신선함이 매력적인 품종이지요. 그리고 탄닌은 강하고 산도는 높습니다.

떼루아에 따라 조금씩 다른 스타일로 생산되지만, 확실한 것은 네비올로가 가진 살짝 달콤한 탄닌감 즉, 과실미가 잘 버무려진 탄닌과 구조감, 좋은 밸런스를 맛본다면 우리는 누구나 이 와인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네비올로는 타협을 할 수 있는 포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네비올로는 생동감과 산도가 살아있는 와인인데, 15년 20년 이상 지난다면 감초, 가죽, 초콜렛과 같은 향과 풍미로 변화되고 산도를 점점 잃게 되지요. 예를 들어본다면, 산지오베제로 만든 BDM(Brunello di Montalcino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이나 피노누아를 장기 숙성하고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면 정답을 맞출 사람은 많지 않아요. 왜냐하면 네비올로나 산지오베제, 피노누아 이 3가지 와인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숙성이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오래될수록 그 포도의 캐릭터를 충분히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와인메이커 오스카랑도 대화하며 많이 공감했던 부분입니다. 네비올로로 만든 와인을 1,000병 이상을 마셔보고 든 제 개인적인 의견은 너무 오래 기다린 네비올로는 네비올로가 아닌 와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홍콩, 미국, 중국 등의 VIP들이 네비올로의 올드 빈티지를 많이 구하려고 노력합니다. 허나 저는 네비올로로 만든 와인을 즐기기 좋은 타이밍은 약 15년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셀러에 보관하고 있는 바롤로 치아보 멘틴 2011 빈티지는 지금 오픈한다면 최고의 맛을 선사해줄겁니다.

Q. 네비올로를 사랑하는 한국 와인애호가분들에게 와인 페어링을 추천한다면?

A. 랑게 네비올로 같은 경우에는 피자나 파스타, 프로슈토와 같은 편안한 음식과 또 올리브 오일, 발사믹 식초 또는 간장 소스를 곁들인 농어나 대구와 같은 기름진 생선요리와도 페어링해서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아주 맛있는 조합을 경험할 수 있어요.

바롤로는 고기류, 사냥고기류, 경성 치즈, 숙성 치즈와 함께 드시길 추천하며 다크 초콜릿과도 멋진 마리아주를 선사할 것입니다.

Q. 도메니꼬 끌레리꼬 라인 중 특별히 좋아하는 와인이 있다면?

A. 첫 번째,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랑게 네비올로입니다. 오크숙성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전형적인 네비올로의 모습이 궁금할 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다양한 음식들과 어울려서 더 좋은 와인이지요.

두 번째, 신의 물방울 7권에는 바롤로 치아보 멘틴(Ciobo Mentin)이 등장했지만, 전 빠야나(Pajana)의 바롤로를 더 애정합니다, 하하. 한국에는 수입되지 않는 와인이지만 꼭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 아이콘 와인 ‘페르크리스티나’입니다. 도메니꼬 끌레리꼬가 딸을 위해서 헌장한 와인이기 때문에 저에게 좀 더 특별한 와인이기도 하지요.

Q.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아이콘 와인 '바롤로 페르크리스티나'가 궁금합니다

도메니꼬 끌레리꼬 바롤로 '페르크리스티나' (Domenico Clerico Barolo Percristina)
도메니꼬 끌레리꼬 바롤로 '페르크리스티나' (Domenico Clerico Barolo Percristina)

A. 2000년 빈티지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100점을 수상하고 100 대 와인에 이름을 올리며 모던 바롤로의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도메니꼬 끌레리꼬의 아이콘 와인입니다.

도메니꼬 끌레리꼬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모스꼬니(Mosconi) 포도밭의 포도로 만들며 연간 5,500 병 정도 생산되는 최상급 바롤로이지요. '크리스티나를 위하여'라는 의미처럼 도메니꼬 끌레리꼬가 별이 된 사랑하는 딸을 위해 만든 헌정와인이기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A. 코비드19 이전 아시아에서는 홍콩이나 싱가폴의 시장이 컸지만 지금은 한국, 태국 시장이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태국 같은 경우에는 젊은 세대들이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고, 푸켓이나 코사무이가 관광지이기 때문에 이탈리아 사람들이나 일본, 독일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가는데 그곳에서 이탈리아 와인 소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한국 시장은 지금 이견없이 전 세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TOP 국가 중 하나입니다. 다양한 가격대의 이탈리아 와인 포트폴리오가 잘 형성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와인애호가분들의 이탈리와 와인 그리고 도메니꼬 끌레리꼬 와인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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