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르만(Jermann)이 위치한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Friuli-Venezia Giulia)는 이탈리아 북동부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를 경계면에 두고 있다. 알프스와 아드리아해에서 불어오는 바람, 낯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쌀쌀하여 일교차가 크고 대체로 서늘한 프리울리의 기후는 포도의 당도와 산도의 균형을 도와 특히 화이트 와인 생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었다.

프리울리의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 소비뇽 블랑(Sauvingnon Blanc), 샤르도네(Chardonnay) 품종은 세계 최상급의 품질을 자랑하고 특히 세계 와인 시장 피노 그리지오 와인의 26%은 프리울리에서 생산된다. 풍부함과 복합미가 뛰어난 와인이 생산되는 프리울리는 "고품질" 화이트 와인의 주요 생산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예르만이 위치한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지도 (사진=Jermann)
예르만이 위치한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지도 (사진=Jermann)

예르만의 역사는 1881에 오스트리아에서 이민 온 안톤 예르만(Anton Jermann)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현재까지 건재하게 가족의 전통을 지켜주고 있는 안젤로 예르만(Angelo Jermann)을 거쳐, 그의 아들 실비오 예르만(Silvio Jermann)이 1975년에 빈티지 투니나(Vintage Tunina)를 출시하고 슈퍼 화이트로 세계 와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실비오의 자녀들도 예르만의 와인 사업에 종사하며 가족 경영 체제를 이어 가고 있다.

명실공히 세계 최고급 화이트 와인 산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예르만은 1970년 10핵타르에서 급성장하여 현재 200핵타르의 포토밭을 가지고 있다. 이중 100핵타르는 평지, 85핵타르는 언덕 구릉지역에 펼쳐져 있고 이러한 다양한 랜드스케이프는 다양한 일조량과 일교차에 영향을 주어 신선하고 풍부한 과실미를 지닌 탁월한 포도 재배를 가능케 한다. 연 120만병 정도의 생산량이 보여주듯이 엄격한 포도 선별로만 와인을 만드는 부티크 와이너리이고 생산량의 95%는 고품질 화이트 와인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폰카(Ponca)라고 불리는 이회토(marl)와 잘 부스러지는 사암(sandstone)으로 구성된 토양이 구릉 지역을 이루고, 슬로베니아에서 아드리아 해로 흐르는 강인 이손조(Isonzo)강에 의해 충적된 퇴적토(alluvial)로 만들어진 고원은 자갈(gravel)과 고귀한 석회질 점토(clay)로 구성된다. 이러한 토양의 특성들은 고품질 포도 재배에 아주 좋은 영향을 미치고 예르만 와인들이 가진 풍부한 아로마, 리치한 바디, 매력적인 미네랄리티의 원동력이 된다.

구릉과 평지가 고루 섞인 예르만 와인너리의 다양한 풍경 (사진=Jermann)
구릉과 평지가 고루 섞인 예르만 와인너리의 다양한 풍경 (사진=Jermann)

예르만은 오랜 연구 끝에 스크류캡이 와인의 신선도 유지와 코르크로 인한 와인 손상을 방지하고, 또한 효모 발효로 인해 생기는 아황산염도 20%나 적게 발생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생산하는 대부분의 와인에 스텔빈 스크류캡(Stelvin screwcap)을 사용하고 있다. 최고만을 고집하는 예르만이 선택한 스텔빈은 현존하는 와인 마개 중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브랜드이다.

프리울리안의 전통적인 와인 재배 농법을 지키면서도 최대한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와인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예르만은 제초제나 화학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등 세계 환경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

예르만 와인 라인업은 고가 라인인 크뤼 와인(Cru wines)와 가격면에서 좀 더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단일 품종 레인지로 나눌 수 있다.

국내에는 에노테카 코리아를 통해 수입되고 있으며 예르만의 스타 와인이자 크뤼 화이트 와인인 빈티지 투니나와 더블유 드림스는 최고급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와인 애호가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인기 품목이다.

예르만의 아시아 수출 이사, 귀도 바누치(Guido Vannucchi)가 세미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에노테카)
예르만의 아시아 수출 이사, 귀도 바누치(Guido Vannucchi)가 세미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에노테카)

지난 3월 16일 예르만의 아시아 수출 이사인 귀도 바누치(Guido Vannuchi)가 방한하여 세미나와 와인 테이스팅을 진행하며 예르만 와인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들려주는 뜻깊은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예르만(Jermann) 와인 7종

왼쪽부터 예르만 피노그리지오, 샤르도네, 트라미너 아로마티코, 빈티지 튜니나, 더블유 드림스, 레드 엔젤, 론스블라우 (사진=에노테카)
왼쪽부터 예르만 피노그리지오, 샤르도네, 트라미너 아로마티코, 빈티지 튜니나, 더블유 드림스, 레드 엔젤, 론스블라우 (사진=에노테카)

예르만 피노 그리지오 19 (Jermann Pinot Grigio 19)
피노 그리지오 100%

프리울리의 가장 대표적인 화이트 포도 품종인 피노 그리지오로 만드는 예르만 와인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인기 와인이다. 복숭아, 살구 등 신선한 과일향이 강렬하고 바디감이 좋고 기분 좋은 산도가 주는 상큼함까지 더해져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예르만 샤르도네 21 (Jermann Chardonnay 21)
샤르도네 100%

처음에는 바나나, 망고 등의 열대 과일의 향이 강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과, 감귤류의 등의 산미가 느껴지는 과일향이 올라온다. 입안에서의 질감과 바디감이 좋고 은은하게 남는 긴 피니쉬를 산도가 잘 받쳐준다.

예르만 트라미너 아로마티코 20 (Jermann Traminer Aromatico 20)
트라미너 아로마티코 100%

이탈리아 토착 품종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아로마틱한 품종으로 향수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과실의 아로마가 특징이며, 산뜻하고 바디감이 좋고 후반에 느껴지는 미네랄리티의 쌉쌀한 미감이 훌륭한 발란스를 보여준다.

예르만 빈티지 투니나 20 (Jermann Vintage Tunina 20)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리볼라 지알라, 말바지아 블랜딩

예르만이 이탈리안 슈퍼 화이트의 효시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도록 만들어준 예르만의 대표 크뤼 화이트 와인이다. 투니나(Tunina)는 카사노바(Casanova)의 가련한 연인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감베로 로쏘 가이드(Gambero Rosso Guide)에 꾸준히 선정되고 있고 특히 1999년에는 ‘올해의 와인’에 선정되어, 실비오 예르만은 같은 해 태어난 딸 실비아(Sylvia)의 이름에 ‘투니나’도 넣어 기념했다. 풋풋한 과일향이 강하며 꿀, 야생 꽃등의 향이 복합적이며 우아하다. 풍부한 바디감과 긴 피니쉬 또한 매력적이다.

예르만 더블유 드림스 19 (Jermann W Dreams 19)
샤르도네 100%

1987년에 첫 출시되었으며 그해 발매된 미국 유명 그룹 U2의 앨범 수록곡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를 기리는 와인으로 와인명은 'Where the Dreams Have No Ends' 즉 ‘끝없는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실비오 예르만이 자신의 도전 정신과 철학을 반영시킨 예르만의 크뤼 화이트 와인이다. 망고, 파인애플 등 열대 과일향과 오크의 영향으로 바닐라, 버터, 구운 빵에서 나는 향이 복합적이고 매력적인 풀바디 와인이며 훌륭한 산미와 구조감으로 10년 정도의 숙성 잠재력이 있어 와인 수집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예르만 레드 엔젤 19 (Jemann Red Angel 19)
피노 네로 100%

피노 네로는 피노 누아의 이탈리안 이름이다. 자두, 블렉체리, 레드 커런트 등의 붉은 과일의 아로마가 강하고 피노 네로의 우아하고 신선한 풍미를 잘 느낄 수 있다. 적절한 산도, 깨끗한 미네랄, 부드러운 탄닌이 부르고뉴 레드 와인를 연상시키는 12개월 오크 숙성된 섬세하고 우아한 와인이다. ‘엔젤’이 뜻하는 ‘안젤로(Angelo)’가 이름인 실비오 예르만의 아버지와 첫째 아들에게 헌정되었다.

예르만 론스블라우 15 (Jermann Lonsblau 15)
피노 네로 100%

품질이 가장 좋은 피노 네로가 수확된 빈티지에만 출시되는 크뤼 레드 와인으로 2년 프렌치 오크 숙성을 거친다. 실비오 예르만의 자녀들이 론자노(Lonzano) 힐을 걷다가 세계 최고급 피노 누아의 산지 버건디에서만 자라는 꽃인 블라우 바이올렛(Blau Violets)를 찾았고 이에 실비오 예르만이 이곳에 피노 네로를 재배하기 시작하여 탄생한 와인이 론스블라우이다. ‘론스’는 빈야드 이름이며 ‘블라우’는 레이블에 그려진 블루색상의 바이올렛 꽃을 뜻하며 Blauburgunder 품종(독일어로 피노 누아)에서 유래되었다. 화려한 아로마를 느낄 수 있는 와인으로, 말린 딸기, 야생 베리류, 오렌지, 스파이시, 스모키한 뉘앙스가 느껴지고 감칠맛과 우아함 그리고 풍부한 과실미의 발란스가 훌륭하며 실키한 탄닌감과 함께 와인의 여운이 길게 이어진다.


세미나를 진행한 귀도 바누치는 "최근 이탈리아 최고의 와인 명가 중 하나인 '안티노리(Antinori)'가 예르만을 인수하고 본격적인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레드 와인 슈퍼 투스칸으로 유명한 '타냐넬로(Tinanello)'를 성공시킨 안티노리가 슈퍼 화이트 산지인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에 사업을 확장하고 그 파트너로 지목한 와인 명가가 바로 예르만이다. 이를 통해 실비오 예르만은 훌륭한 와인 생산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되었으니 앞으로의 예르만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예르만 와인에 대한 문의는 전국 10개의 에노테카의 직영샵을 통해 가능하다.

에노테카 코리아는 'For All Wine Lovers' 즉 '모든 와인 애호가를 위한 프리미엄 와인'이라는 슬로건으로, 철저한 와인 온도 관리 등 차별화되고 품격 있는 인테리어를 갖춘 공간에서 탁월한 와인 전문 지식과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 와인 어드바이저들의 진심 어린 응대로, 와인 쇼핑 경험을 진정한 데일리 럭셔리로 주도하며 브랜드 '에노테카'로 자리잡은 글로벌 와인 유통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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