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체 포장’은 환경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되는 가운데 와인 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대표적인 트렌드 중 하나이다. 종이부터 캔까지 다양한 포장재를 활용한 와인들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와인애호가들에게 있어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유리병’을 포기하기에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일부 와인 하우스와 관련 업체들은 유리병을 사용하는 대신 다양한 방법을 통해 탄소발자국 감소에 힘쓰고 있다.


유리병의 무게를 줄인 샴페인 하우스

샴페인 텔몽이 '세계 최경량 샴페인병'의 테스트를 완료하며 2026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Champagne Telmont)
샴페인 텔몽이 '세계 최경량 샴페인병'의 테스트를 완료하며 2026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Champagne Telmont)

샴페인 텔몽(Champagne Telmont)과 프랑스 유리제조업체 베랄리아(Verallia)가 오늘날 표준 스파클링 와인병보다 35g 더 가벼운 ‘최경량 샴페인병’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한 샴페인 하우스 텔몽이 선보인 최경량 샴페인병은 표준 스파클링 와인병보다 35g 더 가벼운 800g의 무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리의 가스 압력 내성을 유지한다.

텔몽은 지난 1년 동안 3,000병의 테스트 단계를 진행하였으며, 2026년, 3년간 숙성되는 유기농 인증 퀴베인 ‘Réserve de la Terre’를 800g 샴페인병에 병입하여 총 30,000병을 생산한 뒤 고객들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샴페인 텔몽에 따르면 샴페인 병에 사용되는 유리는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배출되는 총 CO2의 약 20%를 차지한다고 한다.


라벨 없는 와인을 출시한 호주 와인 업체

라벨이 없는 와인 '크라테(Crate)' (사진=Fourth Wave Wines & Denomination)
라벨이 없는 와인 '크라테(Crate)' (사진=Fourth Wave Wines & Denomination)

호주 와인 업체 ‘Fourth Wave Wines’가 지속가능한 음료 브랜딩 전문 업체 ‘Denomination’과 협력하여 라벨이 없는 와인을 출시했다.

Fourth Wave Wines의 지속 가능한 포장재를 갖춘 새로운 와인 ‘Crate’는 종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와인의 이름은 스크류캡 알루미늄 캡슐에만 표시되어 있다. 또한, 와인의 원산지, 포도 품종, 수확 연도 및 알코올 함량 등 같은 법적으로 요구되는 정보는 스크류캡과 운반용 박스의 QR코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와인병에 종이 라벨을 붙이기 위해서는 원유(crude oil)이 함유된 PET 라이너를 사용해야 하는데, Crate 와인은 라벨을 제거함으로써 제조 과정에서 에너지, 폐기물 및 나무를 절약했다. 그리고 유리병 역시 탄소발자국을 줄이고자 했는데, 각 병의 무게는 일반적인 와인병보다 가벼운 약 11.6온스에 불과하며, 병들은 초록빛 혹은 선명한 색이 필요 없는 ‘오프-컬러(off-color)’이기 때문에 가공 과정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와인병들은 미적으로 불완전하거나 규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기되지 않는다.


와인병의 플라스틱 및 포일 슬리브를 없앤 대형 식료품업체

영국 식료품업체 웨이트로즈가 와인병 목부분의 포장재를 제거한 와인을 시험 판매한다. (사진=Waitrose)
영국 식료품업체 웨이트로즈가 와인병 목부분의 포장재를 제거한 와인을 시험 판매한다. (사진=Waitrose)

영국의 대형 식료품업체 웨이트로즈(Waitrose)가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기 위한 실험을 위해 일부 판매되는 와인병의 플라스틱 및 포일 슬리브를 제거했다.

웨이트로즈는 현재 총 4개의 와인 ‘Zibibbo’, ‘Mascalese’, ‘Lacrima’, ‘Trincadeira’의 포일 포장을 제거한 뒤 시험 판매를 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자체 라벨 상품인 ‘Loved & Found’ 와인 10종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웨이트로즈는 이번 조치로 연간 0.5톤의 불필요한 포장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샴페인병을 감싸는 포일 대신 종이띠를 선택한 하우스

샴페인 드 슬로베르-피엔이 와인병의 포일 포장을 제거한 샴페인을 출시했다. (사진=Champagne De Sloovere-Pienne)
샴페인 드 슬로베르-피엔이 와인병의 포일 포장을 제거한 샴페인을 출시했다. (사진=Champagne De Sloovere-Pienne)

샴페인 드 슬로베르-피엔(Champagne De Sloovere-Pienne)이 샹파뉴 지역 최초로 샴페인 병에 포일 포장을 제거한 생산자가 되었다.

와인전문매체 디캔터지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샴페인 하우스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함이다.

샴페인 병은 전통적으로 코르크와 와이어 그리고 병에 윗부분을 감싸는 ‘쿠와프(coiffe)’로 포장되는데, 쿠와프는 일반적으로 알루미늄 포일로 만들어지며, 일부 샴페인 하우스는 은박지(tinfoil)을 사용하기도 한다.

샴페인 드 슬로베르-피엔의 와인메이커 에멜린 드 슬로베르(Emeline De Sloovere)는 쿠와프 대신 종이로 만든 띠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현재 포도원과 와이너리의 지속가능성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샴페인 포장에 확장하고자 했다고 밝혔는데, “우리는 포도 재배 및 와인 제조 과정에서 환경과 자연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말하며 “병을 가볍게 하고, 단순한 종이와 잉크를 사용하며, 쿠와프 대신 종이 띠를 선택하여 우리의 생태적 책임과 저탄소 접근 방식을 완벽하게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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