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훈의 와인 스토리텔링] 사랑의 마지막 같은 와인 아마로네(AMARONE) 그리고 고엽(枯葉)

승인2019.12.07 15:34:58

사랑의 서사敍事 는 언제나 상실로 귀결됩니다.

뜨겁고도 불안정한 과정을 거쳐, 이내 우리는 모두 한때 사랑했던 대상의 부재를 마주하게 되지요.

사랑의 마지막같은 와인이 있습니다.
태양의 열기로 한껏 달아오른 대지위에서 잉태되어 쓸쓸한 사랑의 종말처럼 말라비틀어진 열매에서 탄생되는 와인입니다.

사랑은 단맛이지만, 이별은 쓴맛입니다.

사랑의 쓴 맛같은 와인이 있습니다.
아 마 로 네 .
아마로네의 뜻은 '쓰다' 입니다.
사랑의 본질도 '쓰다' 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와인의 고향은 로미오와 쥴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의 무대 베로나 근처입니다.

아마로네는
북부 이탈리아 지방 베로나에 속한 발폴리첼라 지역이 고향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향인 아름다운 도시 베로나에서 북쪽으로 가면 그림같은 가루다호수가 나타납니다.

가루다호수의 동쪽에 위치한 곳이 바르돌리노이고 동쪽으로 더 들어가면 언덕배기에 발폴리첼라가 위치합니다.

와인을 수확해서 만드는 보통의 와인은 발폴리첼라,
수확한 와인을 서너달 건조시켜 완전발효시키면
아마로네가 만들어 집니다.

수확한 포도를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데
그냥 바닥에 놓지 않고 새끼줄 같은 데다 매달아 두거나 볏짚 위나 돗자리 같은 데다 널어서 건조시킵니다

이런 방식을 가리켜 ‘아파시멘토(appassimento)’ 기법이라고 하며 ‘말리는’ 혹은 ‘시든’ 이란 의미 입니다. 처음보다 포도는 50%가 줄어들며, 14%~16%정도의 진한풍미의 아마로네가 만들어 집니다.

발효를 중단시키면 Recioto 가 되지요.
중간에 발효를 중단했으니 단맛이 나게 되겠지요.
아마로네를 만들고 남은 포도로 만들면
Ripaso 라고 부르며, 재탕 와인이며 가난한 자 들의 아마로네라고 할 수있습니다.
오늘처럼 가슴이 싸해지는 깊숙한 가을날,
아마로네 같은 음악이 있지요.

Autumn Leaves.

프랑스의 시인 쟈끄 프레베르가 썼고, 조제프 코스마가 1945년에 초연된 롤랑 프티의 발레 작품 "Le Rendez-Vous"를 위해 작곡한 곡입니다.

1946년 이브 몽탕이 영화 "밤의 문 (Les portes de la nuit)"에서 불러 인기를 끌었고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우리나라에선 1955년 10월 발매된 Roger Williams의 피아노연주곡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브 몽탕의 연인이였던 에디트삐아프의 노래도 좋습니다.

고엽 - 자크 프레베르

오, 기억해주오
우리가 연인이었던 그 행복했던 날들을

그 시절 삶은 아름다웠고
태양은 오늘 보다 뜨겁게 타올랐다네
죽은 잎들은 하염없이 쌓이고
추억도 회한도 그렇게 쌓여만 가네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그 모든 것을 싣고 가느니
망각의 춥고 추운 밤의 저편으로
너도 알리라, 내가 잊지 못하는 걸
그 노래, 네가 내게 불러주던 그 노래를
그 노래는 우리를 닮은 노래였네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지
우리 둘은 언제나 함께인 둘로 살았었다.
나를 사랑했던 너, 너를 사랑했던 나
하지만 인생은 사랑했던 두 사람을 갈라놓는 법
너무나 부드럽게, 아무 소리조차 내지 않고서
그리고 바다는 모래 위를 지우지
하나였던 연인들의 발자국들을....
 

권기훈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의대를 다녔고, 와인의 매력에 빠져 오스트리아 국가공인 Dip.Sommelier자격을 취득하였다. 이후 영국 WSET, 프랑스 보르도 CAFA등 에서 공부하고 귀국. 마산대학교 교수, 국가인재원객원교수, 국제음료학회이사를 지냈으며, 청와대, 국립외교원, 기업, 방송 등에서 와인강좌를 진행하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권기훈 a90049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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